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아이언맨부터 어벤져스까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등록일 2016년01월04일 14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해 출시된 게임, 영화, 음악, 만화 등을 통틀어 가장 재밌게 즐긴 문화 콘텐츠를 손꼽으라면 아마도 마블의 히어로 무비를 손꼽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토르, 어벤져스, 캡틴아메리카까지 마블의 히어로 무비는 매년 영화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영화 시리즈 중 하나가 됐으며 같은 세계관을 가진 마블의 히어로 무비는 전세계 마블팬과 영화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만화에서 출발한 영화 시리즈가 드라마 시리즈, 또 다시 만화, 게임과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인기를 확장시키며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하게 된 마블의 영웅들. 게임포커스는 지난 해 앤트맨을 마지막으로 마블 히어로 세계관(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의 두 번째 단계(페이즈 2)를 마무리짓고 올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시작으로 세계관의 세 번째 단계(페이즈 3)를 진행하게 될 마블의 히어로 세계관을 살펴봤다.

마블 스튜디오와 MCU, 전세계를 지배하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줄여서 MCU라고도 불리는 이 용어는 미국 마블 코믹스에서 나오는 만화책을 기반으로 만든 영상물(영화, 드라마 등)들이 공유하는 일종의 가상 세계관이자 미디어 프랜차이즈를 뜻한다. 해당 세계관을 바탕으로 나오는 작품들은 서로 연관성을 갖거나 영향을 주며 서로의 작품에서 캐릭터를 공유하기도 한다. 

'케빈 파이기(Kevin Feige)'가 이끄는마블 스튜디오에는 원작 코믹스 작가진과 편집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제작위원회가 있다. 이들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번째 단계(Phase 1, 페이즈1)'의 문을 열었다.

최첨단 과학 기술로 무장한 현대의 수퍼 히어로 아이언맨은 대중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마블은 아이언맨의 성공에 힘입어 '헐크'와 '토르', '캡틴 아메리카'를 차례로 선보였으나 이들 누구도 인기면에서 아이언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마블은 아이언맨의 독보적인 인기를 활용해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작품들에 교묘하게 혹은 드러내놓고 흩뿌려 놓은 연결점을 한 데 묶은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이 바로 2012년에 공개한 '어벤져스'다.

'어벤져스'는 MCU의 첫 단계를 매듭지으며 히어로들을 집결시켰다. 영웅보다는 공학도에 가까운 사업가, 잘못된 과학 실험으로 변해버린 괴물, 미(美) 애국주의의 상징, 우주에서 온 다른 세계의 신 등 제각각이었던 캐릭터들은 "어벤져스 집합!(Avengers Assemble!)"이라는 구호 아래 하나로 뭉쳤다.

모든 히어로들을 한데 모은 '어벤져스'는 그 영화의 스케일 답게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미국 현지에서만 약 6천억 원(623,357,910 달러)을 벌어들였으며, 해외 수익 약 9천억 원(896,200,000달러)까지 포함해 1조 5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어들였다.


 
어벤져스의 성공 이후 마블은 어벤져스에서 뭉쳤던 개별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두 번째 단계(Phase 2, 페이즈2)'를 밟았다. 2013년 아이언맨3로 가장 인기 있던 히어로인 아이언맨의 이야기를 마무리했으며 '토르2: 다크월드',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를 통해 이들이 다시금 뭉칠 발판을 만들어 2015년 '어벤져스2: 에이지오브울트론'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특히, '어벤져스2'의 해외 매출(943,800,000달러)이 미국 현지에서의 매출(459,005,868달러)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으며, 마블 콘텐츠의 파워가 전세계에 미국을 넘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물론 새로운 캐릭터들을 영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블은 2014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그리고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스케일의 히어로를 보여준 '앤트맨'을 2015년의 마지막 마블 영화로 선보이며 두 번째 단계(Phase 2, 페이즈2)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히어로 영화들을 세계적으로 흥행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상위 조직인 마블 엔터테인먼트로부터 독립, 모기업인 디즈니 스튜디오와 직접 계약할 수 있는 권한을 얻기도 했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혹은 개별 히어로 작품이나 어벤져스를 보며 MCU에 뛰어들게 된 전세계의 팬들은, 이제 케빈 파이기가 이끄는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이게 될 2019년까지의 영화 라인업을 기대하며 매년 즐겁게 보내는 일만 남았다.
 
