'겜잘알' 아이와 '겜알못' 부모,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이동건 게임연구소 이동건 소장, '2020 보호자 게임 이해 교육 – 다 함께 게임문화 TALK' 강연 진행

등록일 2020년09월07일 11시29분 트위터로 보내기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은 '게임'이다. 어떻게든 게임을 더 하고싶은 자녀 세대와 게임을 조금이라도 덜 하게 만들고 싶은 부모 세대의 근본적인 갈등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재단이 9월 4일 온라인을 통해 '2020 보호자 게임 이해 교육 – 다 함께 게임문화 TALK'을 진행한 가운데, 이동건 게임연구소의 이동건 소장이 '보호자와 청소년의 게임 인식'을 주제로 게임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동건 소장은 청소년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게임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및 이용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게임문화재단이 주최한 '2019 보호자 게임리터러시'에 참여한 인원 총 29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올바른 게임 이용 방식을 지도하기 위해 이동건 소장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버릴 것', '게임 및 게임 문화에 대해 이해할 것', '게임을 주제로 아이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것', '게임에 대해 일관적인 태도를 보일 것' 등 총 네 가지 조언을 전했다. 부모 스스로 게임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이유로 아이와 게임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이동건 소장의 설명이다.

 

게임 잘 아는 젊은 남성 보호자, 게임에 대해 방어적인 40대 학부모

 

자료 제공 - 이동건 게임연구소
 

이동건 소장은 이번 조사 대상 중에서 40대 학부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을 놀이문화로 인식하는지, 게임의 대중성 및 순기능과 효과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긍정적인 대답을 제공했으며 그 중에서도 연령대가 낮을수록 게임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게임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하는 기준점은 바로 40대로, “게임은 유익하고 즐거운 놀이문화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40대 응답자 중 40%가 '중립'이라고 답했다. 특히 “게임의 기능과 효과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40대 응답자가 가장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특히 '매우 긍정' 답변 중에서는 각 연령대 중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동건 소장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게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40대 학부모 층에서 게임에 대해 좀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동건 소장은 “사람은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는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갖는다”라며 “특히 자녀가 학교를 다닐 경우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학업 성취도와 연결된다”라고 말했다.

 

자료 제공 - 이동건 게임연구소

 

게임에 대한 태도는 곧 자녀의 게임 이용에 대한 태도로도 이어진다. “아이의 게임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아는 것이 필요한가”나 “게임이용 관련 자기조절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한가” 등 자녀의 게임 이용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는 20대 남성 보호자들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40대를 비롯해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보호자일수록 자녀의 게임 이용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자기조절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동건 소장은 “40대 보호자의 경우 자녀와 게임과 관련된 갈등을 많이 겪고 있다는 점을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며 “특히 이들 보호자 대부분이 아이의 게임 이용을 외부적인 통제로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임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자녀가 왜 게임을 하는지는 안다는 40대

 


 

이처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아이의 게임 이용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40대 보호자들이지만, 정작 아이의 효율적인 게임 이용 지도에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효과적으로 게임 이용 지도를 할 수 있다”라는 질문에 대해 40%가 넘는 40대 응답자가 '중립' 입장을 밝힌 것. 긍정적인 답변은 28.5%로 부모가 게임 이용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는 40대 보호자들의 주된 의견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어 “아이가 왜 게임을 하는지 이해한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40대 보호자 중 약 72.1%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게임의 순기능 및 효과나 게임에 대한 인식에 대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더 많은 수치다. 실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자녀가 게임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다'와 '게임 이외에는 다른 여가 수단이 없어서', 그리고 '중독 등 부정적인 이유로 인해'라는 세 가지 유형의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동건 소장은 보호자의 입장에서 지레짐작으로 게임을 하는 이유를 넘겨짚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독 등의 부정적인 이유로 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해 아이들과 대화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소통이 단절될 수 있다는 것. 특히 '게임'이라는 대분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나 '브롤스타즈'처럼 특정한 게임만을 선호하는 아이들의 게임 이용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하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료 제공 - 이동건 게임연구소

 

이동건 소장은 “게임의 순기능과 긍정적인 영향을 알고 있다는 답변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자녀가 왜 게임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대답은 70%가 넘어간다는 점이 아이와 게임을 대하는 부모의 잘못된 태도를 나타내는 증거다”라며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그 이유는 아이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게임을 아는 것처럼 접근하면 자칫 '알못(알지도 못한다)'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진솔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게임을 즐기는 이유를 알아가야한다는 것이 이동건 소장의 설명이다.

 

'게임' 몰라도 게임 즐길 수 있어, 일관적인 태도 유지하고 이해하려 노력해라

 

자료 제공 - 이동건 게임연구소

 

결국 부모와 아이가 게임을 주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부정적인 인식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동건 소장의 생각이다. 특히 이동건 소장은 이 과정에서 부모가 게임에 대해 일관성 있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건 소장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학업 성적에 따라 게임에 대한 평가가 흔들린다”라며 “성적이 좋을 때는 뛰어난 문화 콘텐츠, 우수한 산업이었다가 아이의 성적이 나빠지면 갑자기 중독 물질로 취급하는 방식으로는 아이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40대 보호자 대부분이 게임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해 막연한 거부감과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게임은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라는 질문에 대해 40대 보호자 중 단 14%만이 '매우 그렇다'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사실상 게임이 아이들의 전유물이고 게임을 통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동건 소장은 “월드컵 때 전국민이 축구를 잘 알아서 열광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꼭 게임을 몰라도 게임으로 함께 소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배경지식이 아니라 공감하는 마음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모가 아이가 즐기는 게임의 이름을 물어보고 직접 정보를 찾아볼 것을 부탁했다. 이동건 소장은 “우선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먼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의 이름을 묻고 게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자”라며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자녀와 게임을 함께 하려고 하면 아이가 싫어할 수도 있다. 혼자라도 좋으니 게임을 즐기고 부정적인 편견을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