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우주 전쟁을 소재로 한 미디어 콘텐츠 속 우주선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 담긴 소재 중 하나다.
우주선을 조종하면서 상상 속 우주 괴물들을 무찌르는 장면을 우주 전쟁 영화의 백미로 손꼽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은 여러 장르로 출시돼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온리 바이 미드나이트가 개발하고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국내 유통한 '커브드 스페이스'도 나만의 우주선에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고 우주 괴물과 전투한다는 점에서 이런 게임들과 비슷하다. 특히 리얼함보다는 스피디한 게임성을 강조했고 전투 공간이 기존 우주 전쟁 게임과는 다소 차별화된 모양새이지만 우주 전쟁 특유의 화려함과 치열한 전쟁의 묘미만큼은 잘 살린 게임이다.
이는 전통적인 우주 전쟁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마이너스 요소일지는 모르겠지만 슈팅 장르에 익숙치 않은 초보도 가끔은 우주 전쟁, 비행 슈팅 게임을 즐기고 싶은 날이 있지 않은가? 그런 초보들에게 딱 어울릴만한 게임이 등장한 것.
날지 못하는 우주선으로 치루는 화려한 우주 전쟁
커브드 스페이스는 다양한 우주 정거장에서 이를 침공하는 외계 거미들을 처치하는 슈팅 게임이다.
적이 거미라고 언급하는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커브드 스페이스의 적은 날아다니는 외계 생명체가 아니라 지상에서 움직이는 생명체이다. 이 때문에 탄환은 허공에서 날아오는 투사체의 느낌이 아니라 지면에 낮게 깔린 채로 날아온다.
공중에 뜨지 못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기체도 마찬가지이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우주선은 x축과 z축으로는 빠르게 이동하지만 점프 기능 하나 없기 때문에 y축으로는 미동도 없었다. 우리가 기대했던 화려한 공중 비행 액션은 이 게임에서는 없다.
공중 비행 액션은 없지만 그래도 이 게임의 우주 전투는 화려한 맛이 확실히 존재한다.
커브드 스페이스에는 샷건, 저격 총, 레이저, 화염방사기 등이 등장하는데 플레이어는 사방에서 등장하는 거미를 사냥하면 랜덤으로 드랍되는 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 이 무기는 기본 형태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지만 일부는 버튼을 꾹 눌러 한방 차징 공격으로 상대에게 묵직하게 공격하는 방법도 있고 바닥에 모인 에너지를 모아 오버 드라이브 형태로 변화해 무기를 강화할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웠던 점은 특수 스킬 '올가미'였다. 올가미는 플레이어 우주선에서 적을 직접 옭아맬 수도 있고 기둥 등에 엮어 적의 발을 묶을 수도 있다. 이 때 올가미에 걸린 적에게는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더 크게 들어가기 때문에 까다로운 보스전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게임 흐름이 매우 빠른 편이었는데 이런 분위기를 잘 살린 것이 바로 게임의 BGM이었다. 이 게임의 BGM은 개발사가 픽스트 네온 레이블과 협력하여 유명 아티스트가 피처링한 신스웨이브 음악이 주를 이루었는데 네온 원색의 화려한 비주얼과 탄환 이펙트, 속도가 빠른 우주선의 이동은 이 BGM과 무척이나 잘 어울려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주었다.
드넓은 행성 싸움 대신 독특한 구조의 우주정거장 싸움
커브드 스페이스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요소는 바로 맵의 구조다. 이 게임의 비주얼은 3D이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 방식은 2D 아케이드 슈팅 게임에 가까운 편이다.
플레이어는 앞뒤, 양옆으로 움직이며 일반 거미, 지네 형태의 거미, 쥐며느리 거미 그리고 징그러운 보스 거미 등 다양한 형태의 거미들을 사냥해야 한다.
이 때 아무런 장애물도 없고 변화도 없는 맵이라면 플레이를 하다 금방 이런 패턴에 질리겠지만 커브드 스페이스는 맵에 변형을 줘 게임의 매너리즘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커브드 스페이스는 맵 곳곳에 플레이어에게 올가미 스킬 사용 시 도움이 되면서도 회피 등 이동에는 방해가 될 수 밖에 없는 기둥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맵에 고저차를 주어 적 조준에 방해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플레이어가 맵의 상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커브드 스페이스는 맵을 도넛 형태로 만들거나 뫼비우스의 띠 등 매우 복잡한 형태로 제작되어 있어 플레이어가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지면과 그 지면의 아래쪽 공간까지 달리고 적을 사냥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게임을 안해 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설명을 해도 대체 맵의 상하를 쓴다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 '아 이래서 맵의 상하를 사용한다고 했구나'라고 금방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이 때문에 플레이어는 전투를 하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아래쪽 맵으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아래쪽에서 원래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등 맵 곳곳에 위치한 장치를 이용해 양쪽 맵을 오가며 숨가쁘게 전투를 치룰 수 있다.
물론 이 때의 공간 이동이 맵 전환 때문에 다소 뚝뚝 끊기는 느낌이었다면 동시에 흐름도 뚝뚝 끊겨 매우 불만족스러웠겠지만 맵 전환이 매우 자연스럽게 됐기 때문에 흐름의 끊김도 없이 이 게임의 액션을 100% 즐길 수 있었다.
커브드 스페이스는 개인적으로 잘 즐기는 장르도 아니고 신체적 한계로 인해 평소라면 굳이 찾아 즐길 게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한번 게임을 알고 나서 직접 즐기면 한번에 오래 즐기기 힘들 뿐이지 실제로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아케이드 게임성을 가진 템포가 빠른 비행 슈팅 게임이었기 때문에 몰입도 비교적 빨리 되었고 적을 사냥하면 HP 회복 아이템도 드랍이 자주 되어 초보도 금방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다.
빠른 템포의 슈팅 게임을 가볍게 즐기고 싶다거나 초보도 화려한 비행 슈팅 액션을 즐기고 싶다면 커브드 스페이스를 플레이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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