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에서 인디게임 발굴, 투자, 퍼블리싱 업무를 담당하던 홍지철 본부장과 김혁진 인디투자실장이 네오위즈를 떠나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셔를 차렸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올 것이 왔구나' 였다.
몇몇 게임사가 기웃거리다 잘 모르는 시장이라서, MMORPG를 서비스하듯 단기간에 큰 성과가 나오는 분야가 아니라서 등 각자의 이유로 떠나간 인디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그나마 제대로 하고있던 곳이 네오위즈였다. 국내에 몇 안되는 인디게임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시야와 관계를 쌓아올린 전문가들이 모였던 조직.
하지만 상장사이자 덩치가 큰 조직인 네오위즈에서는 유망한 인디게임을 발굴했더라도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퍼블리싱이나 투자로 나아가긴 쉽지 않았다. 몇몇 타이틀을 확보하는 사이 눈여겨 본 타이틀이 다르 퍼블리셔, 주로 해외 퍼블리셔에게 가는 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주 열린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 출품된 게임 중에는 레드브릭하우스를 설립한 홍지철, 김혁진 공동대표가 네오위즈 시절 눈여겨 봤지만 해외 퍼블리셔의 품에 안긴 게임이 다수 출품됐다. 그것이 두 공동대표가 네오위즈를 떠나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을 것이다.
레드브릭하우스 김혁진(왼쪽), 홍지철 공동대표
홍지철, 김혁진 공동대표를 만나 독립 이유와 비전, 어떤 게임을 원하고 어떤 인재를 채용하기를 바라는가 등에 대해 두루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네오위즈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두 사람의 독립이 이뤄졌기에 네오위즈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네오위즈 건물에 사무실을 얻었다는 소식이 들렸기에 네오위즈와 어떤 관계인지도 궁금했다.
홍지철 , 김혁진 공동대표와 나눈 대화를 옮겨 본다.
네오위즈에서 독립했지만 관계 원만, 인디게임 개발팀이 계속해서 게임을 출시할 기반 되어주고파
이혁진 기자: 먼저 네오위즈를 떠나 창업으로 나아가게 된 이유를 듣고 싶다. 독립한 뒤에도 네오위즈 건물에 입주해 있던데...
홍지철 대표: 네오위즈와의 관계는 지금도 좋고 정보교류도 계속 하고 있다. 네오위즈 임원분들과의 관계는 더할 나위없이 좋고, 사실 매일 커피도 같이 마시고 있다.
이기원 대표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고, 부족한 것은 없느냐, 지원을 어떻게 해 줄까 물어주기도 하셨고. 농담반진담반으로 네오위즈 게임을 우리가 퍼블리싱할테니 달라고, 김혁진 대표가 계약해 둔 게임들을 내달라고도 했는데 그건 절대 안 들어주시더라.(웃음)
아무튼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다. 고민도 같이 하고 교류도 게속 하고 있다. 나왔다고 손을 딱 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도와드리려 한다. 게임을 찾다가 저희는 인디게임 위주로 하니까 사이즈가 크거나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기에 적합하다 싶은 게임은 네오위즈에 추천도 하고 있다.
나와서 우리만의 울타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창업한 것이 아니다. 네오위즈는 물론 투자해 주신 위메이드맥스 등 큰 회사들의 도움도 필요하고 VC의 도움도 필요하다. 한두 게임 가지고 승부를 보겠다는 개발사 마인드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판을 키우고 넓혀 나가려 한다. 이 업계에서 같이 하는 분들과 적이라고 생각하지 없고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잘 지내고 있다.
김혁진 대표: 나오게 된 계기도 네오위즈라는 틀 안에서 우리나라 인디게임을 다 품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AA 타이틀이나 인디게임이나 퍼블리싱하는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인디게임을 작게 여러개 퍼블리싱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들을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잘 되지 않는다.
게임의 규모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와 조직이 있을 텐데, 네오위즈의 틀은 AA 규모에 맞춰져 있는 상태이고, 그것을 비틀어서 인디게임을 했던 것에 가깝다. 그럭저럭 잘 해 왔다고 보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인디게임 시장에 네오위즈같은 회사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창업에 나서게 됐다.
