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14일부터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사전 체험은 18일 오전 2시까지로, 타이틀을 예약 구매한 유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1일부터 24일까지는 게임에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누구나 게임을 즐겨볼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팔라딘'과 '드루이드'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추가되었고, 싱글 플레이만 가능했던 것과 달리 8인 동시 멀티플레이도 지원해 함께 퀘스트를 깨며 아이템을 파밍하고 PVP 또한 즐겨볼 수 있었다.
저번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 당시 체험기를 통해서는 추억을 상기시키는 게임성과 격변한 그래픽, 그리고 몇 가지 개선점들과 편의성에 대해 호평한 바 있다.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반가웠고, 말 그대로 첫인상은 합격점이었다. 물론 게임 내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타이틀인 만큼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겠다 밝히기도 했다.
*관련 기사: [체험기]'디아 2: 레저렉션', 게임성과 추억은 그대로… 그래픽과 편의성은 '업그레이드'
멀티플레이가 포함된 이번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로 '디아블로 2' 특유의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현 세대에 걸맞게 높아진 그래픽 및 각종 편의 개선은 그대로이면서도, 8인 멀티플레이에서 우르르 몰려 다니며 악마들을 도륙내는 특유의 '떼싸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
다만 아이템의 드롭 방식이 그때 그 시절과 동일한 방식이어서, '참'이나 '레어' 아이템들을 경쟁하며 먹는 스트레스도 그대로였다는 점은 아쉽다. 시스템 상 개별 드롭을 적용하기에 어려웠던 것일까.
패드 플레이 지원은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되어있다. 본래 원작이 PC 게임인 만큼 인터페이스나 조작 방식이 키보드 및 마우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키보드와 마우스로 플레이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패드 특유의 '편하면서도 불편한(?)' 느낌은 잘 구현되어 있는 편이다. 이동과 전투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진동 효과도 만족스러웠지만, 역시 인벤토리 관리가 역시 문제였다고 한 줄 요약 할 수 있겠다.
이번 테스트는 지난 알파 테스트와 동일하게 2막까지 플레이가 가능했다. 멀티플레이가 아무래도 중점이 되는 듯 한데, 이보다는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추가 요소는 역시 로컬라이징이 아닐까 싶다.
우선 '디아블로 2 레저렉션'에는 별도로 제작된 한국어 폰트가 게임 내 전반에 적용되었다. 알파 테스트 당시에는 영어 버전으로 플레이 해야 했는데, 한국어를 보니 일단 반가운 마음부터 들었다. 폰트의 디자인은 게임의 분위기과 잘 어우러지지만 정작 가독성은 그럭저럭인 편이다. 읽는데 크게 불편하지도, 또 매우 좋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다.
시네마틱이 완전히 새로이 제작됐고 더빙도 이루어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호평할 수 있겠다. 또한 인게임 내 NPC들의 대사 또한 모두 더빙이 적용되었고, 캐릭터들의 몇 없는 각종 대사들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나오는 새로운 시네마틱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릴 때 내용도 잘 모르고 봤던 영상을 이제는 새로워진 그래픽과 풀 더빙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구나' 하며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절부터 유명했듯이 블리자드의 로컬라이징 정책이 대부분 완역을 따르고 있고 이번 '디아블로 2 레저렉션'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테스트에서 즐겨볼 수 있었던 '팔라딘'은 '성기사'로, '소서리스'의 대표 스킬인 '프로즌 오브'는 '얼음 보주'로 바뀌는 식이다.
이렇게 완역으로 바뀌면서 신선함과 불편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일단 가장 크게 체감됐던 것은 '룬'과 '룬워드'들의 이름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저 레벨 '맨땅 헤딩'을 돕는 최고의 '룬워드' 아이템 중 하나인 '스텔스'는 '잠행'으로 바뀌었고, '스틸'은 '강철'로 변경됐다. 이정도면 그래도 금방 적응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노멀 '카운테스'에게서 얻을 수 있는 '아이드' 룬은 '이스'로, '에드' 룬은 '에스'로 번역됐다. 처음에는 '룬'을 아이템에 잘못 박은 줄 알았다.
이 외에도 일부 고유명사와 지역명도 다소 부자연스럽게 바뀌는 등 로컬라이징이 다소 과하고 낯설게 느껴질 여지가 있다. 직접 체험해보니 불만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졌다. 뇌리에 깊게 남은 아이템들의 이름, 지역명, 몬스터 이름 등이 완역으로 번역되어 어색하게 느껴지고, 심지어 일부 완역들은 한 눈에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커뮤니티 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샛별 곤봉'과 '모닝스타'의 사례가 있다.
물론 로컬라이징이라는 것이 게임과 해당 국가의 문화 및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어려운 작업임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나 약 20년 동안 이어져 온 고유명사와 표현들을 거부감 없이 완역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싶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같이 완역과 음역을 동시에 제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화를 위해 적을 무찔러라(Slain Monsters Rest in Peace)' 등 대표적이고 치명적인 게임 내 오역들은 수정하되, 기존 원작을 즐기던 유저들을 위해 옵션으로 함께 추가하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발매가 약 한 달 가량 남은 시점이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원하고 있는 로컬라이징의 개선과 '참' 인벤토리 및 보석 및 물약 겹치기 등 시스템적인 편의성 변경은 요원해 보인다. 특히 1차 알파 테스트때는 체감하지 못했던(혹은 추억에 휩싸여 애써 무시했던) 인벤토리의 불편함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다.
과거 개발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원작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것이 개발자들이 목표로 한 핵심 가치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이러한 방향성은 이해하나, 설문조사까지 진행할 정도로 피드백을 받았으면서도 유저들에게 환영 받을만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정식 발매 이후에라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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