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걸작 호러게임 '클락 타워'를 현세대 콘솔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CLE)에서 1995년 출시된 '클락 타워'를 당시와 거의 같은 버전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개발된 '클락 타워: 리와인드'가 10월 31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하기 때문.
기자는 젊은 시절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 플레이한 적이 있지만, 오리지널 버전은 플레이한 경험이 없어 기대하고 있던 차에 CLE의 협력으로 '클락 타워: 리와인드'를 한발 먼저 플레이할 기회가 생겨 직접 플레이해 봤다.
결론부터 적자면,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개성적 크리쳐 '시저맨'을 과거 도트 그래픽의 그 느낌 그대로 잘 살려낸 게임이었다. 많은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랜덤성이 가미된 탐색과 멀티 엔딩도 그대로였는데, 희미한 기억만 남아있던 기자는 도중에 길을 잃고 시저맨에게 몇번이고 당해야 했다.
이번 '클락 타워: 리와인드' 특유의 요소로 '리와인드' 기능이 들어가 있어 사용해 봤는데, 캐릭터의 움직임이 빠른 편이 아니라 풀로 리와인드해도 간신히 시저맨의 공격을 피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도의, 게임 밸런스를 해치는 수준의 기능은 아니었다. 오히려 좀 더 강력한 기능으로 넣어줬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고전 호러영화 영향 엿보이는 도입부와 무대, 그리고 주인공
영화와 같은 감각을 게임으로 재현하려고 했던 '시네마틱 라이브 시리즈' 작품답게, '클락 타워: 리와인드'의 도입부나 캐릭터들은 고전 호러영화에서 본 것만 같은 클리셰적 느낌을 준다.
주인공 제니퍼는 고아원의 친구들과 보육원 교사 메어리의 인솔 하에 그녀들을 양녀로 입양하고 싶다는 저택으로 향한다. 호화로운 저택에 들어갔지만 마중나오는 사람은 없고, 저택의 주인을 만나러 간다는 메어리 선생님도 돌아오지 않는다.
주인공 제니퍼가 선생님을 찾으러 가겠다며 홀을 떠나자 비명이 들려오고... 급히 돌아가 보지만 친구들은 사라진 뒤였다. 플레이어는 제니퍼를 조작해 친구들과 메어리 선생을 찾으며, 거대한 가위를 들고 뒤를 쫓는 시저맨을 피해 달아나야 한다.
호화로운 양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과 소녀들의 죽음, 브람 스토커가 '드라큘라'에서 보여준 후 서구권 호러의 정석 중의 정석이 된 무대와 설정이다.
도망치고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 괴물을 상대하면 죽음이 기다린다
'클락 타워'의 독특한 점은 '시저맨'에게서 도망만 칠 수 있고 대적할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출시 당시엔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상이었고, '클락 타워'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하게 도망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 많이 나온 지금도 '클락 타워'의 시저맨은 매우 인상적인 크리쳐이다.
시저맨과 만나면 도망치거나 죽거나 뿐이다. 아무 생각없이 도망다니다가는 막다른 길에 몰려 시저맨에게 당하는 배드엔딩이 기다린다. 시저맨의 등장 지점과 도망 경로를 잘 생각해 도망다니는 와중에 저택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찾고 탈출하기 위한 탐색을 하는 한편 친구들도 구해야 하는데 한번에 모두 처리하기란 쉽지 않다.
조금만 실수해도 친구들은 개복치처럼 죽어버리고, 비슷하게 생긴 복도에서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여기에 일부 아이템은 나오는 장소가 랜덤하게 결정되어 운도 따라줘야 한다.
기자는 몇번 연습 후 제대로 플레이하자고 각잡고 한 첫 플레이에서 살충제를 창고에서 들고오지 않아 살충제를 찾으러 돌아가려 했지만 창고 위치가 기억나지 않아 시저맨에게 당해야 했다.
원작 개발자인 코노 히후미씨는 이 게임을 공략 없이 첫 플레이에 탈출 성공한다면 박수를 보내겠다고 했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먼 옛날 플레이한 어렴풋한 기억이 있는 기자도 사망 엔딩만 5번 이상 본 뒤에야 간신히 탈출 루트로 나아갈 수 있었다. 세계구 트로피 헌터로서 부끄러운 일인데, 정식 출시 후에는 제대로 플레이해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나아가려 한다. 트로피 조건 중에는 모든 엔딩을 보라는 것도 있으니 시간은 꽤 걸릴 것 같지만...
생존도 클리셰처럼, 리와인드 기능은 아쉬웠어
시저맨을 만나면 도망을 쳐야 하는데, 잘 숨으면 시저맨을 피할 수 있다. 같은 장소에 여러번 숨어도 늘 못 찾고 가버리는 것은 괴물이 너무 똑똑하면 안되는 고전 호러 시대의 클리셰일 터...
잠시 저항해 죽음을 피할 수도 있고 리와인드 기능도 추가되어 오리지날 버전보다는 조금 쉬워진 느낌도 있다. 하지만 리와인드 가능한 시간이 그리 길지않아 잠시 멍때리면 리와인드로 복구 가능한 구간을 지나 버리게 된다. 리와인드 가능한 시간을 세배 정도는 더 늘려줘도 괜찮지 않나 하는 느낌이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친구들을 대부분 살릴 수 있고(못 살리는 친구도 있다) 저택의 비밀을 파헤칠 수도 있으며, 그저 탈출만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한번 플레이에 1~2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모든 엔딩을 보려면(즉,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에는) 10~20시간은 투자해야할 것 같다. 한편의 영화 속에서 저택과 괴물의 정체도 파악하고 친구들도 구하고 탈출하는 것을 여러번 플레이하며 조각을 맞춰가도록 구성한 게임이다.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효율적으로 탈출, 구출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템 랜덤 배치 때문에 알고 해도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름만 알고 플레이한 경험이 없는 게이머가 많을 텐데, 이 참에 전설로 남은 호러게임의 고전을 직접 플레이해 보면 될 것 같다. 한 장르의 출발점, 호러 영화를 게임으로 구현하려 했던 전설적 개발자들의 도전의 결과물을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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