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케세라게임즈 '칼파: 코스믹 심포니',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원석'

등록일 2024년08월30일 16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케세라게임즈가 리듬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바일 리듬게임 '칼파(KALPA)'의 PC 버전, '칼파: 코스믹 심포니(KALPA: Cosmic Symphony)'로 '스팀' PC 리듬게임 경쟁에 참전했습니다.

 

'칼파'는 5키 기반의 정통 탑 다운 모바일 리듬게임입니다. 모바일 플랫폼에 걸맞는 엄지, 다지 모드 지원, 초보부터 고수까지 넓은 플레이어 풀을 아우르는 다양한 난이도 및 패턴, BOF 출신 곡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장르 및 작곡가를 적극 기용 및 소화하는 게임으로 유명하죠.

 

그동안 케세라게임즈는 몇 차례 '지스타'와 '플레이엑스포', '일러스타 페스' 등 게임쇼에 부스를 내고 참가해 현장 이벤트, 펀딩 참여 이벤트, '칼파' 컨트롤러 시연 등을 진행하며 유저들과 만났습니다.

 



 

특히 올해 '2024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는 이번 PC 버전의 출시에 앞서 데모 버전 시연대를 마련하고, 개발 중인 신작 캐주얼 리듬 러닝 게임 '니엔텀 – Op. ZERO'를 출품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일러스타 페스'에도 부스를 내고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2024 플레이엑스포' 당시 케세라게임즈 박재현 대표는 올해 하반기 중 '칼파: 코스믹 심포니'의 얼리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전하기도 했는데요. PC 버전의 첫 공개 시점은 상당히 오래 전이라, PC 리듬게임을 주로 즐기고 또 PC 버전을 기다리고 있던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8월, 드디어 '칼파'의 PC 버전인 '칼파: 코스믹 심포니'의 얼리액세스 버전이 출시됐습니다.

 



 

'칼파: 코스믹 심포니'는 기존 모바일 버전을 이식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개발된 PC 버전입니다. 얼리액세스 시점 기준으로 ▲모바일 '칼파'와 공유되는 세계관 속 새로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스토리 모드 ▲리듬게임을 보다 깊게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들을 위한 플레이 모드를 지원하며, 9월 중 멀티플레이 모드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게임은 스팀과 스토브 인디 등 두 플랫폼에서 즐겨볼 수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기대감을 갖고 직접 즐겨본 '칼파: 코스믹 심포니'는 향후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원석'과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아직 얼리액세스 초기인 만큼 아쉬운 점도 다소 있지만, 이미 모바일 플랫폼에서 다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이후 업데이트에 따라 '보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자세한 소감을 아래 정리했습니다.

 



 

'리국가'부터 '도플갱어'까지... 'BOF' 출신 곡 다수 수록

많은 이들이 리듬게임을 플레이 할 때 곡의 수와 종류, 패턴 퀄리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곤 합니다. 실제로 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이기도 하고요. '칼파'는 이 두 가지 요소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게임입니다.

 

'디제이맥스'는 레거시 타이틀을 모두 한 타이틀(리스펙트 V)에 모은 뒤, 현재는 '디제이맥스' 생태계의 일원으로 뉴페이스 작곡가들을 섭외해 오리지널 곡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타 IP와의 콜라보도 1년에 2종을 선보이는 마일스톤을 수 년 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리듬게임 팬들이 선호하는 인기 작곡가들이 아닌 완전히 새로이 작곡가들을 발굴해 기용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죠.

 

'이지투온'은 과거 아케이드 작을 모으는 작업과 함께 'BOF' 출신이나 세상에 공개된 적 없던 곡을 '장독대'에서 꺼내 비정기적으로 추가하고 있고, 그 사이 콜라보를 통해 '하드코어 타노시'와 '그루브 코스터'와 같이 리듬게임 팬들이 잘 아는 콜라보부터 '오투잼', '포트리스'까지 마니아 층과 라이트 층을 오가며 꽤 광범위한 곡 라인업을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식스타게이트'도 마찬가지로 'Flower & Destiny'와 'Luminous & Darkness' 등의 DLC와 '동방프로젝트', '왓카' 등의 콜라보 DLC를 주기적으로 출시하면서 나름의 전략 하에 볼륨을 갖춰 나가고 있죠.

