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넷마블이 지난 10일 출시한 모바일게임 신작 ‘제2의 나라: Cross Worlds(제2의 나라)’는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합작한 판타지 RPG '니노쿠니' 시리즈를 재해석한 모바일 RPG로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스토리, 언리얼 엔진4 기반의 카툰렌더링 그래픽, 감성적인 시나리오 컷신 등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플레이가 특징인 작품이다.
출시 전부터 지브리 감성을 자랑해 어린이들은 물론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여러 추억을 가진 부모님 세대까지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고, 출시 후 빠르게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감성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제2의 나라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즐겨보았다.
백인석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올 한해 과제는 "모바일 MMORPG의 저변 확대"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바일 게임 이용률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기존에 모바일 MMORPG와 친하지 않았던 게이머들을 자사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것. 국내 모바일 MMORPG 특유의 성장 구조, 그리고 24시간 자동 사냥을 반 강제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가 중요하겠다.
넷마블이 선보인 신작 모바일 MMORPG '제2의 나라'는 매력적인 비주얼을 기반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니노쿠니'라는 IP에서 지브리 스튜디오의 역할은 아주 일부에 국한되어 있지만 부단한 마케팅으로 '지브리풍 게임'이라는 타이틀도 가져갔으니, 마케팅과 홍보의 관점에서는 아주 영리한 판단이라고 느껴진다. 실제로 비주얼은 기존의 어떤 모바일 MMORPG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이정도면 정말로 MMORPG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느낌이다.
매력적인 비주얼에 이끌려 게임의 내실을 들여다 보니 넷마블이 그간 쌓아온 MMORPG에 대한 노하우를 충실히 녹여냈다. 3종의 장비와 여러 방어구, 펫 개념의 '이마젠'과 여러 수집 요소를 통해 전투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을 군데군데에 배치했다. 덕분에 "전투력을 올린다"라는 MMORPG 장르의 가장 핵심적인 재미 요소를 자주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제2의 나라'의 승부수. MMORPG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야금야금 전투력이 높아지는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넷마블이 말한 "MMORPG의 대중화"가 아닐까 싶다.
수익 모델은 경험치 획득량 상승 등의 필수 요소를 담은 정액제 형 상품, 그리고 그 위에 빠른 성장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추가 상품을 담은 형태이다. 게임을 즐기고 있다면 우선 '디폴트'로 정액 상품을 깔고, 그 위에서 추가 과금을 하도록 유도하는 셈. 장비 시스템, 펫 육성 시스템 등은 앞서 넷마블표 모바일 게임에서 익히 보아왔던 그것이며,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닌 이상에는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논란이 되었던 자동 PK도 사실상 구역이 정해져 있기에 라이트 게이머가 객사하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겠다.
매력적인 비주얼 안에 넷마블의 MMORPG 공식을 담아낸 것이 '제2의 나라'인데,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제2의 나라'가 정말 넷마블이 원하는 "MMORPG의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다. 모바일 MMORPG의 흐름에 익숙한 기존 고객 층은 장기간 방치하는 플레이 방식, 퀘스트 수주와 수행의 반복 구조, 다소 빈약한 스토리라인 등을 무리 없이 받아들이겠지만 넷마블의 포섭하고자 하는 대중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매력적인 비주얼에 이끌려 손님을 모으는 데에는 성공했으니, 넷마블 만의 독특한 맛을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한줄평: '제2의 나라'행 티켓, 그것은 왕복인가 편도인가
신은서 기자
오래전부터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남녀노소가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의 개발 소식이 들여왔을때 넷마블의 개발력과 지브리의 감성이 더해진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했고 그 결과물도 기대만큼 제법 잘 나왔다는 느낌이다.
넷마블의 뛰어난 카툰렌더링 실력은 이미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등으로 입증했는데 이번에도 그 장점을 100% 발휘했다. 캐릭터는 물론 배경적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외향적인 모습은 갖추었다.
넷마블을 그리고 이 정감가는 애니매이션을 게임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루할 수도 있는 튜토리얼 구간에 스토리와 접목시킨 애니메이션은 보는 재미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 처음 게임이 공개되었을 때는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와 마찬가지로 이마젠 등을 테이밍하는 수집형 RPG이고 ‘마비노기’처럼 생활형 콘텐츠를 다수 보유한 게임일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지브리의 힐링형 감성은 그런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다른 모바일 MMORPG보다는 스토리 성이 강하긴 하지만 결국은 무한 사냥으로 무한 성장을 해야 하는 RPG 중에서도 제일 하드코어한 MMORPG로 탄생했다.
