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최훈' 인기 웹툰이 모바일게임으로 '삼국전투기'

등록일 2015년09월03일 10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한 주간 출시된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8월 선보인 '삼국전투기'는 인기 웹툰 '프로야구 카툰'으로 잘 알려진 최훈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원작 특유의 코믹한 성격의 삼국지 장수들을 수집 및 육성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여러 형태의 전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게임은 삼국지 속 유명 이야기에 따라 즐기는 에피소드, 타 이용자의 군단과 실력을 겨루는 대전, 친구들과 힘을 모아 거대한 상대와 싸우는 보스전 등 다채로운 게임 모드를 선보인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장수 카드를 모아 보다 강한 카드로 교환할 수 있는 트레이드 등 유용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웹툰을 비롯한 인기 IP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삼국전투기'가 '갓 오브 하이스쿨'에 이어 인기 웹툰 원작 모바일게임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번 돌직구 게임으로 골라 게임포커스의 기자들이 플레이해봤다.



박종민 기자
동명의 원작 웹툰을 소재로 한 '삼국전투기'는 삼국지의 장수들을 수집 및 육성해 군단을 만들어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테이지형 RPG의 계보를 이어나가는 작품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삼국지 캐릭터를 소재로 하는 만큼 캐릭터의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다만 삼국지라는 소재가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다 보니 새롭다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다소 식상할 수 있는데 '삼국전투기'는 이를 코믹 요소와 다양한 패러디를 통해 식상함을 줄였다. 내가 알고만 있다면 '피식' 웃을 만한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전투는 요즘 게임을 비교했을 때 특별하진 않고 무난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유 스킬 외에 액티브 스킬 3개를 골드를 지급해 계속 바꿔나갈 수 있는데 이 스킬들이 랜덤으로 선택되는 만큼 자신의 캐릭터와 어울리는 스킬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무난한 모바일 RPG로 보이지만 캐릭터의 육성에 있어서만큼은 차이가 있다. 캐릭터 레벨업이 중심이 되는 일반 모바일 RPG와는 다르게 캐릭터 자체의 레벨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육성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캐릭터 5개를 선택해서 새로운 카드를 받는 트레이드 시스템을 통해 더 상위의 영웅을 뽑아낼 수 있으며 이러한 모든 것을 게임 내 화폐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화폐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 6개의 캐릭터는 '군단'으로 묶이며 군단에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을 통해 차별화를 뒀다.

하지만 게임을 곱씹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찾아보긴 힘들다. 삼국지라는 소재 역시 너무나 오랫동안 게임의 역사와 함께한 소재다 보니 크게 다가오는 부분도 없다. 거기에 유저 혹은 AI를 상대로 군단을 만들고 끊임없이 전투를 이어나가는 전투적인 재미에 초점을 맞춘 가치가 명확하다 보니 색다른 재미를 바랬던 나에게는 다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성공하고 싶다면 부디 익숙함에서 벗어나 2%를 채울 수 있는 98%의 아이디어가 필요해 보인다.

한줄평: 의도는 좋았는데 무언가가 아쉬운 삼국전투기



문재희 기자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8월 출시한 '삼국전투기'는 올해 초 위레드소프트가 선보인 동일한 게임을 다듬어 선보인 것으로 당시 원작 만화의 팬들을 중심으로 소소한 인기를 끌었다.

널리 알려진 고전 '삼국지연의'와 삼국지를 바탕으로 최훈 작가 특유의 간결한 그림체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패러디 요소가 버무려져 2006년부터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작품인 '삼국전투기'는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한다면 충분히 탐낼만한 작품이라고 여겼다.

물론 이전에도, 또 지금도 여전히 동아시아 국가에서 '삼국지'는 소위 '먹히는' IP다. 1년에 출시되는 삼국지 게임들은 손에 다 꼽기도 힘들 정도다. 그 안에서 '삼국전투기'가 빛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장기간 쌓아온 자신만의 정체성이자 독창성에 있다. 다만 이 독창성이 오히려 어색함과 생소함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삼국전투기'는 다른 삼국지 게임과 달리 삼국지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은 모두 생략하는 편이다. 상황이나 전투에 대한 설명보다도 코믹함을 유발하는 대사가 더 돋보인다. 캐릭터들의 외형으로 인물을 구분하기도 힘들거니와 패러디가 가미된 캐릭터 설정들은 원래 알고 있던 보편적인 삼국지 인물과도 꽤나 거리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알고 재밌게 즐기는 유저들은 원작 팬들 뿐이다.

