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하반기 기대신작 '수신학원 아르피엘(이하 아르피엘'이 지난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첫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엔진스튜디오가 개발한 이 게임은 동물을 형상화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학원 RPG로 각 캐릭터 별로 고유한 연관 동물 특성을 지닌 '수인화 시스템', 카드 기반의 스킬 편집 시스템, 개성있고 귀여운 캐릭터로 일찌감치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아온 타이틀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기본이 되는 전투 콘텐츠 외에도 하우징 시스템, '요리', '마도공학', '가구제작'과 같은 생활형 콘텐츠에서 최종 콘텐츠인 레이드까지 게임 전반에 걸친 대부분의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첫 테스트를 진행한 넥슨의 온라인게임 아르피엘은 어떠했을까요? 아르피엘을 플레이 한 솔직한 느낌을 적어봤습니다.
지루한 반복 플레이는 그만, 변화가 필요한 전투 콘텐츠
이번테스트에서는 마녀 '유아', 격투가 '카일', 마법사 '아이린' 등 3종의 캐릭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각각의 역할이 달랐던 만큼 전투 간 차별화된 플레이를 기대했는데요.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르피엘의 이번 테스트에서는 전투에 있어서 각 캐릭터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르피엘의 각 캐릭터는 카드를 기반으로 한 스킬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드 형태로 된 스킬 카드를 받고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스킬을 맞춰 나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레벨이 낮을 때는 주어지는 카드가 적다보니 스킬 선택의 자유도가 제한받게 됩니다. 이는 곧 초반 플레이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번 비공개테스트에서는 10레벨, 25레벨 40레벨에 한 번씩 새로운 스킬카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10레벨 이후로는 25레벨까지, 25레벨 이후로는 40레벨까지 별도의 추가 능력이나 스킬을 활용할 수 없었다는 것인데요. 게임이 지역을 생성하고 즐기는 일반적인 MORPG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능력을 받을 수 있는 특정 레벨구간 까지는 모두가 똑같은 스킬, 똑같은 전투패턴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게임의 모티브인 '수인'화는 그 특색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각성' 스킬 그 이상의 느낌을 느끼기 힘들었는데요. 동물의 힘을 빌린다는 컨셉을 좀 더 강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아르피엘의 전투를 즐겼던 대다수의 테스터들이 레벨업 구간에서 오는 반복적인 플레이를 상당히 지루하게 느꼈고 이로 인한 접근성에도 문제가 있었던 만큼 스킬에 변수를 주거나 캐릭터의 컨셉을 분명하게 하는 등과 같은 보다 다양한 변화가 반드시 필요해 보였습니다.
좋은 재료는 '가득', 그러나 활용도가 아쉬웠던 생활콘텐츠
대부분이 전투와 관련된 안전성 및 유저 데이터 수집 확보가 중심이 되는 일반적인 첫 테스트와는 달리 아르피엘의 이번 테스트에서는 생활 콘텐츠가 개방되어 공개 테스트와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생활형 콘텐츠는 '요리', '마도공학', '가구제작'으로 나뉘어져있으며 각각이 전투와 하우징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형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요리의 경우 전투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전투 필드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재료를 얻을 수 있었기에 많은 유저들이 중심적으로 파고든 콘텐츠였습니다.
콘텐츠의 형태는 흡사 모바일게임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얻으면 생활콘텐츠 메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데요. 제작을 하면 결과물을 바로바로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 SNG와 같이 일정시간을 기다려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일종의 유료 화페라고 할 수 있는 오브를 통해 즉시 완료를 할 수 있고 제작에 시간이 들어가지만 제작 메뉴 활성에 별도의 제약이 없는 만큼 큰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게임 내 시장경제가 맞춰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모바일 게임의 제작 시스템이 온라인 게임에서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하우징 콘텐츠의 경우 자신의 방을 꾸밀 수 있었던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이와 연계된 별도의 부가 콘텐츠가 연계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이미 하우징 시스템이 적용된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는 유저가 직접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 있지만 건물의 배치 수준에서 자유도가 제한된 아르피엘의 하우징 시스템은 조금 더 재미있게 꾸며질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진정한 재미는 만렙부터, 테스터 모두가 칭찬한 '레이드'
이번 테스트에서는 최고레벨 유저들을 위한 레이드를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레이드는 2가지로 하위 레이드인 부포펫과 상위 레이드인 스팅크 백작 레이드가 가능했습니다.
최고레벨 달성과 함께 즐겨볼 수 있는 마지막 콘텐츠였던 만큼 대다수의 테스터들이 상위 레이드인 스팅크 백작을 처치하기 위해 많은 도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위 레이드의 부포펫의 경우 팀의 화력과 패턴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면 약간의 도전으로도 충분히 클리어 가능할 정도로 쉬운 편에 속했습니다. 맛보기인 것이지요. 하지만 상위 레이드인 스팅크 백작의 경우 파티원 전원의 컨트롤이 요구 됩니다.
이제는 일반적인 콘텐츠가 되어버린 레이드지만 아르피엘의 레이드는 일반적인 장판피하기식 레이드에 아르피엘의 전투스타일이 가미된 공략을 요구합니다. 단순히 장비가 강하거나 혹은 피하기만 한다고 공략이 되지 않으며 패턴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요구됩니다.
레이드도 어찌되었던 반복적인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만큼 지루할 법 했었지만 노래를 부르는 보스의 특성상 도전 내내 들리는 오페라가 귀를 즐겁게 해 딱히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콘텐츠가 게임 후반부에만 집중된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게임을 포기하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최고레벨을 달성하기 전에 지루함을 이유로 떠나는 만큼 초보자들도 게임의 초반부부터 게임에 흥미를 갖고 즐길 수 있도록 보다 치밀한 레벨디자인이 필요해보입니다.
뼈대는 합격점, 아르피엘만의 독특한 '색(色)'을 원한다
4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진행된 이번테스트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게임이 상당히 완성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서문에서도 언급했듯 첫 테스트 간 유저 데이터 축적과 각 콘텐츠의 오류여부만을 확인하기 위해 상당히 제한적인 콘텐츠만 개방하는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의 테스트와는 달리 대부분의 콘텐츠를 개방해 유저들이 보다 많은 콘텐츠를 접해볼 수 있게 배려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배려에 유저들이 호응하는 것도 잠시, 게임을 하나씩 뜯어보면 아르피엘이라는 게임이 가져가야 될 독특한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미 기존에 섭렵했던 콘텐츠를 양념만 살짝 바꾸어 놓은 수준이었기 때문이었죠. 익숙한 것이 좋다고 하지만 새로운 것이 없는 익숙함이 유저들에게 환영 받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임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스토리텔링 역시 퀘스트이외의 구간에서 활용되지 않은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상당한 '덕력'이 느껴지는 개성강한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그러한 캐릭터들 저마다의 향을 느껴보기는 힘들었기 때문이죠. 이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하나의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있어 게임의 모든 부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오는 시리즈 게임의 경우 옷자락 하나는 바꾸는데도 반나절 이상의 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캐릭터에 많은 애착을 갖고 개발합니다. 물론 일본의 이런 방향이 항상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닌 NPC의 이야기만 강조되는 게임은 우리는 이미 경험할 만큼 경험해봤습니다. 스토리텔링 역시 신선하고 톡톡튀는 기법이 도입되어야 주목받는 때가 온 것이지요.
2015년 중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아르피엘, 이어지는 테스트에서 아르피엘만의 '색色'을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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