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D Inc.가 드림 엔진 게임즈에서 개발한 신작 모바일 리듬게임 '로테이노'를 정식 출시했다.
'로테이노'는 자이로 센서를 활용한 체감형 리듬게임이다. 2021년 7월 진행됐던 '탭탭'의 온라인 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노트들을 맞추기 위해 기기를 회전시키며 플레이 하는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XD Inc.가 퍼블리싱을 맡아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탭탭(TapTap)을 통해 30일부터 게임을 즐겨볼 수 있다. 플레이 방식이 이색적인 만큼 우선 플레이 영상을 함께 감상하자.
모바일 플랫폼이 보급되고 또 모바일 리듬게임도 다양하게 등장하는 등 시간이 꽤 지났기에, 이제는 조작 체계나 플레이 스타일도 어느 정도 정형화 되어 있는 느낌이다. 또 단순히 플레이 스타일의 개성 만을 쫓다가 핵심이 되는 게임성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인지 '신기하다'거나 '새롭다'는 감상의 게임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많은 모바일 리듬게임들이 기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플레이 하도록 설계되어 있거나, 또는 엄지 손가락만으로도 플레이 가능하도록 패턴을 구성한다. 다름 아닌 '정석'이다. 기기 자체는 정적으로 놔둔 채, 주로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아르케아'나 '사이터스' 시리즈, '라노타'나 '피그로스'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저마다의 특색은 갖추면서도, 리듬게임이 갖춰야 할 기본은 해치지 않은 게임들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모바일 리듬게임을 개발함에 있어 '개성'과 '정석'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가만히 놔둔 채 플레이 하는 형태에 탑 다운, 혹은 사선 형태의 라인은 정석이지만 너무 흔한 방식이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주목을 받기 어렵다. 그렇다고 기묘한 조작 체계를 통해 개성을 추구하자니, 자칫 리듬게임의 재미와 기본을 무시하게 되거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라노타'나 '아르케아'는 진입 장벽으로만 따지면 꽤나 어려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개발 및 기획 측면에서 보면 터치 기반의 디바이스가 갖는 강점을 잘 활용했다는 점, 또 '개성'과 '정석' 두 가지 요소의 중간 지점을 영리하게 잘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다.
'로테이노'에는 자이로 센서라는, 다소 활용하기 어려운 기능이 과감하게 도입됐다. 사실 리듬게임에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조작 자체는 회전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단순하지만, 밀리세컨드 단위의 정확한 조작을 요구하는 장르 특성상 자칫 게임성과 UX를 해칠 수 있었다.
하지만 직접 즐겨본 '로테이노'는 이러한 우려와 다르게 상당히 준수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모바일 리듬게임이었다. 깔끔한 UI와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이 주는 UX가 인상적으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기획부터 구현 및 개발까지 난이도가 상당했을 것 같다.
*리뷰에서 활용한 스크린 샷, 영상은 정식 발매 이전의 '테스트 플라이트' 버전으로 정식 출시된 게임과 일부 콘텐츠 및 사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개성과 재미 동시에 갖춘 모바일 리듬게임
'로테이노'는 자이로 센서를 활용한 체감형 리듬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흔히 리듬게임 하면 떠올리는 일반적인 탑 다운이나 사이드 스크롤 형태가 아니며, 중앙에서 밖으로 나오는 노트 방향이 마치 '마이마이(maimai)'나 '슈퍼비트 : 소닉(SUPERBEAT : XONiC)', '라노타(Lanota)' 등을 생각나게 한다.
다만 형태만 원형일 뿐 플레이 스타일은 '로테이노'만의 개성이 있다. 우선 기본은 타 리듬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에서 뻗어 나오는 실선을 기준으로 노트가 등장하고 타이밍에 맞춰 노트에 알맞은 방식으로 터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트 종류도 큰 범주에서는 많이 다르지 않다. 그냥 박자에 맞춰 터치하기만 하면 되는 탭, 터치 후 밀어줘야 하는 플립 등은 여타 모바일 리듬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누르지 않아도 되지만 판정 범위 안에 넣어야 하는 캐치, '로테이노'의 상징과도 같은 로테이트 등이 '로테이노'만의 개성을 더한다. 특히 특정 레벨이나 단계 이상에서는 이러한 노트들이 복합적으로 함께 등장하기 때문에 상당히 뇌가 쫄깃(?) 해지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일반 탭 노트는 판정 범위 밖에서도 처리가 가능하지만, 탭+캐치라면 범위 내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고레벨로 갈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기기를 돌려야 한다. 또 세로 방향으로 날아오는 노트를 처리하려면 당연히 기기를 노트가 보이도록 돌려야 한다.
