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블리자드 게임의 장점만 더한 국밥 한 그릇 '디아블로4'

등록일 2023년05월31일 18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4’가 정식 출시됐다.

 

디아블로3의 정식 후속작이자 최신작인 디아블로4는 전작에서 악마와, 천사와 악마의 혼혈인 인간을멸절하는 것을 선택한 타락한 대천사 말티엘의 공격으로 초토화가 된 성역을 무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악마와 천사에 휘둘리지 않는 온전한 인간 세상을 만들기를 주장하며 이를 반대하는 이들을 가차없이 살육하는 메피스토의 딸이자 증오의 악마인 ‘릴리트’, 성역으로의 귀환을 꿈꾸며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배제하고 나서는 ‘이나리우스’의 여정에 성역의 극소수 생존자들과 호라드림의 최후의 생존자들이 얽히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이번 작품의 핵심.

 

게임포커스는 정식 출시에 앞서 게임에 대한 모든 내용을 경험할 수 있는 얼리 리뷰 체험에 참가했다. 사실상 정식 출시 전 D-1 패치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진행된 이번 사전 체험을 통해 게임의 상점 및 유료 콘텐츠를 제외한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디아블로3가 출시된지 약 11년 만에 선보인 후속작 디아블로4는 전작들이 보여준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기사를 통해 공개된 게임의 콘텐츠, 정보 등 게임의 모든 콘텐츠는 출시 전 데이원 패치가 적용되지 않은 사전 체험 콘텐츠로 정식 출시 단계에서 게임 콘텐츠의 변경, 삭제 및 추가가 이뤄질 수 있음을 참고하길 바랍니다.

 

디아블로 시리즈 사상 가장 어둡고 고어하다. 특유의 분위기 잘 살려

이전 테스트들을 통해 게임을 지속적으로 접해봤다면 시리즈의 분위기가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어둡고 암울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디아블로4에서 비춰지는 성역은 천상과 지옥의 거듭된 전쟁의 격전지로 활용돼 피해를 입었으며 전작의 메인 빌런인 대천사 말티엘의 인간 숙청으로 인류가 멸종 위기까지 갔었기 때문.

 

천사도 뒤틀리고, 악마도 뒤틀려버린 디아블로4의 성역

 

문명이 거의 파괴된 만큼 대다수의 NPC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디아블로4에 등장하는 상당수의 NPC들이 살기 위한 전쟁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릴리트’와 ‘이나리우스’가 주장하는 교리에 매료돼 이들을 추종하는 추종자이 늘어나고 이 두 성역의 창조자들의 대립으로 인해 성역의 남아있는 생존자들끼리 또 다시 대립하게 되는 암울하고 어두운 혼돈의 성역의 모습은 디아블로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투 후반부로 돌입할수록 더욱 고어해지고 어두워지는데 오픈필드의 밝은 느낌에 거부감이 있었던 유저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브젝트의 좀 더 다양한 활용이 필요로해 보인다

 

필드의 경우 지역과 지역이 가지는 컨셉의 차이가 비교적 명확하고 등장하는 몬스터 역시 지역적 특색을 반영했기에 이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플레이를 즐긴다면 좀 더 쉽고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바로 맵에 존재하는 다양한 오브젝트들인데 이러한 오브젝트들의 활용이 단순히 ‘눈요기’ 이상의 느낌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일부 오브젝트를 파괴하면 전투에 제한적인 이득을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거나 특이하다고 느끼지는 못했으며 숨겨져 있는 ‘릴리트의 성소’에 도달하기 위한 조건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모험의 측면에서 좀 더 다양한 활용이 필요해 보였다.

 

고민한 것 많은 전투 시스템, 유저들의 적응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디아블로4의 아이템 시스템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쉽게 보이지만 어렵다’로 평가할 수 있겠다. 난이도를 크게 고민할 필요 없는 베테량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최고레벨 달성이 가능하지만 50레벨 달성 이후에 선택 가능한 상위 단계부터는 확실한 방향으로 세팅을 하지 않을 경우 플레이에 큰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떄문.

 

디아블로 시리즈 특유의 시원시원한 게임을 원했던 유저라면 이번 디아블로4의 전투 시스템은 어느정도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가능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제한적으로 설계됐으며 그마저도 몬스터들의 상태 저항상태에 따라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전작과 같이 대미지 1조와 같은 파괴적인 대미지는 보지 못할수도..

 

이러한 대미지 제한은 어느정도 개발팀의 의도된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템 옵션을 보면 극대화 피해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미지 증가 아이템 옵션이 기본, 핵심, 특정 스킬, 궁극기로 세분화 됐고 그마저도 특정 스킬 혹은 특정 속성에 특화된 대미지 옵션으로 부여되는 경우가 많아 모든 플레이 유형에 대응하는 아이템 파밍이 불가능에 가깝게 설정됐다.