8년 간 공개된 11개 작품, 어떻게 봐야 하나
MCU라는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각자 나름의 스토리 라인을 지니고 있는 개별 작품으로의 매력과, 그들이 모여 내는 시너지로 가득한 '어벤져스'의 매력은 분명 다르다.
 
특히, 마블 세계관 전체를 이해하고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작품 하나만이 아니라 그 작품과 연결되는 다른 작품들을 함께 봐야한다. 때문에 MCU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마블의 영화들을 출시 순서대로 감상하는 것이다. 아래에 영화 개봉 순서와 각 영웅의 행보를 간략히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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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초기, 즉 페이즈1는 독립적인 이야기로 출발해 '어벤져스'에서 뭉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시작을 그리는데, 특히 캡틴 아메리카의 작품 끝은 '어벤져스'의 시작과도 이어져 영화의 부제인 '퍼스트어벤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 이전에는 조연으로만 얼굴을 비췄던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는 물론 어벤져스를 이끄는 '쉴드(S.H.I.E.L.D)' 조직도 전면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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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에서 뭉쳤던 그들이 다시 흩어져 각자의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페이즈2에서 진행된다. 페이즈2의 영웅들은 '어벤져스2: 에이지오브울트론'에서 다시 만났지만 이번에는 운명을 함께하는 단단한 조직이라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 힘을 합쳐 적과 맞섰던 전편과 달리 각자의 사정이 있는 만큼 갈등이 빚어지고, 이 갈등의 씨앗은 훗날 입장을 달리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캡틴아메리카: 시빌워). 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앤트맨'과 같은 새로운 영웅의 등장은 MCU가 흩어졌다 뭉치기만 하는 전개의 변주가 아닌 점차 확장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놓치면 손해, 엔딩 크레딧 속에 숨겨진 MCU의 징검다리 '쿠키 영상'
마블 히어로무비의 전통처럼 자리 잡게 된 것이 있다. 영화가 끝나고 검은 화면에 출연진 및 제작진의 이름이 적힌 긴 스태프롤이 지나가는데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관객들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쿠키 영상'을 기다리게 된다. '쿠키 영상'은 일종의 '후일담'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으로, 엔딩 크레딧 롤에 삽입되어 있는데 여기에 다음에 나올 MCU 작품에 대한 힌트가 숨겨져 있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아이언맨1'의 쿠키 영상에는 쉴드의 수장 닉 퓨리가 처음 등장했으며 '인크레더블 헐크'의 쿠키 영상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모습을 찾을 수 있고, '아이언맨2'에는 토르의 묠니르가 발견된다. 또 토르에서는 어벤져스의 원흉이 되는 '테서렉트'에 대한 언급과 함께 연구자인 셀빅 박사가 '로키'에게 정신 지배를 받는 장면이 나와 어벤져스의 도입부에서 로키가 쉽게 지구에 넘어올 수 있었던 단서를 제공했다. 

MCU가 서로서로 맞물려있는 세계관인 만큼 페이즈2의 심화되고 확장된 이야기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 전 언제쯤 극장을 나가도 좋은지 미리 쿠키영상의 여부를 찾게 되었다.

페이즈2로 개봉한 작품들 중 '아이언맨3'와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져'의 쿠키 영상은 이후에 나올 '어벤져스2: 에이지오브울트론'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지만, 단독 영화로 출발한 '가디언즈오브갤럭시'에는 단순한 팬 서비스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신규 영웅 '앤트맨'은 본편에서 '팔콘'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하면 후반부에 어벤져스가 앤트맨을 찾고 있다는 정보를 주고 쿠키 영상에는 2016년에 개봉할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앤트맨의 등장을 예고했다.
 