홍지철 대표: 실무적으로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가장 큰 창업동기인 것 같다. 아무래도 큰 회사는 의사결정이 오래 걸리고 밟아야 하는 절차도 길고 이해관계도 너무많으니까.
나올 때 '왜 나가느냐', '나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냐'고... 네오위즈 임원 여러분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많이 만류하고 물어보시던데, 제가 딱 한마디 하니 못 잡더라. '내 맘대로 하려고 그럽니다' 라는 말이었다. 날것이긴 한데, 솔직한 표현이었다. 그래 니 맘대로 해 봐라 하고 보내주시더라.
배태근 대표님은 좋은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더라. 업계에서 어디 출신 하면 고유의 문화들이 있는데, 어디는 서로 돕고 가족같이 지내는가 하면 어떤 회사는 나가면 반목하고 공겨하기도 한다. 네오위즈는 끈끈한 회사고 안 그러면 좋겠다는 것이다.
저같은 경우 너무 많은 혜택을 받아왔고 네오위즈에 13년 동안 다니며 투자사업본부장까지 했다.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회사이다. 그런데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배태근 대표가 먼저 공간 사용에 대한 제안을 해 주셔서 굉장히 고맙더라. 그래서 아주 기꺼이 남게 됐다. 일단 1년 계약인데 사무실을 아주 깨끗하게 쓰고 있다.(웃음)
나와 보니 어떤가, 생각했던 대로 되고 있다고 보나
홍지철 대표: 맘대로는 못하지만 맘대로 하고있는 상태라고 해야 할까. 인터뷰를 나가야 한다고 하면 '그러죠' 하고 바로 나오고, 임원이건 대표건, 관계자건 코스프레를 해야한다고 하면 '그러죠' 하고 바로 한다.
그런 것을 결정하는 시간에 저희는 이미 만들고 있다. 남들보다 빠를 수 밖에 없죠. 제가 원하던 것이 이런 부분이다. 김혁진 대표가 어제 들어와 게임 하나를 가져왔다며 아 이런 부분이 별로고, 이건 아쉽고 이러며 투덜투덜 플레이하는 것을 봤는데 다음날 아침에 그 게임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제안하려고 한다'는 메일을 보내온다. 하루만에... 그런 것이 장점이고 저희가 하려던 것, 하고 싶던 것이 아닐까 한다.
김혁진 대표: 큰 조직은 안 맞다고 본 것이, 큰 조직은 효율성을 추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디는 효율이 아니고 효과라고 보고, 그 차이가 컸던 것 같다. 회사의 큰 전략은 짜지만 브랜딩 매니저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며 매일의 업무가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실무 의사결정에서 제가 빠져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큰 전략, 회사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고 있나
김혁진 대표: 회사의 비전, 목표는 모두를 위한 회사보다는 우리와 사업 파트너십을 맺으면 그 회사가 계속해서 게임을 출시할 기반이 되겠다는 부분이 것 같다. 우리 인디씬을 보면 잘 되어도 원히트 원더가 많고, 그렇게 하나라도 잘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보면 기회가 왔는데 의사결정을 못해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의사결정은 경험, 인사이트라 봐서 그런 측면에서 계속 같이 개발, 서비스하는 파트너로 존재하고 싶다.
홍지철 대표: 사업적인 측면에서 해외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셔들이 한국에 계속 들어와 좋은 게임들을 가져가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는 저런 회사가 없나 하는 고민이 있었다. 네오위즈가 그 역할을 일부 하고 있지만 해외에는 거기에 포커싱된 꽤 잘하는 회사들이 있더라.
우리나라에는 왜 없지,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다 경험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업을 우리나라에서 사업적인 접근으로 경험해 본 사람들이 지극히 적구나, 그래서 없을 수 밖에 없었구나,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겠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인디게임 퍼블리싱은 어떤 나라에도 필요하니까 존재하는 업인데 한국에 없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국내 게임사들의 스팀 인디게임 역사가 짧고 경험이 적은데 우리까지 안 하면 더 힘들어지지 않겠나. 사업적인 관점에서는 그렇게 접근했다.
개별 프로젝트보다 개발팀에 초점, 해외 퍼블리셔가 채우지 못하는 부분 채울 자신 있어
BIC 2026에 부스를 낸 일본 토에이 게임즈는 신생 퍼블리셔인데, 초기 라인업에 한국 게임 'KILLA'가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끌더라. 일찍부터 주목받은 프로젝트 아닌가
김혁진 대표: 맞다. 오랫동안 관심있게 지켜본 게임인데 국내에서 하는 데가 없으니 해외 퍼블리셔에게 가 버렸다.