 



 

'칼파'는 이러한 국산 리듬게임들 중에서도 특히나 곡 라인업 전략이 특색 있게 느껴집니다. 'BOF' 출신 악곡들을 '이지투온'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기조가 엿보입니다. 또 얼리액세스 시작 직후 악곡 공모전을 진행한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얼리액세스 출시 기준으로 '칼파' PC 버전에 수록된 곡은 약 30여 곡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BOF' 출신의 유명 곡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습니다. 'Conflict'와 'Brain Power' 등 소위 '리국가'라 불리울 정도로 유명한 곡들 외에도 'PUPA', 'Doppelganger', 'The Last Page', 'Re: End of a Dream', 'Halcyon', 'felys –final remix-', 'Cutter' 등 리듬게임을 조금 깊게 즐겨봤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플레이 해봤을 곡들이 상당히 다수 수록돼 있습니다.

 

모바일 버전에서도 이러한 특색 있는 수록곡 라인업과 기조가 유명세에 한몫을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또 모바일 버전에 수록된 곡들을 PC에도 옮겨 수록할 계획임을 밝힌 점을 고려하면 저처럼 'BMS'는 접근하기 부담스럽지만 동시에 'BOF'의 곡들을 상업 게임에서 하고픈 이들에게 꽤 어필할 구석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 오리지널 곡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아쉽게 느껴지지만 차차 추가해 나가면 해결되는 문제죠.

 



 

단계별로 잘 놓여진 계단, PC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매운 맛' 패턴도

패턴의 경우 기존 상업 리듬게임과 놓고 보자면 상위 레벨(18이상)로 갈수록 꽤 어려운 편에 속합니다. 물론 모든 레벨 대의 패턴이 존재하고 일반, 루나틱으로 판정 또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모드를 선택해 플레이 하면 됩니다.

 

아쉽게도 저는 6키를 주로 하는 편이고 4, 5키는 그리 많이 하지 않아서 '꽤 어렵다' 정도의 감상 이상으로 패턴의 퀄리티에 대해 평하거나 이를 판단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또 향후 개선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직접 즐겨본 분들 개개인에게 평을 맡기고자 합니다. (다만 중후반 레벨대 기준으로는 계단이나 '드르륵'의 비중이 다소 높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4키와 5키를 메인으로 하는 유저라면 또 다른 먹거리가 생겼다는 느낌으로 '칼파'를 플레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칼파'는 무조건 높은 난이도와 흉악한 패턴만 존재하는 게임이 아니며, 각 곡 별 난이도는 어느정도 곡의 성격과 분위기에 맞춰 적절히 분배되어 있습니다.

 





 

얼리액세스 초기 기준 '칼파' PC 버전에 수록된 최고 레벨은 21입니다. 지금은 의도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어느 정도 PC 상업 리듬게임의 난이도 상한이 있는 상태인데, 이를 뚫어버리는(?) 고난이도의 패턴이 나오게 될지 한편으로는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또 아무래도 최근 PC 리듬게임 유저들의 패턴 퀄리티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있기 때문에, 단순한 곡의 추가 외에도 향후 케세라게임즈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가 바로 패턴 퀄리티의 향상 및 개선이 될 것 같습니다.

 



 

'ASIO' 등 PC 리듬게임이 갖춰야 할 '기본기' 모두 갖춰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현재 서비스 중인 PC 상업 리듬게임이 지원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칼파'도 똑같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300프레임 및 무제한 프레임, 가상 및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한 ASIO 지원, 키보드 폴링레이트 8000Hz, 엔비디아 리플렉스 및 리플렉스 부스트 등이 그것이죠.

 

최적화는 상당히 좋은 편으로 높은 프레임을 출력하는데 특별히 고사양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ASIO 또한 가상(ASIO4ALL 등)이든 하드웨어(오디오 인터페이스)든 모두 잘 작동하고, 저의 경우 별다른 싱크 조절 없이도 상당히 잘 맞아서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물론 루나틱 판정으로 가면 또 다르겠지만요.