이 게임에서 강해지려면 레벨, 장비, 이마진 및 탈 것 성장, 모험 기록 등록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야 하고 이 모든 조건을 맞추려면 다른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꾸준한 퀘스트와 함께 던전 자동 사냥 등은 필수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결국은 일반 MMORPG처럼 레벨 대에 맞는 사냥터에서 사냥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 물을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이 여기서 차별화를 띄운 것이 바로 명성 시스템이다.
이 명성 시스템은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를 해 본 사람이라면 매우 익숙한 시스템으로, 마을 NPC가 요구하는 퀘스트를 깨서 신뢰도를 높이는 시스템으로 이에 따라 내가 갈 수 있는 지역이나 행동이 늘어난다.
그리고 제2의 나라도 명성 퀘스트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주요 기능도 많고 상위 지역을 가기 위한 퀘스트를 깰 수 있어 이 명성 퀘스트의 중요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게임에 적응하고 몰입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성장 속도를 늦춘다는 단점도 있는데 이것이 자동 사냥으로 강해지는 것에 익숙한 한국식 MMORPG 정서와는 다소 괴리감은 있을 듯하다.
그리고 성장의 또 다른 큰 축인 이마젠의 성장은 이마젠의 레벨을 올리고 재료를 모아 등급을 올리는 방법, 같은 이마젠을 이용해 강화 수치는 올리는 방법 등 성장 방식은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나이츠 크로니클’ 등 전형적인 넷마블 식 성장 시스템과 아주 닮았다.
한줄평: 제2의 나라의 정체는 넷마블 어셈블이었을지도…
이혁진 기자
오랫동안 가장 기대해 온 모바일게임, 제2의 나라가 출시되어 플레이해 봤다.
일단 시작부터 굉장히 매력적인 그래픽과 전체적 완성도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근래 비교할 만한 게임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
하지만 콘텐츠 구성, 과금모델 등에서는 개발팀의 전작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 크게 달라진 느낌을 받지 못했다.
넥슨이 '서든어택2'를 '서든어택'처럼 만들자고 결정할 당시에는 전작 유저들을 그래픽이 개선된 속편으로 이어가면서 그래픽 후킹력으로 신규유저도 잡자는 생각으로 합리성은 있었다 보는데, 근래 나온 대형 MMORPG들을 보면 그저 답을 찾지 못해 성공한 전작을 해답으로 정해놓고 답습하는 느낌이라 안타깝다.
기존에 성공한 게임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그래픽 느낌만 다르면 이런 그래픽 풍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고 돈도 쓸 것이라는 판단인데...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크다 보지만 장기적으로 끌고가려면 그래픽에 이끌린 사람들을 잡아둘 수 있는 변화와 업데이트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제2의 나라는 지브리풍 색감과 캐릭터 등으로 기존 한국형 MMORPG를 즐기지 않던 유저들은 물론 해외 유저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으로, 넷마블의 게임성에 대한 인식 재고가 가능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큰 기대를 걸었는데, 넷마블표 MMORPG의 모습 그대로라 아쉬움이 남는다. 변화를 너무 기대해서 아쉬운 것이라 개발진 입장에선 조금 억울할 수도 있겠다.
최근 개발자들과 두개의 나라에 대한 감상을 교환해보니 공통된 의견이 '재미는 모르겠고, 제2의 나라 쪽이 비슷한 시기 경쟁작들에 비해 공들여 만든(돈 들인) 티가 더 많이 나고 뽀대가 나는 게임이라 상업적으론 가장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더라. 기자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초기 느낌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성공할 것 같다'인데, 게임의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겠다.
한줄평: 지브리 게임(??)이라 아이에게 시켜도 될 것 같다던 부모님들은 시키기 전에 과금이 어디어디 붙어있나를 잘 살펴야할 것...
김성렬 기자
우선 그래픽이나 컷씬에서의 연출, OST 등 비주얼과 감성 측면에서는 호평을 내릴 수 있겠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평화롭고 따스한 '지브리' 감성은 게임 내에 잘 녹아 들어있고 음악들도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나 그동안 주류였던 흔한 판타지 스타일의 비주얼이 아니기 때문에 보는 맛이 꽤 있는 편이다.