홍지철 대표: 디볼버도 한국게임을 찾고 있고, 중국에서도 한국 인디게임 발굴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의 큰 회사들은 경험이 모바일, AAA에 집중돼 있다 보니 그들의 경험이 인디까지 내려오는데 큰 허들이 있다. 단기간 내에 그런 부분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주 잘하는 한국 개발팀들은 해외 퍼블리셔와 함께하고 해외 퍼블리셔의 선택을 못 받은 게임만 국내 퍼블리셔가 하는 흐름이 될 수도 있는데,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았다. 해외 퍼블리셔의 선택을 받더라도 커뮤니케이션 과정, 업무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이 많을 것이고, 그들이 접근하는 방식과 우리 상황은 많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한국 인디게임 개발사들에 특화된 방식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순수하게 서로 마음을 열고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특화된 방식이란 어떤 것을 가리키나
김혁진 대표: 해외 퍼블리셔들이 접근할 때에는 개별 프로젝트만 보고 그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만 본다. 우리는 거기에서 개발팀을 보는 차이이다. 그 개발팀의 차기작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수익성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해외 퍼블리셔들의 계약 중에 조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들이 꽤 있곤 한다. 그런 계약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도 있다.
해외 기업들과 일해보면 나는 급해 죽겠는데 여름에 한달 동안 회신이 안 오기도 한다. 업무 시간도 다르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시간 손실이 퍼블리셔의 네임밸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홍지철 대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겪은 부분 아닌가. 큰 회사와 계약한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시간과 교류, 공감대가 필요한데 해외 파트너와 공감대를 이룰 정도로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다. 그 장벽이라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김혁진 대표: 덩치가 큰 회사에는 소싱 담당, 계약 담당, 서비스 담당이 따로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저희는 브랜딩 매니저를 중심으로 회사를 세팅하고 있고, 브랜딩 매니저는 각 게임의 최전방에서 유저, 커뮤니티,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담당하는 실무자이다.
제가 혼자 소싱해 와서 실무는 알아서 하라고 넘기는 구조가 아니라, 다 같이 일하고 다 같이 투입이 된다. BIC에 출품한 '보이드 다이버' 부스에도 개발사부터 저희 회사까지 총출동해서 나가 일을 했다. 다 같이 움직이는 구조이다 보니 '나는 계약을 했으니 이제 실무자가 하겠지'가 아니라 실무를 겸해 디테일한 측면에서 개발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해외 퍼블리셔가 글로벌 마케팅, 홍보 등에서는 강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할 것이다. 레드브릭하우스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김혁진 대표: 해외, 현지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분들이 브랜딩 매니저로 합류해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있다.
저희 브랜딩 매니저가 '보이드 다이버'를 예로 들면, '보이드 다이버'의 브랜등 매니저가 되려면 익스트랙션 장르르 오래 즐겨야 하고 타깃 지역에 따라 인생 백그라운드가 어느 지역인지도 중요하다. '보이드 다이버' 일본 지역 담당은 한국분이지만 일본에서 20년 이상 살고 일본회사에서 근무하던 분이 합류했다. 글로벌은 맨파워인데 맨파워 측면에서는 전세계로 뻗어나갈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고, 리전별 파트너, 현지 PR 에이전시 등은 네오위즈 시절부터 네트워킹이 되어 있다. 네오위즈 중국사업 담당이 레드브릭하우스의 사업이사로 합류해 중국 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네오위즈 시절 지켜봤지만 계약하지 못한 게임들이 많을 것 같다. 김혁진 대표가 인디게임 개발사들을 두루 만나 조언도 많이 한 것으로 아는데...
김혁진 대표: 의사결정이 빠르지 않아 505, 디볼버, 토에이 등등에 빼앗긴 게임이 너무 많다. 많은 타이틀을 가져가려 하고, 한계도 정해놓지 않을 생각이다..