 





 

인상적이었던 점은 마치 'Qwilight'와 같은 일부 비상업 리듬게임처럼 UI의 커스터마이징을 폭넓게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패널의 좌우 및 중앙 정렬은 물론이고 콤보 및 판정(Plus, Minus) 폰트의 사이즈와 위치, 레인 라이트와 노트의 히트 이펙트 ON/OFF, 변속을 알려주는 변속 사인 ON/OFF 등 여러 옵션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판정(Plus, Minus)의 경우 의도적으로 줄여서 밀리 세컨드(ms) 단위로 보다 정확하게 판정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수직 레인과 함께 모바일 리듬게임이나 '사운드 볼텍스'처럼 사선 레인을 채용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만 합니다. PC 리듬게임 중에서는 '벨루시티'와 '탭소닉 볼드'에서 시도되었습니다. 기존에 수직 형태의 탑 다운 리듬게임을 하던 이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모드의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 걱정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물론 루나틱(판정)처럼 랭킹이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한테 맞는 방식을 선택하면 됩니다.

 



 

이 외에 한 가지 기능적으로 호평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인게임에서의 변속 표기입니다. 원작 모바일 '칼파'에도 있는 기능이고 만족했던 기억인데, PC에서 경험해보니 더더욱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첫 플레이(초견)에서 '지뢰'를 밟아서 기분이 나쁜 경우를 방지해주고, 변속이 있는 구간을 이미 알더라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가 상당히 커서 더욱 좋았습니다.

 

또 한 가지 특이 사항이라면 구간별 성과를 인게임에서 즉시 UI로 확인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인게임에서 좌측은 '체력'에 해당하는 일반적인 그것이고, 우측은 곡을 구간 별로 돌파할 때마다 얼마나 잘했는지를 게이지 및 빛나는 보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쁘지 않은 시도의 스토리 모드, 연출 강화 및 DLC 연계가 이루어진다면...

스토리 모드에서의 연출 시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형태의 소위 '뽕'을 채워주는 연출이 리듬게임 유저들에게 종종 회자되고는 하는데, 앞으로도 퀄리티 높은 스토리와 함께 이런 연출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거나 이를 DLC와 잘 조합 및 연계한다면 이것이 '칼파'만의 무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와 함께 퀄리티 높은 스토리와 기민한 업데이트가 필요하겠죠.

 

빠른 피드백 수용과 개선도 칭찬할만한 부분입니다. 론칭 후 이른 시점에 라이브 방송으로 향후 계획을 공개했고, 현재까지 핫픽스는 주에 1~2회 가량으로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곡 라인업을 빠르게 확충하며 게임을 개선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팬층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칼파: 코스믹 심포니', 이 게임을 즐길 '당위성' 갖추는 것이 숙제

'칼파'는 기본적인 PC 리듬게임으로서의 기반을 매우 잘 다져서 얼리액세스로 출시됐습니다. 최근 PC 리듬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원하는 각종 기능도 충실하게 탑재했고, 'BOF' 출신 곡의 적극적인 수용과 도전적인 패턴 난이도 등 리듬게임으로서의 '기본'을 잘 지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얼리액세스 초기임에도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상당히 준수합니다.

 

다만 모든 게임들이 그렇듯 경쟁작과의 차별화 요소도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로테이노'나 '라노타', '피그로스', '사이터스' 등의 모바일 리듬게임들이 모바일 디바이스의 특징을 적극 활용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사이, 고난이도의 패턴과 다양한 수록곡 그리고 '정통 탑다운'이라는 '정석'으로 공략해낸 것이 '칼파'였죠. 하지만 PC 플랫폼에서는 '정통 탑다운'이 '칼파'만의 특징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사선 레인이나 스토리 모드 및 연출 등을 구현한 것이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지금까지의 '칼파'는 시스템과 게임성 측면에서 타 PC 상업 리듬게임이 닦아놓은 길을 무난하게 따라온 느낌을 줍니다. 앞으로 '칼파'가 보다 많은 유저 수, 화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칼파'를 즐겨야만 하는 당위성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곡이 됐든, 패턴의 퀄리티가 됐든, 스토리 및 연출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됐든 무엇이든 말이죠.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겠지만, 제가 늘 신작 리듬게임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새로운 리듬게임의 등장과 성공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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