 

최고레벨 이후에 공개되는 속삭임, 지옥 물결은 기본적으로 몬스터들의 공격력과 방어력, 저항력이 대폭 증가하고 그마저도 굉장히 많은 무리를 이루고 있기 떄문에 반드시 방어 혹은 생존 스킬과의 조합이 필요하다. 디아블로2처럼 무한 순간이동으로 몬스터를 농락할수도 없고 그마저도 정예 몬스터의 속성에 유저를 납치하는 ‘끌어옴’ 속성이 부여돼 적들의 포위공격을 빠져 나왔다가 되려 다시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해 대체적으로 이전 시리즈보다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설 각인을 내가 원하는 아이템에 부여하는 것이 상당히 큰 재미를 준다

 

전설 아이템의 특수 옵션을 추출해 매직, 희귀 아이템에 부여하는 ‘각인’은 게임의 초, 중반부까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템에 부여되는 옵션의 개수 자체는 전설 아이템이 우월하지만 부여되는 최대 옵션은 전설 아이템과 매직, 희귀 아이템간의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적어도 기자가 플레이해본 버전에서 특정 능력치 부여 옵션의 절댓값의 차이는 없었다).

 

던전 클리어로 인해 획득하는 '힘의 전설' 고정 각인의 능력치보다 더 높은 능력치를 갖는 전설 각인을 몬스터 사냥을 통해서 획득이 가능하지만 아이템 각인은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단 한번 원하는 아이템에 부여되는 1회성 아이템인 만큼 원하는 옵션을 획득하기 위한 반복적인 사냥이 요구된다.

 


 

게임플레이를 통해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소모성 아이템인 비약은 높은 난이도의 콘텐츠 플레이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단순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느낌보다는 내가 조합한 특성이나 조합과 시너지를 갖출 때 특히 더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데 모든 비약이 제공해주는 경험치 5%의 버프도 작은 버프는 아닌 만큼 지속적인 재료 파밍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레벨을 달성하고 개방되는 정복자 보드 역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처럼 디아블로4의 전투 시스템은 사실상 하나의 조합이나 세팅만으로는 올라운드 플레이가 불가능하고 내가 원하는 플레이에 필요한 아이템과 스킬 세팅이 굉장히 빈번하게 바뀌는 만큼 추후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이러한 플레이를 원활하게 해줄 아이템 및 스킬의 프리셋 기능 추가가 필요로 해보였다.

 

이야기의 끝이 새로운 시작, MO의 MMO는 성공 가능할까

디아블로4의 서사는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굉장히 매끄럽게 마무리된다.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라이브 서비스가 유지되는 게임이기에 우리가 기대해볼 수 있는 다양한 여지를 남기는 엔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콘텐츠를 기대하게 만들기 위한 충분한 만족감을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디아블로4의 성공을 가를 핵심 포인트는 비교적 간단명료하다. 최고 레벨인 50레벨을 달성하고 정복자 레벨과 차상위 세계 단계를 오픈하는 시점에서 나오는 다양한 피드백들을 얼마나 발빠르게 반영하는지 여부다. 사실상 엔딩까지의 과정이 오롯이 게임을 익히고 적응하는 튜토리얼 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필드 콘텐츠가 등장하는 50레벨 이후의 콘텐츠와 더 높은 보상을 제공하지만 더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PvP콘텐츠가 얼마나 활성화되는지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피드백들을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열쇠라고 볼 수 있다.

 

스킬의 변화에 민감한 유저들의 성향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보인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고민해야될 부분이 존재한다. 이번 얼리 리뷰가 진행되기전 오픈베타를 통해 진행된 네크로멘서의 너프 패치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스킬 위력의 강력함이 문제됐던 것이 아닌 의도치 않은 방향의 플레이를 직접 제어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  

 

무한에 가까운 아이템 조합을 통해 강력해지고 스킬과 아이템을 조합한 창의적인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솔로잉 플레이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핵심 아이덴티티인데 단순히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너프를 시키는 것은 일반적인 MMO유저보다 더욱 캐릭터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MO 유저들에게 플레이 욕구 그 자체를 상실시킬 수 있는 조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엔드 콘텐츠 플레이에는 생존을 위한 전설 각인을 해야될 때가 빈번하다

 

실제로 패치 이후 이러한 너프 패치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서 국내는 물론 다양한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많은 이슈가 된 만큼 이러한 논란에 대한 내부의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였다. 직업간의 조화가 필요한 MMO의 룰을 따를지, 캐릭터의 순수한 강함을 추구하는 MO의 룰을 따를지 확실한 방향성 설정이 필요하다는 말로 이러한 관점에서 디아블로4는 출시 후 보다는 첫 시즌 패치가 진행되고 난 이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 다듬어야 될 부분이 많지만 엔드 콘텐츠까지 체험해보고 느낀 점은 블리자드가 추구하는 'Easy to play hard to master'의 철학이 디아블로4에서도 그대로 녹아있다는 것이다. 전작의 장점을 MMO로 계승 발전 시키는 과정에서 단순히 핵앤슬래시의 느낌을 추구하는 유저들에게 다소 어려운 게임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밸런스나 약간의 버그 같은 수정가능한 문제를 제외한다면 디아블로4가 보여주는 재미는 확실히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타이틀이다. 

 

디아블로4 조 셜리 디렉터가 강조한 '출시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 디아블로4를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줄지 정식 출시 이후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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