홍지철 대표: 그런 과정을 지켜보다 뛰쳐나온 면도 있다. 우리랑 했어야 하는데 저기로 가버리다니... 같이 억울한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김혁진 대표: 말씀대로 네오위즈 시절에는 순수하게 개발사들을 도우려 다니며 조언도 많이 해드렸다. 네오위즈 시절에는 계약까지 가지 못해도 서운한 느낌은 없었는데 이제는 우리와 하지 않으면 서운한 느낌은 생긴 것 같다.(웃음)
네오위즈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개발사들에게 계약을 하건 안 하건 관련 노하우는 다 드리고 있다는 점이다. 소화하고 수행할 수 있느냐는 개발사의 몫이지만 말이다. 알려준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레드브릭하우스가 원하는 게임은 '강점이 명확한 게임'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질문이다. 회사 이름은 왜 레드브릭하우스로 정했나
홍지철 대표: 원래는 네오위즈 건물을 나가려 했다. 그래서 건물을 보러 다녔는데, 맘에 드는 곳이 다 빨간 벽돌 건물이더라. 원래 빨간 벽돌 건물을 좋아했기도 하고. 그러던 와중에 마음에 든 곳이 있었는데, 10명 정도밖에 입주할 수 없는 좁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힘들겠다 했는데 김혁진 대표가 공간이 부족하면 테라스에 텐트를 치고 거기서 일하겠다고 하더라. 바람 불면 다 날아간다고 하고 생각해 보니 늑대가 바람을 불어도 벽돌로 지은 집은 날아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혁진 대표: 그렇게 시작했고, 벽돌을 쌓는다는 감성이 저한테도 크게 와닿아서 확정이 됐다. 개발사들과 신뢰도 한단계씩 쌓아야 하고 서비스도 벽돌을 한장씩 쌓듯 유저들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홍지철 대표: 회사도 한단계씩 성장해야 하고.
김혁진 대표: 벽돌 하나하나를 소중히 하는 회사로 가자는 이야기를 했다. 사무실에 벽돌도 갖다 놨다.(웃음)
창업하자마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홍지철 대표: 시장의 흐름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일하는 입장에서 배고픔, 간절함이 있었는데, 투자자들은 오히려 게임업계 자체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게임업계 방향에 대해서 불투명하고 난감해 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 회사를 처음 소개하면 호감을 가지는데 5분도 안걸리더라. 이거 뭐지? 뭔가 새로운 방향일 수 있겠다는 식으로.
우리가 작은 회사를 주로 발굴하게 될 텐데 투자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엑싯을 생각하지 않으면 힘들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게임을 발굴하기 위해 투자한 분들이다. 그분들은 실제로 인디게임을 발굴해 투자도 해 보면서 느꼈던 문제점과 고민들이 각자 다 있었는데, 어찌 보면 레드브릭하우스의 설립이 같이 고민하는 해법으로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
창업하고 개발사들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을 것 같다
김혁진 대표: 연락을 먼저 많이 주시더라. 말씀을 못 드린 곳도 많은데 다 알고 연락이 오고 있다.
레드브릭하우스가 바라는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
김혁진 대표: 장점, 재미가 명확한 게임을 바란다. 보통은 여기에서 이 부분을 가져오고 저기에서 이것을 가져와 버무리면 재미있겠다 라는 판단을 많이 하게 되는데, 우리가 가장 피하는 것이 바로 그런 요소이다.
버무리더라도 자기만의 맛이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이 빠져있는 팀에게는 명확하게 말씀드린다. 이 시장과 이 시장의 합집합을 노리고 계시겠지만 실제로는 교집합보다 더 적은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늘 말씀드린다. 친한 대표님에게는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강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홍지철 대표: 어떤 게임을 평가할 때 평가위원들을 보면 그 장르를 잘 아는 사람도 있지만 그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섞여서 점수가 매겨진 결과와 그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 한명이 플레이해 보고 '이것은 재미있다'고 하는 것 중 과연 어느 쪽이 맞을까... 저희는 오히려 한명이 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저희에게 '어떤 게임을 픽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재미있는 것, 엣지있는 것, 장점과 재미가 명확한 것. 맞는 이야기이다. 거기 더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부족한 가운데에서 재미가 있다면 '이 게임은 완성되면 더 큰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분명 잘 짜여진 게임인데 재미없는 경우가 있다. 웰메이드인데 손이 가지 않고 재미없는... 우리는 굉장히 작고 명확한 재미를 찾는 편이다.
