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과연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게임과 폭력성, 직접 연관짓는 것은 무리수

등록일 2012년01월19일 18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문화재단은 금일(19일),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학교병원 대강의실에서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주최하는 성과발표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곽영진 제1차관, 게임문화재단 김종민 이사장, 중앙대학교병원 김성덕 병원장, 한국게임산업협회 최관호 회장 등이 참여했다.

지난 2011년 6월 개소한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는 게임과몰입 현상을 전문적으로 상담, 치료해주고 단계적인 치료 서비스까지 연결해주는 전문 치료센터다.  

금일 간담회를 진행한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한덕현 교수

게임과몰입 치료 프로그램 과정은 게임과몰입 유저의 게임 사용패턴 분석을 시작으로 약 10가지의 치료프로그램을 거치게 되며 총 8주에서 12주간의 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치료를 받는 환자의 특성을 1~2주마다 재분리, 체계적인 치료시스템 운용으로 최대 30가지의 치료시스템을 통해 과몰입 치료에 나서고 있다.

사회를 진행한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한덕현 교수는 “단순히 뇌의 단층사진의 빨간점, 파란점으로 환자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병원들과 우리 센터의 가장 큰 차이다”며, “현재 도입되고 있는 다양한 치료방법들은 환자들의 연구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개월 간의 성과가 공개됐다

이날 발표회에선 개소 6개월 동안의 치료 실적 역시 공개됐다. 당초 청소년이나 10세 이하의 어린이 방문자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0대 후반에서 20대 이상의 성인 방문자들이 많았으며 가족단위의 치료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치료를 요할 정도의 환자가 아닌 환자들도 있어 게임과몰입의 원인이 꼭 환자 개인에게만 있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도 같은 시리즈의 게임을 즐겨도 게임 버전의 차이가 뇌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도 공개됐다.

실험에 사용된 게임은 최근 차기작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와 전작인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한덕현 교수팀은 전작인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와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는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해 뇌의 활동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한 실험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편의사항이 부족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즐기는 프로게이머의 전두엽(뇌의 수행능력을 담당하는 부분)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같은 게임이라도 인터페이스와 구성방식에 따라 뇌의 활동에 차이가 생긴다

한 교수는 결과를 발표하며 “전 세계적으로 프로게이머가 전문적으로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며, “단일 게임으로서 후속작까지 체계적으로 프로게이머가 활성화 된 유일한 게임인 만큼 단정 짓긴 어렵지만 게임 내의 요소에 따라 프로게이머의 뇌의 활동에 차이가 생긴 것은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결과다”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곽영진 제1차관

끝으로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곽영진 제1차관은 격려사를 통해 “최근 게임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막기 위해 게임과몰입상담 치료센터를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라며, “이밖에도 게임의 순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이영식, 한덕현 교수와의 인터뷰.

스스로 찾아오는 환자들과 부모님과 함께 찾아온 환자들의 치료성과의 차이가 있나?
많은 차이가 난다. 처음에 상담치료센터를 방문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기준을 충족하는 중증 환자인지, 그렇지 않은지, 어느 정도 치료를 요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분류부터 교육까지 일종의 절차화 된 방법을 통해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스스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이런 교육 등에서 다른 환자들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물론 이들 중에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의 정상인들도 있다.

스타크래프트1, 2의 실험결과만를 볼 때 2를 즐기는 사람의 뇌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실험의 취지는 같은 게임을 즐길 때 게임 내부의 요인들이 그것을 직업적으로 즐기는 프로게이머의 뇌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고 실험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프로게이머들이 연습하고 있는(차기작이 있는) 게임을 선택한 것이다.  좀 더 많이 쓴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머리가 좋다거나 떨어지는 개념은 아니다(웃음).

앞으로도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연구 분석을 통해 게임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산출해낼 예정이다.

