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 BD 1권 표지 이미지
엔씨소프트가 자사의 대작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이하 블소)'의 일본 정식 서비스에 앞서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동명의 TV 애니메이션 블루레이 디스크(이하 BD) 1권의 일본 내 판매량이 362장으로 최종 집계되어,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日 오리콘 차트 애니메이션 BD 판매량 주간 집계에 따르면, 블소 애니메이션 BD는 지난 6월 25일 발매된 후 1주일 간 총 362장이 팔렸고 그 이후의 판매량은 극히 미비해 집계 대상 외로 취급, 추가 집계되지 않았다.
블소 애니메이션의 제작은 일본의 곤조(GONZO)가 맡았으며, 지난 4월 4일부터 일본 TBS와 한국 애니플러스에서 동시 방영해 총 13화로 종영됐다.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는 블소 애니메이션 제작 발표 때부터 작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블소 애니메이션의 제작사가 '간츠', '청의6호', '라스트 엑자일' 등 유명한 작품을 제작한 바 있는 '곤조'였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최근 작품들은 퀄리티가 한참 떨어져 '용두사미'의 대명사로 불렸고 또한 재정악화로 인해 회사 자체의 자금사정도 좋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애니메이션이 게임과는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작되는 것과 게임 콘셉트와는 맞지 않는 점 등 때문에 국내 블소 유저들과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내 방영 당시에도 애니메이션의 품질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며 '작화 붕괴' 지적을 받았고 또 대체로 9점 이상의 후한 점수가 주를 이루는 애니플러스 작품 평점에서 7.5점을 받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애니플러스 블소 페이지
일본에서 판매된 블소 애니메이션 BD·DVD는 이러한 TV 방영 당시의 단점들을 보완하고, 소비자들의 구미가 당길 만한 특전을 추가해 발매된 제품이다. 대부분 사전에 예약을 받으며, 이 때의 사전예약 수량이 사실상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블소 애니메이션 BD 1권에는 제작자 및 현지 게임 프로듀서, 성우 오디오 코멘터리와 성우 이벤트 응모권, 또 일본 블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성 전용 캐릭터 의상(토끼소녀) 등이 특전으로 포함되어 있었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했다. 특히, 블소 애니메이션과 함께 1분기에 발매된 다른 애니메이션 BD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너무나 처참한 성적이다.
2014년 봄 분기 방송 애니메이션BD 1권 판매량 랭킹(출처: http://www38.atwiki.jp/uri-archive/pages/180.html)
게임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는 일본의 TV애니메이션은 대개 원작의 광고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간혹 TV애니메이션이 좋은 퀄리티로 제작되어 원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의 역할은 원작의 광고이다.
그런 의미에서 블소 애니메이션은 실패한 작품이다. 일부 애니메이션을 보고 게임에 관심이 생겼다는 유저도 있지만 '애니메이션이 마음에 들어 게임을 해봤지만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너무 달라 게임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블소 애니메이션'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연계에 완전히 실패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엔씨소프트 기업 차원에서 애니메이션의 제작사로 곤조를 선정한 배경, 애니메이션 제작과정 등에 대한 반성은 물론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지난 7월 25일 블소 애니메이션 BD 2권이 발매됐지만 통상 2권 판매량이 1권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2권 판매량은 1권 판매량에 훨씬 못미쳐 최악의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