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24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일부 지역에 새로운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PlayStation Plus, 이하 PS+)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서 새로운 P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일본은 1주일 뒤, 북미, 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에는 6월 중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PS+ 서비스에서 유저들은 3가지 정기 구독 서비스 플랜인 에센셜, 스페셜 및 디럭스(스트리밍이 제공되는 시장은 프리미엄) 중 원하는 서비스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와 같은 내용의 '에센셜' 이용 요금은 매월 7500원 / 매분기 1만8800원 / 매년 4만4900원으로 기존 PS+ 요금과 동일하다. 스페셜 이용 요금은 매월 1만1300원 / 매분기 3만1000원 / 매년 7만5300원이며, 디럭스 이용 요금은 매월 1만2900원 / 매분기 3만5400 원 / 매년 8만6500원이다.
스페셜 이용 유저에게는 자유롭게 플레이 가능한 게임 카탈로그가 제공되며, 디럭스 유저에게는 거기 더해 클래식 게임들이 제공된다.
SIE에서는 서비스 출시 전, 기존 PS+ 유저들이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하면 높은 등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공지했다. 잠자는 시간보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이용하는 시간이 길고 플래티넘 트로피 3250개를 획득한,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플레이스테이션 팬인 기자는 서비스 첫날 바로 디럭스로 업그레이드해 어떤 게임을 할 수 있는지 둘러볼 계획이었다.
직접 확인하는 즐거움을 위해 스페셜, 디럭스에서 제공되는 게임이 어떤 것들인지 일부러 확인하지 않고 24일 일어나자마자 플레이스테이션5를 켜 서비스 업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확인한 금액은 46만4978원. 10년 정도 남은 PS+ 기간을 통째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드는 비용이었다. 황당하게도 남은 기간의 일부만 결제해 +로 전환할 수도, 타사의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남은 기간을 일정 비율로 높은 등급 서비스로 바꾸는 서비스'도 존재하지 않았다.
황당했지만 잠에서 막 깨어나 온전치 않은 정신상태에서 '뭐 이러냐' 고 생각하면서도 46만원을 결제해서라도 디럭스 서비스를 구경해보자고 전환 버튼을 눌렀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너무 큰 금액 탓인지 오류가 뜨며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 지갑 충전한도(25만원)를 넘어선 금액 탓이 아닐까 싶어 SIE에 문의해 보니 하루가 지나도록 원인 파악중이라며 결제가 안되는 원인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
업그레이드가 안되어 이제서야 높은 요금제에 어떤 게임들이 제공되는지, 높은 등급으로의 업그레이드 요금은 어떻게 산정되는지 살펴보고 더 황당해졌다.
게임은 400개를 제공한다더니 같은 게임에 다른 나라 버전은 별개 게임으로 계산해 숫자를 맞춘 것으로 보이고, 높은 등급 업그레이드 요금은 분할 결제가 불가능하고 무조건 한번에 결제를 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기자보다 더 많은 금액이 책정된 경우도 많을 텐데, 오래 결제해 둔 팬심이 큰 유저일수록 더 큰 부담을 지우는 구조라 한숨이 나온다.
기존 PS+ 기간이 더 많이 남은 유저보다 적게 남은 유저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보이는 등 산정 기준도 이해하기 힘들다. 이 부분은 이벤트로 무료 기간이 주어진 경우 무료 기간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많은데, 이건 설계상에서 고려를 못한 실수라 믿고 싶다.
추후 수정이 되어야할 것이고, 만약 의도적으로 이렇게 한 것이라면 SIE가 서구권 정식 서비스 시작 후 거센 반발과 소송에 시달리게 될 것 같다. 돈만 바라보고 팬들에게 비수를 꽂는 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자의 경우, 황당해할 유저가 많겠지만 트로피헌터로서는 평소의 소니가 하던대로 한 것으로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유저들의 바람과 기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평소 하나의 게임을 여러 나라 버전으로 분할 판매하는 것을 허용해 트로피헌터들에게 1달러라도 더 지불시키려던 소니의 일관된 정책, 사고의 흐름에 닿아 있다.
소니는 퍼블리셔가 같은 게임을 지역별로 따로 출시하며 다른 일련번호, 트로피를 붙일 수 있도록 허용해 같은 게임을 10번이고 20번이고 나눠서 여러 번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는데, 유저들의 일반 상식과 동떨어졌지만 그냥 하던대로 일련번호로 몇개인지 세어서 계산한 것 아닐까 싶다.
PS+ 10년을 넣어둔 기자처럼 남은 PS+ 기간이 긴 유저는 결제가 안되니 아예 스페셜이나 디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PS+의 기한에 한도를 두지않고 무제한 결제를 가능하게 지원해 놓고 이러는 것은 소비자 기망행위에 가깝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SIEK가 PS+ 결제액 환불을 지원하니 기존 PS+ 결제분을 환불받아 높은 등급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하지만 환불 신청은 전화로만 가능하며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PS+ 코드를 구입해 입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환불해 주지 않고 있다. 기자의 경우처럼 플레이스테이션 지갑 충전한도를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 환불해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전체적으로 SIE가 제대로 준비해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서구권에 이 상태로 낸다면 강한 반발과 소송에 휘말릴 텐데... 지금이라도 일정을 미루고 서비스를 재정비하고 재정비한 내용을 서비스가 시작된 아시아에도 소급 적용해주길 바란다.
SIE는 2년 전 업적 시스템 '트로피' 제도 개편 후 트로피의 가치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트로피에 보상을 지급하는 등 계획은 어느새 사라졌고, 2년이 지난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는 1분 동안 x버튼만 누르면 플래티넘 트로피를 주는 게임, 같은 게임에 스킨만 바꾸거나 출시 지역만 바꿔 수십개로 분리해 판매하는 게임들이 쏟아지며 출시되는 게임 과반수가 트로피의 가치는 커녕 게임이라고 정의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시장이 만들어졌다.
트로피헌터 상대로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고 같은 게임을 일련번호만 다르게 붙여 수십개 내놓는 퍼블리셔들에게 한숨을 쉬다 돌아보니 플랫폼 홀더조차 자신있게 내놓은 서비스에서 하나의 게임을 여러 개로 계산해 제공한다고 선전할 줄이야...
새로운 PS+ 서비스를 출시하며 SIE 베로니카 로저스(Veronica Rogers) 글로벌 영업 및 비즈니스 운영 수석 부사장은 "팀 전체가 이 매력적인 게임 구독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를 1순위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 대한 기자와 베로니카 로저스 부사장의 생각에 접점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PS+ 개편으로 이미 많은 돈을 지불한 유저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시키려다 접고 떠나게 만드는 것 아닌가 우려가 될 정도이다. 지금이라도 서비스를 손질하고, 하나의 게임을 10번, 20번 출시하도록 허용하는 퍼블리싱 제도도 손보기 바란다. 많이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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