김혁진 대표: 욕하면서 계속 하는 게임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이거 왜 이래?' 하면서 계속 하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 중요한 것 같다.
장르적인 선호가 있을까, 공개된 것은 로그라이크 계열이 눈에 띄는 것 같다
김혁진 대표: 개인적으로는 전략게임을 좋아한다. 피지컬을 요구하는 게임은 에이징커브 이슈로 잘 못한다. 제 버릇이, 플레이하다 재미있으면 다음날 다시 해보고 왜 재미있는지를 복기한다. 그러면 굉장히 명확하게 설명될 때가 있다. 그러면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특정 장르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 개발사들이 로그라이크를 많이 하다보니 괜찮은 타이틀도 거기에서 나올 확률이 높았던 것 같다.
홍지철 대표: 작은 팀이 그 장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김혁진 대표: 로그라이크라는 장르가 '로그라이크는 이 맛이야'라고 하기에는 그 안에서 다양한 맛이 있는 장르인 것 같다.
홍지철 대표: 아직 말씀 드릴 수 없는 딜 중에는 다른 장르도 많이 있다.
김혁진 대표: 정통 RPG나 텍스트 RPG, 내러티브 어드벤쳐도 있다.
홍지철 대표: 이야기중인 타이틀이 아주 많다.
프로젝트보다 개발팀을 본다고 했는데, 좋은 개발팀은 어떤 개발팀이라 보나
김혁진 대표: 꾸준히 오래, 근성있고 미쳐있는 사람들이 모인 개발팀이다. 누구나 게임을 개발하며 잠깐 미칠 수 있는데, 그런 광증이 게임이 나올 때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가 핵심인 것 같다.
지금까지 성공한 팀은 적어도 팀 전체가 아니더라도 대표, 리더는 그런 광증이 지속된 팀인 것 같다. 대표적인 예가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이다. 항상 미쳐있고 '저렇게까지 해야해?' 라는 소리를 듣지만, 그렇게까지 해도 안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팀의 규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혁진 대표: 팀의 규모가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건 부푼 꿈을 갖고 시작한다. 미쳐있는 상태가 꺼지고 자본이 떨어져도 근성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면 개발 규모가 100명이건 200명이건 인디라고 본다. 물론 사람이 많아지면 와해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인디 씬에서 '니가 어떻게 인디냐'는 이야기를 자주 보게 되지만, 대학생 두명이 시작한 리자드 스무디(셰이프 오브 드림)은 100억 매출을 올렸는데 이제는 회사 규모가 작아도 인디는 아닌 것인가? 원더포션은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인디가 아닌가? '할로우 나이트'는 인디게임인가, 아닌가....
홍지철 대표: 그런 것에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오히려 저희 경험이 필요하다면 상장사 게임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상장사가 사내 소규모 게임을 직접 하기 힘들고 우리가 필요하다면, 서로에게 맞는 조건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김혁진 대표: 서구권 AAA 스튜디오들은 인디게임이 하는 유저 커뮤니케이션을 배워 실행하고 있다. 아시아 AAA 스튜디오는 학습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기회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홍지철 대표: 인디의 정확한 개념보다는 작은 게임, 작은 팀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1인개발자의 게임도 좋고 규모가 큰 게임도 좋다.
40대 인디 개발팀 성공사례 만들고파, 업무 경험보다 게임 경험과 열정이 채용 조건
이민정 이사도 합류해서 중국시장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홍지철 대표: 중국 시장이 쉽지는 않다.
김혁진 대표: 요즘은 중국에서 게임을 너무 잘만든다. 단순히 중국 시장이 경쟁우위에 있다기보다 스팀 전체를 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축이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 유저들 특성은 자기가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가는 것이라면 중국은 함께 몰려서 들어온다는 차이가 있다. 스팀 알고리즘을 생각하면 중국에서 제대로 알려져야 알고리즘도 탈 수 있는 것이라 중국시장은 반드시 공들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홍지철 대표: 시작은 당연히 세일즈에서 중국 매출 극대화를 목표로 할 것이다. 소싱하는 곳으로서의 중국은 좀 더 연구해야 할 것 같지만 판매처 중국은 너무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에서는 스팀보다 자체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는데 우리가 거기에 직접 들어가지는 못한다. 현지 파트너와 협업해야 하는데 현지 파트너 컨트롤 면에서 이민정 이사가 전문가니까 유리한 점을 갖고 가는 것은 맞다.
