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각) 전 세계 IT 관계자 및 수 많은 애플 컨슈머들의 눈이 캘리포니아로 쏠렸다.
바로 세계 최고 IT 기업으로 거듭난 애플의 주주총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애플의 이번 주주총회가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바로 애플의 모든 것을 진두지휘했던 스티브 잡스의 부재때문이었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고 휴식에 들어간 것은 지난 달 17일. 그가 왜 병가를 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췌장암 재발 혹은 새로운 암 발병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가십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앙상해진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공개하며, 스티브잡스의 수명이 6주 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주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만찬에 스티브 잡스가 별 이상없이 참석하면서 시한부 생명설은 사그라 들었지만 여전히 스티브 잡스의 건강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애플의 주주 총회가 있기 전부터 일부 주주들은 스티브 잡스의 유고를 대비해 애플의 권력 승계 계획을 밝히라고 애플에 주장해 왔다.
애플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잡스의 몸 상태가 어떤지, 애플이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할 지 계획을 세워 밝혀야 한다”며, "잡스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잡스의 부재에 대비해 잡스의 후계자를 공개해 주주들의 불안감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 등 미국의 외신들에 따르면, 23일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애플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티브 잡스 후계자를 공개하라는 안건은 부결됐다. 애플측은 후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이를 공개할 경우 경쟁사가 후보자를 스카우트 해갈 수가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이 잡스의 후계자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주주들은 이번 주총을 통해 '잡스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였던 스티브 잡스는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잡스를 포함한 이사회 멤버 7명은 모두 재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