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달 28일, 자사의 ‘헤일로’ 프랜차이즈의 신작 ‘헤일로 : 캠페인 이볼브드’를 전세계 동시 출시했다.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게이밍 라인업의 한 축으로 성장한 ‘헤일로’ 시리즈의 시작점인 ‘헤일로: 전쟁의 서막’을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큰 관심을 모은 이번 신작은 리마스터작품인 ‘헤일로: 전쟁의 서막 애니버서리’와는 다르게 언리얼 엔진 5를 통해 완전히 새롭게 구성한 연출, 추가 미션, 신규 유닛의 추가 소식이 알려지며 원작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게임포커스는 헤일로 시리즈 출시 25주년 기념 버전으로 새롭게 개발된 ‘헤일로 : 캠페인 이볼브드(이하 헤일로)’를 플레이 해 보았다.
우려보다는 재미있었고, 또 3부작에 대한 작은 기대도 갖게 된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
게임의 출시 전부터 기자들을 포함해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헤일로 신작에 대해 많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수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내부 스튜디오의 어수선한 분위기, 또 이제는 경쟁사로 자리를 옮긴 ‘헤일로: 전쟁의 서막’을 개발한 번지 특유의 느낌을 헤일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의 히로인(?) 코타나도 언리얼 성형 외과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부분이 변경되고 업그레이드 되었다. 언리얼 엔진으로 바뀌면서 생겨나는 극적인 그래픽 퀄리티의 향상, 또 연결고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헤일로 초기 작품과 후기 작품의 연관성을 고려한 장면과 대사의 수정 등 원작 팬들을 위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키예스 함장이 초반에 권총을 치프에게 건네는 씬이다. 오리지널 헤일로에서는 “장전은 해 두지 않았네, 탄약은 직접 확보하도록 하게”라고 권총을 건네며 튜토리얼 무기 지급 정도의 느낌으로 넘어갔던 대사가 “상황이 잘 풀리면, 지상에서 합류하세. 아니라면 이걸 딸아이한테 전해줘”라면서 UNSC의 각인이 새겨진 권총을 치프에게 건네는 장면으로 바뀌게 됐다.
이 때만 해도 키예스 함장은 자식이 없었다
후속작과의 연계를 위한 세심한 변경점이 눈에 띄었다, 스포일러를 할 수 없지만 이번 작품에서 저 권총은 사용된다
이는 후속작에서 중요한 역을 하는 딸 미란다 키예스를 암시하는 것으로 원착 출시 당시 없었고 후속작에서 추가된 설정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게 하기 위한 옳게 된 리메이크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M6 권총이 아닌 일종의 제식용 권총을 준 점 또한 차기작에서의 미묘한 변화를 암시하는 복선이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기대와 추측이야 말로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되는 만큼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존슨의 “뭘 기대하지? 언제까지고 꿀 빨 수 있을 줄 알았나?”와 같은 요즘 세대에 잘 맞는 대사의 일부 변경은 국내 로컬라이징에도 새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을 십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이 아니지만 몇몇 챕터의 특정 시퀀스가 수정돼 다른 게임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 스포일러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지만 새롭게 추가된 보너스 캠페인을 통해 시리즈 간 스토리 공백을 메우고 동시에 마스터 치프와 ‘전우’ 존슨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연출 등은 원작의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여러모로 치프 못지 않게 존재감이 높은 존슨 형님
여기에 전설 난이도로 클리어 할 경우 비밀 엔딩에서 존슨이 20년전의 자신의 전투 장면을 타블렛으로 보면서 “후속편에서 보자(See you in the sequel!)"는 대사를 하게 되는데 거의 확실하게 3부작을 염두에 두고 만들고 있다는 암시를 게임 곳곳에서 보여주는 점 등은 팬들이라면 충분히 흥분되고 설렐만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전투 부분에 있어서는 난이도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어려워졌다. 요즘 상당수의 슈팅 게임들이 1대 다수를 상대로 화려한 스킬과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유저의 총격을 피하고 대사를 통해 유저들을 기만하며 엘리트 몬스터의 강력한 공격력은 흡사 소울 시리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리 몸으로 변해버린 마스터 치프와 함께 하게 된다.
1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팔꿈치다
특히 코옵 플레이가 아니라면 영웅 난이도 이상부터는 적의 엘리트 코버넌트를 상대로 상당한 재시작을 감내해야 되며 나의 플레이 방식에 따라 적들 역시 대응이 조금씩 바뀌므로 적당한(?)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특히 코버넌트 비행선 잠입미션에서 등장하는 ‘헌터’들은 마스터치프를 아주 가녀린 에겐남으로 만들어놓는 녀석이고 미션 내내 재시작 트리거로 작동하게 만드는 불합리함 담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만큼 도전적인 슈팅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도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영웅 이상 난이도에서는 탈 것도, 사람도 개복치가 된다
이 둘을 만나면 스트레스부터 관리하자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배경과 디자인 에셋은 활용할 여지를 조금 더 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헤일로가 지금에 와서도 훌륭한 평가를 받는 게임이지만 25년의 세월을 극복하긴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요소를 치밀하게 활용하는 현대적 FPS게임들과는 달리 텅 비고 공허한 맵, 다소 투박한 전투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보다 다양한 화기의 추가는 아쉽다. 물론 그러한 맛 조차도 리메이크만의 묘미가 아니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원작의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의 다양한 코버넌트 요리기구(?)의 추가는 새롭게 헤일로 시리즈를 즐겨볼 많은 새로운 유저층에게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시간이 흘러도 명작은 명작, 둠가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노비스’ 마스터 치프의 여정을 보고 싶다면 강추
2001년 이 헤일로 링을 보면서 많은 감상에 잠겼었는데...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XBOX 쇼케이스를 통해 관련 정보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원작 출시와 함께 엑스박스로 친척 동생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플레이 했던 추억을 가진 기자는 감회가 남달랐다. 헤일로 시리즈는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꾸준히 즐겨왔고 지금에 와서는 시리즈 첫 작품의 게임의 내용을 구석구석 디테일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당시 게임 잡지에 원고를 제출하던 필자의 입장으로, 이제는 기자의 위치에서 다시 한 번 게임을 즐기게 됐으니 강산이 두 번 바뀌는 20년이 훌쩍 지난 시간만큼이나 헤일로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강할 것 같지만 코버넌트 무리 앞에서 칼로 그으면 저승행 특급 예약이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여기가 이랬었나?” 싶은 구간이 있다가도 또 “맞어 여기가 이랬었지”로 맞장구 치며 게임플레이에 집중하게 됐고 어느덧 취침시간을 훌쩍 넘기며 새벽이 되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헤일로가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재미, 국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히트에 성공한 저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개선됐다는 점이 체감됐다.
치프도 25년 전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둠가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주급 깡패가 될 것이라곤..
물론 엄격하고 진지하게 ‘원작’의 감성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헤일로는 번지 스튜디오 특유의 분위기와 연출이 많이 희석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뒤로 하면서도 프렌차이즈의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운 첫 작품이자 요 몇 년 사이 가장 잘 만들어진 리메이크 작품 중 하나라는 점에서 헤일로 : 캠페인 이볼브드는 꼭 즐겨봐야 될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탈 것을 극한으로 저주하게 되는 그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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