준비된 라인업은 몇개 정도인가
김혁진 대표: 현재 계약한 게임은 4개이고 다음주에 하나 더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올해 안에 최소 8개 정도는 가져가려 한다. 이미 계약되어 BIC에서 선보인 것들만 해도 바이킹 신화의 신들이 샷건에 깃들어 바이킹이 샷건으로 전투를 벌이는 로그라이크 슈팅 장르 게임에 연세대 2학년 학생 혼자 만든 게임 '오비탈 서바이벌', 이 게임은 우주선 안에서 콕핏 플레이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여기에 '쟃빛의 오즈'도 있는데 이 작품은 로그라이크 RPG로 아트가 독특하다. 메트로배니아는 아니고 보다 대중적 로그라이크 액션 RPG를 지향하는 타이틀로, '크리티카' 개발 멤버들이 만들고 있는 타이틀이다. 긴 설득 끝에 계약하게 됐다. 아직 스팀에 데모가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위시리스트가 3만 정도 모였다. 내년에 출시 가능할 것이라 본다. 그 외에 후보작도 몇개 더 준비중이다.
홍지철 대표: '쟃빛의 오즈'는 10년차 이상의 개발자들이 도전하는 타이틀이다. 인디씬이 프로 개발자보다는 학생, 젊은 개발자 중심의 판이었는데 거기에 프로들이 도전장을 내는 타이틀이다 40대 이상 개발자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싶고, 경험을 가진 분들이 인디게임 시장에 들어와 성공하면 좋겠다.
김혁진 대표: '쟃빛의 오즈' 팀도 광기의 팀이다. 개발자들이 모두 가족이 있고 애가 셋인 분도 있더라. 그분들이 퇴사해 7~8개월을 무급으로 버티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을 보고 같이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계약까지 가게 됐다.
홍지철 대표 말대로 인디씬에서 40대 개발자들의 팀이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 같아 우리가 만들어 보고 싶다.
홍지철 대표: 그렇게 도전하는 사례도 있고, 대학생 팀들도 꾸준히 보고 있다. 요즘은 취업이 안되는 시대 아닌가. 교수님들과 창업 논의도 하고 있다. 취업으로 풀다가는 학생들 젊을 때 기회를 다 놓치고 더 수렁으로 빠질 수도 있다. 창업이 솔루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 도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게임학과 교수님들 역시 우리같은 파트너가 필요하다. 무작정 창업을 권유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몇몇 대학 교수님들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는 상태이다.
한해에 타이틀을 몇개나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보나
김혁진 대표: 저는 모든 프로젝트에 다 관여하고 있어서 겪어봐야 알 것 같지만 가능한 한, 정신적 한계까지 달려가 보려 한다.
홍지철 대표: 지금은 계획잡고 우리 회사는 몇개 하려고요 같은 그런 것은 없다. 목표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하려고 나온 것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할 것이고 올해부터 제일 많이 할 것이도. 내년에도 가장 많이 할 생각이다.
김혁진: 많이 한다고 소홀히 할 생각은 없고, 많이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우리 레드브릭하우스 구성원들이 내 일이라서가 아니라 이게 너무 좋으니까 라는 마음으로 해야한다 생각한다. 내가 그 게임을 아무리 좋아해도 우리 구성원 중 그 게임에 빠져들 사람이 없으면 계약을 못 한다. 내가 전부 다 챙기면 가져갈 수 있겠지만... 좋아서 하면 한계가 더 확장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게임을 좋아해야 입사 가능할 것 같다. 어떤 인재를 원하나
김혁진 대표: 현재 직원이 7명인데 우리는 경력을 안 본다.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보다 스팀 리플레이 링크를 달라고 해서 이력서를 보기 전에 게임 경험부터 보고 그 다음에 이력서를 본다.
그 다음에는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를 본다. 우리가 원하는 재능, 경험은 취미로라도 디스코드 운영 경험이 있는가, 레딧에서 네임드 유저로 활동했다거나, 구독자는 많지 않아도 유튜브나 틱톡 스트리밍을 해 봤는가, 드로잉, 이미지 편집, 영상편집을 잘 하거나 등등이다. 한 사람이 다 갖출 수는 없지만,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사람이 모이기를 바란다.
