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의 공포가 엔씨소프트를 덮쳤다.
14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보다 자그마치 11.96%(3만3500원) 하락한 24만65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 해 3월 말 24만3500원을 기록한 이후 14개월여만에 최저가를 기록한 것.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 급락의 원인은 국내 발매를 하루 앞두고 있는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3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는 15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되는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3는 전 세계 게이머들이 기대하고 있는 자타공인 2012년 최대 기대작.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디아블로3의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수 많은 게이머들이 디아블로3 출시 행사가 개최되는 왕십리 행사장 밖에서 밤을 세워 기다리는 등 발매일을 하루 앞두고 게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디아블로3는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블레이드&소울의 최대 경쟁작으로 평가 되고 있어 디아블로3의 출시일을 앞두고 경쟁사인 엔씨소프트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디아블로3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높은 열기가 확인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작인 블레이드&소울의 흥행에 대한 위기감이 이번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아블로3의 출시일과 같은 날 발표되는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디아블로3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지나쳐 엔씨소프트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도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디아블로3의 CBT가 지난 달 말 실시됐으나 당초 기대한 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또한, 아시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도 디아블로3 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 디아블로3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은 디아블로2를 경험해 보지 못한 나이대가 많은 것 같다"며, "전작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블리자드라는 거대 게임사의 유명 게임 프랜차이즈의 명성 때문에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아블로3 출시와 1분기 실적 우려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디아블로3가 블레이드&소울의 대체제가 아닌만큼 게임 성과에 따라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디아블로3 패키지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손오공은 장중 한 때 신고가인 728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전 거래일 대비 6.49% 급등한 6890원에 거래를 마쳐 엔씨소프트와 대비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