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과 2019년, 기자는 일본의 세계적 애니메이션 거장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과 두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TV시리즈 작업을 함께하기도 한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은 그 후 성장과 일상을 다룬 '마녀배달부 키키' 제작에 참여해 감독직을 수행하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복귀하며 감독보를 맡았다. 마녀배달부 키키에서 기존의 지브리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면 카타부치 감독의 영향일 것이다.
카타부치 감독은 '블랙 라군' 등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을 독특한 감각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아리테 히메', '마이마이 신코 이야기' 등 메시지성이 강하면서도 디테일에 집중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다수 선보여 왔다. 최근에는 '마이마이 신코 이야기'에 이어 '이 세상의 한구석에'에서 '리얼해 보이는' 게 아닌 진짜 리얼한 생활상, 실제 삶의 모습을 그려내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에이스컴뱃7 플레이 감상을 나누자는 약속
사실 카타부치 감독은 게이머들과도 연이 깊은 크리에이터이다. '포포로크로이스 이야기'의 애니메이션 파트를 맡았고 '에이스컴뱃4'의 인 게임 애니메이션에 이어 '에이스컴뱃5'에서는 각본을 담당한 바 있다.
카타부치 감독은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에서 '에이스컴뱃' 시리즈를 책임진 코노 카즈토키씨의 부탁을 받고 최신작인 '에이스컴뱃7'의 각본도 맡아 좋은 이야기를 보여줬는데, 에이스컴뱃7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4, 5편 개발 당시 개발팀의 핵심 멤버였던 코노 카즈토키씨가 '다시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해서 하게 됐다"며 "전에 그려냈던 게임 속 세계가 그 뒤 어떻게 되었는가를 같이 그려내자고 해서 흥미가 생겨 참여했다"고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에이스컴뱃7' 출시 후 만난 2019년 11월, 애니메이션 제작 스케쥴을 맞추느라 시간이 없어 아직 에이스컴뱃7을 플레이하지 못하고 있던 카타부치 감독은 다음 인터뷰까지 꼭 게임을 플레이하고 감상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당시 아직 에이스컴뱃7을 플레이중이던 기자는 카타부치 감독과 게임을 마무리하고 감상을 교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 사태로 2020년에는 내한이 불발된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의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21년 행사 방문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부치 감독과의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뤄둔 '에이스컴뱃7' 마무리에 나섰다. 그리고 마무리했다.
출시 후 시간이 지나다시 플레이하니 코노 프로듀서가 이끄는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에이스컴뱃' 개발진이 게임을 참 잘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숙련자를 위한 조작과 초심자를 위한 간편한 조작을 모두 지원하는데, 둘 다 잘만들었다. 기자와 같이 손도 눈도 잘 안따라주는 게이머라도 초심자용 조작을 적용하면 에이스 난이도 클리어도 꿈이 아니다.
여기에 현실 전투기가 등장하지만 가상의 전투기와 미래병기가 등장하는 시리즈답게(어썰트 호라이즌은 잠시 잊자) DLC로 구입한 전투기로 빔병기를 사용하니 난이도가 확 내려간다. 난이도를 올리면 빔병기와 최강기체로도 어렵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난이도를 낮추고 최강 기체로 현실 기체들을 농락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었다.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 쉽지 않았어
멀티플레이에는 유저가 적어 친구들을 소집해 잠시 즐겨봤는데, 멀티플레이도 꽤 재미있다. '얼굴을 모르는 상대방과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는 유저 수가 줄어든 지금 시점에서 즐기기 힘들지만 소집할 친구 풀이 충분하다면 친구들과 즐겨도 충분히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다.
엔딩을 보고 메달도 충분히 따고나서 보니 세계구 트로피 헌터의 피가 끓는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해서 카타부치 감독이나 코노 프로듀서에게 자랑을 해야하지 않겠나 싶고...
결국 플래티넘 트로피에 도전해 긴 시간을 투자해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다. DLC 미션도 구입해 플레이했는데, DLC 미션에는 트로피가 붙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스토리가 재미있고 본편 미션에 비해 보상이 좋으니 아직 DLC 미션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다시 한 번 에이스컴뱃7을 깔아 플레이해 보시기 바란다.
에이스컴뱃7 트로피의 다른 조건들은 게임을 깊이 즐기고 재미있게 열심히 하면 획득할 수 있어 납득이 되는 내용이었다. 두 난관 중 하나인 모든 기체 업그레이드를 마무리하는 내용도 이것이 최종 조건이었다면 납득할 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76500KM를 비행하라는 'Frequent Flyer' 트로피만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모든 조건을 만족해도 3~4만KM 정도면 충분한데 그 배를 비행하라는 조건이라니...
결국 적이 등장하지 않는 프리 플라이트 모드에서 듀얼쇼크에 고무줄을 걸고 수십시간 방치해서 이 트로피를 획득해야 했다.
에이스컴뱃7의 마지막 트로피 작업이 고통스럽긴 했지만 트로피를 신경쓰지 않는다면, 혹은 100%를 노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이었다. 아직 에이스컴뱃7을 플레이하지 않은 게이머가 있다면 꼭 한번 플레이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
듀얼쇼크 하나의 생명(쏠림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과 긴긴 시간을 들여야 했지만 결국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으니 당당히 카타부치 감독을 만나 자랑을 하고 그의 소감도 들어봐야겠다. 추진중인 11월 부천 방문이 꼭 성사되길 바란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