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가협회 생성형 AI 시대 창작자 저작권 보호 위한 'AI 학습과 창작자 권리 보호' 공청회 개최

등록일 2026년09월02일 17시16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만화가협회(회장 권혁주, 이하 협회)가 생성형 AI 시대 창작자 저작권 보호와 데이터 활용 기준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열고, 동의, 거부, 보상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과제를 모색했다.

 

협회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AI 학습과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창작자 단체가 주체가 되어 AI 학습 데이터 활용 문제를 다룬 국내 최초의 공청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공청회는 창작자 동의 없는 AI 학습의 법적 쟁점과 현행 저작권법의 한계를 검토하고, AI 학습 과정에서 창작자의 동의권, 거부권, 보상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이번 공청회가 열리게 된 배경에는 협회가 지난 5월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학습 활용 관련 작가 의향 조사’(응답 164명) 결과가 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7%가 현재 조건에서는 AI 학습 활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90.2%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AI 학습을 거부할 방법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반면 공식적인 옵트인 시스템이 마련될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1.1%에 달했다.

 

이를 두고 협회는 창작자들이 AI 기술 자체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하고 활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날 공청회에서는 법률 및 정책 전문가 3인의 발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서유경 법률사무소 아티스 변호사가 ‘현 정부의 AI 정책 핵심과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실효적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서 변호사는 “AI 학습 데이터 거래가 이미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논의의 초점을 적법성 공방에서 계약과 정산 체계 마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 허락 범위를 기록하는 ‘권리장부’와 대가의 흐름을 기록하는 ‘가치장부’를 함께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가장 디지털 친화적인 웹툰 분야부터 옵트인 데이터 거래 시범 사업을 시작해 달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다.

 

이어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글로벌 AI 저작권 소송을 통해 살펴보는 창작자 동의 및 보상의 원칙과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 변호사는 게티이미지, 디즈니 등 해외 저작권 소송 사례와 함께 최근 미국에서 저작권자 90% 이상이 동의한 약 2조 원 규모의 AI 기업 합의 사례(저작물 1건당 평균 약 400만 원)를 소개했다. 다만 음반사와 AI 기업 간 합의가 이루어져도 정작 개별 작곡가에 대한 분배 방식은 별도로 합의되지 않아 추가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사례를 들며, “창작자 단체 차원의 대응이 없으면 개별 창작자 몫이 누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성대훈 한국영상대학교 웹툰웹소설융복합계열 만화웹툰전공 교수가 ‘AI를 활용한 IP 융복합 사례’를 주제로 발제했다. 성 교수는 저작물 식별체계인 UCI 등록 절차에 AI 학습 동의 여부를 표시하는 절차를 반영하면 창작자의 사전 동의 구조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원화 캐릭터를 AI로 실사화해 여러 작품에 활용한 사례를 공개하며, 원화에 대한 기술적 보호조치(비가시성 워터마크 등)와 신탁단체 지정을 통한 정산 체계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이후에는 권혁주 회장을 좌장으로 이찬구 디지털미래연구소 소장, 백지연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박현성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과장, 이재민 만화문화연구소 소장, 신일숙 웹툰자율규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공정 이용을 넘어 공정한 보상 체계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저작권 신탁단체 지정 및 정산 시스템 마련, UCI를 둘러싼 과세와 동의 절차 정비 필요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문체부는 AI 학습 데이터 거래 표준계약서를 연내 마련하고, 권리 정보 유통 플랫폼을 웹툰과 웹소설 분야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다수의 창작자가 대기업과의 계약에서 AI 학습 동의 조항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용되고 있는 사례를 제기했으며, 온라인(줌)으로 참여한 회원들도 채팅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보탰다.

 

협회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창작자들의 AI 학습 데이터 활용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한편, 정부와 기업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정책 논의와 협의를 이어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창작자의 동의권, 거부권, 보상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입법 및 정책 과제를 도출하고, 향후 옵트인 기반 AI 학습 시스템과 창작자 보상형 라이선스 모델 등으로 논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권혁주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은 “만화가 10명 중 9명이 AI 학습을 거부할 방법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AI 정책이 산업 진흥에만 치우쳐 창작자 권리 보호를 형식적으로만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부가 창작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라고 내세우는 옵트아웃 제도는 인지도 제고와 접근성 있는 절차 마련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실질적 보호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협회는 창작자가 AI 활용 조건을 스스로 정할 수 있을 때까지, 오늘 나온 요구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법과 제도로 이어지도록 강도 높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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