여기에 뭔가 게임 하나에 빠져봤어야 하고, 어떤 언어라도 좋으니 모국어 외에 언어를 하나 구사하는 것도 필수조건이다. 아주 많은 게임을 얕게 많이 플레이해 봤거나, 또는 하나의 게임에 500시간 이상 빠져봤다거나... 둘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함께할 수 없을 것 같다.
실무는 네오위즈에서 합류한 멤버들이 잘 하고 가르쳐줄 수 있다. 하지만 게임 경험과 애정은 가르침의 영역이 아니니까 갖추고 와야 한다.
일단 스팀 플랫폼에 한정해 시작하는 것 같은데, 확장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김혁진 대표: 게임마다 다른데, 스팀에 한정짓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멀티 플랫폼이 유리한 타이틀은 모든 플랫폼에 동시에 오픈할 생각도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한 장르 게임도 있다.
홍지철 대표: 모바일은 중국 파트너들과 꽤 깊게 논의하고 있다.
김혁진 대표: 스팀, 콘솔 성공 후 모바일로 가는 것이다.
홍지철 대표: 시작하며 스팀으로 사업모델을 가져가고 있지만 모바일을 완전히 빼고 가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에서의 기회는 모바일게임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파트너를 통해 기존 게임을 모바일로 다시 개발해 글로벌 서비스하는 방향이다.
김혁진 대표: 콘솔은 개발팀 니즈가 반영되어야 한다. 콘솔도 같이 가자고 제안할 수도 있고, 개발팀이 콘솔은 따로 해볼래요 하면 그러라고 하고 스팀만 가져가기도 한다. 우리가 잘 하면 오게 돼 있다. 준비중인 라인업 중 텍스트 RPG는 스위치로 동시에 낼 생각을 하고 있다. 개발사가 역량이 있으면 같이 준비를 하게 하고 아니면 포팅 외주기업과 협력할 수도 있다.
스위치 포팅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움을 겪는 개발사를 많이 봤다
김혁진 대표: 스위치가 포팅을 해본 경험이 없는 분들이 하면 난이도가 꽤 높다.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다고 해서 맡겨 보면 대개 일정이 박살난다.
라인업이 늘면 해외 게임쇼 참가도 염두에 두고 있나
김혁진 대표: 공개 가능한 시점에 최대한 공개할 생각이다. 이미 올해 도쿄게임쇼도 나가기로 했고, 내년 1월 타이페이게임쇼도 부스를 내려 한다.
비용이 꽤 들 것 같은데...
홍지철 대표: 도전하는 입장에서 한계를 스스로 부여하고 우리는 작으니까 이렇게밖에 못 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파트너들이 만족해야 하는데, 그분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는 퍼블리셔가 될 것인가 고민중이다. 해외 게임쇼에 나가는 것은 굉장히 기본적인 사항으로, 우리 모습을 보고 많이 찾아와 주시면 같이 발전하는 것이니까 그런 부분에 아낄 생각은 없다.
개발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마무리하자
김혁진 대표: 저희는 계약하면 운명공동체라 생각하고 단순히 게임의 성공 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에 대한 컨설팅, 기업운영 컨설팅도 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해 드린다'고 정리해 말씀드리기 곤란한 것이, 투자가 필요하면 투자를 하고 사람을 뽑아야 하면 사람을 찾아드리고, 외주 업체도 구해드린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언제나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저희를 단순 퍼블리셔가 아니라 사업파트너로 봐주시기 바라는 것이다. 맞춤 서비스를 해 드리려 하지만 개발사가 원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 된다. 필요한 것을 요청해 주시기 바란다.
홍지철 대표: 투자본부에서 대부분 부족하지만 장점이 뚜렷한 회사들을 주로 봐 왔고 투자 철학도 그런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장점이 명확한 회사에 부족한 부분은 우리가 메우고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 온 사람들이다.
단지 게임으로만 국한되지 않고 쌓여있는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풀가동해서 도와드리겠다. 퍼블리셔와 게임 이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더 솔직하게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나올 수 있다. 그런 기회를 우리가 더 접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색깔이고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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