최근 와이디온라인의 '갓오브하이스쿨'이 웹툰 IP로 크게 성공을 거둔 덕에 다시금 모바일게임 시장에 IP파워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갔다. 기실 두 게임 모두 원작 팬들을 타겟으로 제작된 게임이지만 두 작품 사이에는 꽤나 큰 차이가 있다. 갓오브하이스쿨은 원작 팬과 또 원작을 읽지 않은 유저들을 모두 포용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삼국전투기는 10년간의 연재 분량만큼 10년 치의 간극이 존재하는데 이를 모두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유저가 있는지는 과연 의문이다.

글로벌 출시가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인 부분이 있다. 삼국전투기는 국내외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스포츠, 각종 인터넷발(發) 서브컬처 등으로 버무려져 있어 심지어 기존 독자들조차 전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삼국전투기라는 IP의 영향권과 성격을 재고하여 게임의 타겟을 새롭게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게임을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본다.

한줄평: 좋은 IP로 좋은 게임 서비스하기란 쉽지 않다



신은서 기자
RPG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캐릭터의 성장 개념일 것이다. 특히 PC MMORPG는 유저의 성장과 캐릭터의 성장이 동일시 되는 경우가 많지만 모바일 RPG의 경우 캐릭터를 성장시켜 상위 단계의 캐릭터로 진화시키는 경우가 많아 유저의 성장과 캐릭터의 성장이 별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삼국전투기'는 캐릭터의 성장 없이 캐릭터들이 속한 군단의 성장만 있는 독특한 게임이었다. 즉, 많은 모바일게임이 다양한 캐릭터를 자랑하는 만큼 그들을 성장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 것과 달리 이 게임은 군단의 조합과 스킬 조합만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은 게임을 심플하게 만드는 만큼 유저가 해야할 것을 명확하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반대로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의 차이를 벌리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캐릭터의 성장이 없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태생 1성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1성이고 태생 5성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5성이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단의 등급은 그야말로 이 유저의 과금력을 자랑함과 동시에 일반적인 유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을 드러내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 벽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이 게임에서는 스카우트 시스템이다. 스카우트 시스템은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 2개 이상을 이용해 동일 등급 혹은 상위 등급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군단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아쉬운 부분은 있다. 

유저들은 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두 번의 확률 싸움에서 성공해야 한다. 먼저 카드를 소모해 랜덤으로 보여주는 세 장의 카드에서 상위 등급의 카드가 등장할 확률을 견디고 그 다음 상위 등급의 카드 스카우트 성공 확률을 모두 넘어야 상위 등급의 카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카우트 시스템에서 상위 등급 스카우트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아 특히나 무과금 유저들에게는 이런 시스템이 자칫 게임에 대한 의욕을 떨어트릴까봐 심히 우려된다.

그러나 어찌됏든 이 게임은 전투가 쉽고 스킬이 랜덤이기 때문에 매번 다른 느낌의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쉽게 게임이 질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줄평: 스카우트 확률 좀 높여주세요. 빼애애액!!!!



이혁진 기자

IP의 힘을 보여준 타이틀. 평범한(?) 시스템이지만 친숙한 캐릭터들이 출동하니 색다른 게임이 된다. 날이 갈수록 IP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을 확인시켜준 게임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캐릭터들에 레벨이 없고 레어도만 있다는 점.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가 없어 처음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다양한 장수 조합으로 버프를 받아가며 플레이하다보니 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되는 마력이 있었다.

역사나 실제 능력치와는 관계없이 레어도가 중요한 느낌이고, 장비 등 특정 무장을 얻으면 게임플레이가 매우 쉬워지는 느낌. 위에도 적었듯 캐릭터 레벨이 없어 오랫동안 즐길 요인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원작 팬이라면 즐겁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겠지만 원작팬이 아니라면 이 게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감이 잘 안 온다.

세번째 적는 거지만 캐릭터 레벨은 도입할 생각이 없는 걸까?

한줄평: 엄백호, 엄여 상향 좀


종합

'삼국전투기'는 모바일 RPG의 형식을 깨버린 파격적인 작품이다. 카드 스카우트 시스템이 성장과 합성을 대체하고 있어서 해당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큼 특정 장수만을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기 힘든 게임의 성격에는 적합하다. 원작 팬이라면 캐릭터들의 관계와 특정 조합으로 오는 버프를 위해 캐릭터들을 모아 다양한 부대를 편성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원작 자체의 접근성이 좋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게임의 인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인지도가 곧 영향력이나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더 코어한 팬층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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