상담치료센터 안에 놀이치료센터가 있던데
어린 아이들을 위한 치료센터다. 어른과는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난감 및 놀이기구를 통해 좀 더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데 목적이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치료센터

치료센터를 방문해 치료를 받는 환자들 중에 순수하게 게임에 중독되는 환자들의 비율은?
우울증, 충동조절 능력 부족,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게임과몰입 증세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약 60~80%정도며. 순수하게 게임에 중독되어 있는 환자들은 약 10~20%로 저조하다. 그러나 아직 게임과몰입 치료가 초기단계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은 것은 아니기에 지금의 통계만으로 일반화 시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지속적인 상담/치료를 통해 일반화시켜도 충분할 정도의 통계자료가 생긴다면 그때 공식적으로 발표를 할 예정이다.

게임과몰입으로 인한 환자들의 신체능력 저하에 대한 연구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아직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의 충분한 자료가 쌓이지 않았지만 현재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과몰입 환자들은 과도하게 비만이거나 혹은 저체중 등의 극단적인 신체변화를 겪는다고 보편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런 분류에서 벗어난 정상(신체변화)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게임과 폭력성을 연관시키는 기사들이나 사회여론이 많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게임과몰입과 폭력성이 어느 정도 개연성을 가진다고 보는가?
우선 TV나 영화 중독과 관련된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 해당 연구는 1960년대부터 90년대 말까지 30년 이상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간단히 말해 이들이 가지는 폭력성과 TV, 영화는 밀접한 관련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히려 개개인의 유전적이나 환경적인 요소로 인해 폭력성이 생기게 된 사례들이 많았었으며 순수하게 중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관련된 보고가 많지 않았다(현재도 관련 연구는 진행 중이다).

현재, 게임과 폭력성의 개연성에 대해선 사회적인 통념이나 예측으로 그것을 연관시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제 걸음마를 땐 연구다, 절대 아니라고 얘기를 할 수도 없고 절대적이라고 얘기도 할 수 없지만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며 국제사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 중이니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어느 한 방향으로 극단적으로 믿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게임과몰입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짓는 것은 굉장히 큰 오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직접적인 게임 체험을 통한 연구/치료도 진행중이다

가족치료에 대한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가족치료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관련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가 진행한다.

우선 개인에 대한 분석과 가족에 대한 분석이 들어간다. 가족 내에서 희생되고 있는 사람을 찾고 희생당하는 가족 구성원이 다른 가족들에게 표현을 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앞서 이야기 했던 상담사와의 대화,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등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치료를 통해 치료가 된 좋은 사례가 있다면?
<환자 개인적인 신상 노출의 우려가 있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았음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사회적인 기대를 받고 있으며 소위 말하는 촉망받던 회사에서 일하던 성인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 사회 생활과 자신의 일에 흥미를 잃었으며 그것을 대체할 것을 찾던 중 발견한 것이 게임이었다. 최초 상담을 통해 알게 된 환자는 개인의 삶의 의욕 역시 떨어지고 가족들과의 관계 역시 절망적이었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상담사와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가족단위의 상담 및 치료, 환자들 간의 그룹치료를 했으며 현재 치료를 마치고 다시 일에 열정을 갖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상담치료센터를 통해 치료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치료를 받게 된다.

끝으로 치료를 하는데 있어 우리는 단순히 뇌의 단층사진을 가지고 환자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이 다른 치료센터에서 볼 수 없는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가지는 장점이자 차이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치료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간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가? 혹시 적응에 실패하고 다시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는가?
치료를 받고 중독에서 벗어나 정상적으로 게임과 일상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반년 정도 지났기 때문에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 역시 두드러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거듭된 치료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경우 체계적으로 사후관리를 통해 치료에 힘쓰고 있다.

전문가로서 업계에 바라고자 하는 점이 있다면?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임들도 많지만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게임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길거리의 사람을 죽이는 행동을 지속할수록 게임 내 스코어가 올라가는 등의 목적이 불순한 게임들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측으로부터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한덕현, 이영식 교수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