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지난 3일 국내 최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공식 리그 'LCK(LoL Champions Korea 이하 롤챔스)'의 방송 중계를 OGN과 SPOTV 양사를 통해 진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OGN이 유감을 표한 가운데 라이엇게임즈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3일 내년 롤챔스 운영 개선 방안에 대해 삼자협의체(한국e스포츠협회(KeSPA), OGN, 라이엇 게임즈)와 함께 오래 전부터 논의해왔다며 내년 롤챔스 정규 시즌의 매치업 일부를 SPOTV를 통해 중계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엇게임즈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가장 큰 이유는 각 매치업의 시작 시각이 불규칙했기 때문이다. 현재 롤챔스는 하루에 두 개의 매치업이 연달아 진행되는 구조(더블 헤더) 방식인데 첫 번째 매치업이 끝나야만 두 번째 매치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두 번째 매치업을 보러 온 관객들의 귀가 문제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SPOTV가 일부 매치업을 가져간다면 매치업의 시작시간이 동일해져 선수들과 관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라이엇게임즈의 설명이다.
또한 일부 경기에 대한 OGN의 편성 문제도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고 라이엇게임즈는 밝혔다. 라이엇게임즈는 OGN의 편성 문제로 일부 경기가 목요일 낮 시간대에 진행됐는데 이 때 진행되는 롤챔스는 시청자 수도 적고 현장 관람도 힘들뿐더러 평소 생활 패턴과 다르게 일찍 경기장에 도착해야하는 선수들도 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복수 중계로 상대적으로 유연한 편성이 가능해지므로 팬과 선수들이 선호하는 시간대로 경기를 조정하기가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라이엇게임즈는 밝혔다.
마지막으로 복수 중계 자체가 가진 이점도 라이엇게임즈는 설명했다. SPOTV를 통한 퀄리티가 빠른 시일 내에 높아진다면 팬 입장에서는 두 채널(SPOTV와 OGN)을 통해 높은 수준의 경기 중계를 즐길 수는데다 방송사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롤챔스 방송 퀄리티가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지스타 기간 동안 SPOTV를 통해 방송된 케스파컵에서 드러난 미흡한 중계 등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SPOTV가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채널임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e스포츠에도 접목할 수 있고, 다양한 게임 리그를 진행해 온 경험도 있어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한 방송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라이엇게임즈는 팬들의 우려를 고려해 롤챔스 복수 중계 시기를 바로 다음 시즌인 롤챔스 스프링이 아닌 롤챔스 서머로 미뤄 라이엇게임즈가 SPOTV와 함께 방송 인프라 구축과 중계진 섭외, 데이터 분석 등에 힘쓸 예정임을 밝혔다.
라이엇게임즈가 이 같은 발표를 하자 OGN 측은 이날 바로 라이엇게임즈의 발표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OGN은 같은 날 게임관련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롤챔스의 복수 중계는 아직 논의 중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라이엇게임즈가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OGN은 이번 사안을 단순히 중계권과 수익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 e스포츠 주권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히며, 방송사와 개발사의 관계는 단순히 갑-을 관계가 아닌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기 때문에 롤챔스는 개발사(라이엇게임즈)와 OGN이 모든 열정을 담아 만드는 '함께 만드는 작품'이므로 일부 커뮤니티에서 나온 “종목사가 마음대로 해도 상관 없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라이엇게임즈가 지적한 중계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내년 롤챔스 운영 보완책을 라이엇게임즈에 제시했다고 밝히며 운영 보완책 내용을 일부 언급했다.
OGN엔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가 지적한 목요일 오전 매치업에 대해서는 차기 시즌(롤챔스 스프링)부터 목요일 오후 5시와 8시 편성안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으며 내년 4월 개관 예정인 상암동 IT 콤플렉스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서는 동시에 두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써머 시즌부터는 명확한 매치업 시작 시간을 고지하고 두 경기가 동시에 진행이 가능하다.
특히, 롤챔스의 초창기 투자는 OGN이 '스타크래프트2' 중계권을 비롯한 여러 문제로 적자가 거듭되던 상황에서 진행한 모험이었고 모든 것을 건 승부수였음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OGN은 e스포츠 프로화와 확대 성장을 위해 LoL 콘텐츠 판매 수익의 일정 비율을 KeSPA에 지급해왔고 현재 CJ엔투스 게임단의 운영 비용의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OGN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 오해의 여지가 있는 내용이라며 유감을 표시하고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