현재까지 출시됐던 MMORPG들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집약해 둔 느낌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고, 또 일정 수준까지는 이들을 소화하며 무난하게 플레이 가능하다.
하지만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재미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이제는 식상해진 모바일게임에서의 '자동' 논쟁은 둘째 치더라도, 게임성과 플레이 구조가 상당히 아쉽게 다가온다. 유저가 직접 개입하는 부분은 극히 적고, RPG가 아닌 일종의 매니지먼트 게임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바일 MMORPG가 대부분 그렇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제2의 나라'는 다소 그 임계점이 빠르게 느껴지는 편이다. 흥미를 유발하거나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미 다른 게임들에서 접했던, 흔하고 식상한 게임성이라는 것이다.
특히나 앞서 준비되어 있는 콘텐츠가 많다고 적었지만 이는 어느 순간 피곤함으로 다가온다. 차례로 오픈 되는 콘텐츠들을 따라가며 캐릭터의 레벨과 전투력을 올리기는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게임의 재미'로 의미 있게 다가오지는 못한다. 비주얼과 감성은 '지브리'의 것이지만, 게임을 들여다 보면 흔히 보아왔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흔히 마케팅에서 활용되는 '무과금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무과금'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 게임사 입장에서 무과금 유저와 과금 유저의 격차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도 있을뿐더러, 게임의 서비스가 장기화 되면 필연적으로 아이템의 인플레이션과 새로운 BM, 콘텐츠가 추가되는데 이들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부분의 모바일게임들이 그러했듯 이후 '제2의 나라'의 유저 수와 매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서비스가 장기화 되었을 때에도 넷마블이 현재와 같은 구조와 밸런스를 유지해 나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한줄평: 표리일체냐 표리부동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박종민 기자
타사의 IP를 가지고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원작이 게임이 아니라면 더 그렇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도 또 원작팬들에게도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등장한 ‘제2의 나라’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섰던 게임이다. 이미 ‘일곱 개의 대죄’를 통해 국내는 물론, 일본 유슈의 개발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넷마블이 야심차게 개발한 신작이기 때문인데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지브리 화풍을 게임에 담아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게임을 즐겨보면 이 게임이 보여주고자 하는 시각적인 포인트에서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디테일을 더욱 끌어올린 PC버전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충분히 부족함이 없는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성장과 사냥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2’에서 보여준 넷마블식 방정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이 때문에 장점도, 단점도 동일한데 직업의 구성 때문에라도 무과금이나 소과금 유저들은 로그나 위치를, 중과금 정도는 엔지니어 계열을 하는 것이 좋아보였다.
게임의 전체적인 느낌은 넷마블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기존 게임들과 뭐가 다르지?”라는 느낌이 강하고 그렇지 않은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할 만한 게임”으로 평가가 크게 갈리는 점은 이 게임의 호불호 포인트. 다만 다른 게임들처럼 유저들이 느끼는 유리천장 구간이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거나 게임 초반부터 느껴지지 않기에 게임의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40레벨까지, 또 적절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60레벨 전까지는 무, 소과금 유저들도 충분히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다.
다만 게임과 현실을 오고가는 원작의 설정을 알고 있는 기자에게 처음부터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으로 게임의 콘텐츠를 대다수를 소모하게 만드는 것은 아쉽다. 숨겨진 요소를 플레이하게끔 유도한다거나 유저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초반부터 꾸준히 선보이는 형태의 다채로운 플레이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스토리에 관심이 없는 유저들에게 제2의나라가 보여주는 느낌은 ‘그래픽이 다른 해봤던 게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보여주고자 하는 제2의 나라는 굉장히 하드코어한 시스템으로만 중무장했던 최근 모바일게임보다는 캐주얼한 게임, 한동안 게임계를 들썩이게 햇던 미드코어 게임의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정형적인 중세 판타지 게임에서 벗어나고싶은 유저들이 있다면 제2의 나라는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되어 줄 것이다. 한자기 조언하건데 자동사냥 보다는 꼭 수동으로 맵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길 바란다.
한줄평 : 잘 만들었는데 '자동'으로 지나가만 하니 안타깝다. 본격 '수동' 권장 게임 제2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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