이때 자이로 센서가 활용되는데, 마치 자동차의 핸들을 좌우로 꺾듯이 플레이 하게 된다. 자이로 센서가 이상하게 동작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겪지 못했다. 튜토리얼에 안내되는 것과 같이 적절한 각도를 유지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자이로 센서라는 물건 자체가 사실 정확하게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게임을 플레이 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판정 범위가 상당히 여유가 있는 편이었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고, 자이로 센서 또한 크게 오작동을 하는 경우도 경험하지 못했다.
또 로테이트 노트도 잘 인식했기 때문에 플레이 하는데 있어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다. 플레이 도중 바닥에 내려놓으면 '자동차 핸들을 잡듯이' 높게 들어달라는 안내 문구가 나오기도 한다.
노트 종류가 다양하고, 이와 함께 실선과 판정 범위를 실시간으로 움직여 맞춰야 하는 등 짧은 게임 플레이 내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자칫 어렵고 헷갈릴 수 있지만 노트 종류나 실선, 로테이트 노트 등은 생각보다 적응이 빨리 되는 편이다.
다양한 옵션 지원과 깔끔한 UI/UX까지… 전체적인 완성도 매우 높아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 때문인지, 튜토리얼을 매우 상세히 지원한다는 점도 호평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어떤 자세로 플레이 해야 하는지, 그리고 각 노트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튜토리얼이 매우 상세하게 나온다. 개발사가 기획한 의도대로 유저가 플레이 하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잘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게임을 깊게 플레이 하려 한다면 튜토리얼을 스킵하지 말고 잘 익혀 두자. 또 특정 레벨이나 단계 이상에서 복합 노트가 나올 경우 별도로 고급 튜토리얼을 통해 안내하고 있어 너무 겁낼 필요가 없다.
옵션도 매우 상세히 지원하고 있다. 노트의 속도는 기본이며 각 노트 별 타격음도 바꿀 수 있다. 또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는 최근 흐름에 맞게 오디오 딜레이 보정도 별도로 지원한다. 실제로 '아이폰 X'와 '에어팟 프로' 조합으로 플레이 했음에도 오디오 딜레이나 판정에 큰 문제는 느끼지 못했다.
더불어 노트 디자인이나 사이즈, 색약 모드, 노트 이동 방식, 콤보 숫자의 위치, 얼리&레이트(Early & Late) 표시, 진동 세기 등도 상세히 설정 가능해 자신이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리듬게임에 필요한 대부분의 옵션들을 지원하고 있다.
전체적인 UI와 UX도 매우 호평하고 싶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과 효과음이 돋보이며, '테스트 플라이트' 버전에서도 특별히 이렇다 할 버그나 불편함은 없었다. 각 곡의 커버와 캐릭터 등에 적절하게 활용된 서브컬쳐 요소들도 기존에 리듬게임을 즐겨 하던 유저들에게 어필할 만한 구석이 있다.
iOS 이용자라면 하단에 생기는 '홈 바'나 노치가 실제 게임 플레이에 거슬리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타 모바일 리듬게임에 비하면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노치의 경우 현재까지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다만 '홈 바'의 경우 별도로 '사용법 유도' 옵션을 지정해 아예 끄는 것이 가능하므로 쾌적한 플레이를 위해 꺼 두자.
리듬게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음악은 론칭 시점에 총 37곡이 수록되어 있다. 메인 스토리 '여정'을 즐기며 '여행자의 배지'를 모아 마음에 드는 곡을 하나씩 해금할 수 있고, 이 외에도 '메카니컬 시티'나 '골목 식당' 등 별도로 마련된 음악 팩을 구매하여 즐길 수도 있다. 음악 팩은 '테스트 플라이트'에서 확인한 기준으로 한 팩에 6곡씩 500 스타젬으로 책정되어 있는데, 1030 스타젬이 9.99달러이므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직접 즐겨본 '로테이노'는 리듬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뛰어나며, 자이로 센서라는 독특한 조작 체계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도 갖추고 있었다. 이와 함께 리듬게임이 마땅히 갖춰야 할 기본도 무시하거나 해치지 않고 있다.
다만 딱 한가지 사소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작 방식의 특성 상 지하철 등 협소한 대중교통에서 플레이 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는 것 정도다. 양 옆에 사람이 앉아 있는데 플레이 하기에는 민폐가 아닐까 싶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거나 잠깐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플레이 하는 것이 좋겠다. 주위 사람들의 기묘한 시선을 버틸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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