2008년부터 시작되어 2015년까지 약 8년간 펼쳐진 MCU의 방대한 세계관. 어벤져스 두 편을 제외하고 총 9편의 독립된 작품이 순서 없이 난립하는 것 같아도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세계관 아래에 펼쳐지고 있다는 유기적인 관계에 대한 단서들이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다. 다음 작품이 이 시리즈의 직접적인 속편이 아니어도 관객들은 영화와 영화 사이의 징검다리인 쿠키영상을 보면서 그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긴장감을 갖는 동시에 끊임 없는 재미를 제공하는 MCU세계관에 푹 빠져들게 될 기대감을 놓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영화로 채워지지 않는 더 자세한 이야기, 드라마 시리즈로 만나다
연간 한 편 혹은 두 편씩 마블 히어로 무비가 개봉한다 해도 팬들은 언제나 목이 마르다. 두 시간도 아쉬워 재관람을 하고 블루레이나 DVD를 구매하고 제작자나 출연진들의 인터뷰를 보며 '덕질'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영화의 밑바탕이 되는 원작 코믹스를 읽어보며 향후 전개 혹은 영화에서 미처 설명해주지 않은 뒷이야기를 추측하고 생각해보는 것도 이 거대한 세계관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MCU는 모두 꿰고 있다고 자처하는 마니아 팬들이라면 당연히 알겠지만 MCU는 영화에서만 펼쳐지지 않는다. 바로 마블의 다양한 드라마 시리즈가 비어있는 마블의 세계관을 완성시키고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메인 히어로가 아닌 조연 캐릭터들이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드라마 중 '에이전트오브쉴드' 시리즈와 '에이전트 카터'가 있으며, 넷플릭스 기획 작품 군으로 또 다른 히어로 집단인 '디펜더스'의 구성원들을 다룬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가 MCU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2013년부터 방영되어 현재 시즌3가 방송되고 있는 '에이전트오브쉴드' 시리즈는 쉴드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어벤져스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필 콜슨이 중심인물로 활약해 영화에서 그의 죽음에 안타까워했던 팬들은 드라마 시리즈를 보고 안심하기도 했다(다만 콜슨이 앞으로 다시 영화에 등장하게 될 확률은 극히 적다). 드라마 '에이전트오브쉴드'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히어로들이 활약하는 영화와 달리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맡은 바를 수행하는 평범한(?) 요원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영화에서도 쉴드가 높은 비중으로 다뤄지다 보니 에이전트오브쉴드와 MCU의 영화시리즈는 서로 여러 가지 영향을 주고받는다. 예를 들면 시즌1 후반부의 시간대가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와 완전히 동일해서 하이드라 때문에 쉴드가 붕괴된 뒤 재건하는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다뤄지며, 쉴드가 가지고 있던 '로키의 창'이 어떤 경위로 하이드라(스트러커)의 손에 넘어갔는지 나오기 때문에, 어벤져스2의 도입부에서 소코비아로 로키의 창을 찾으러 가는 이유를 드라마를 본 관객들만이 쉽게 파악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영화에서 나타난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일이 빈번하고 쉴드의 멤버들이 어벤져스2에 얼굴을 비추는 등 교류가 활발하다. 때문에 '에이전트오브쉴드'는 MCU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봐둬야 하는 드라마 시리즈다.
 

 
다음으로 영화와 강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드라마 시리즈는 '에이전트 카터'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훗날 쉴드의 창립 멤버이자 캡틴 아메리카의 영원한 '베스트걸(Best Girl)' 페기 카터다. 영화들의 주요 배경과는 한참 동떨어진 시대에 있지만 에이전트 카터에는 전쟁이 끝난 후 영웅으로 추앙받는 캡틴 아메리카의 흔적과 그를 그리워하는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드라마다. 
 
종전 후 SSR에서 요원으로 활약하는 페기 카터,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도 등장했던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 등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고, '자비스'의 원형인 실제 스타크 가의 비서 에드윈 자비스가 페기 카터의 사이드킥으로 움직인다. 하워드 스타크와 함께 쉴드를 창립하기까지, 냉전시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페기 카터는 소련을 본거지에 둔 적대세력 '리바이어선'에 맞서며 '레드룸 아카데미' 출신 암살자들과 싸운다(레드룸은 어벤져스2의 블랙 위도우의 회상 속에서도 살짝 비춰진 적 있는 훈련 기관이다). 


 
이밖에도 넷플릭스에서 독점적으로 방영되는 '디펜더스' 시리즈에도 이들이 MCU와 동일한 세계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단서들이 주어지지만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인물 혹은 사건이 나타나지는 않아 '아직까지는' 서로 간의 영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데어데블이나 제시카존스 드라마 시리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훗날 영화에도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팬들의 호기심 어린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캡틴아메리카3: 시빌워'로 예고된 MCU 페이즈3의 시작
지난 해 11월 말 마블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첫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MCU 페이즈2의 마지막 작품인 '앤트맨'의 쿠키 영상에 등장했던 씬으로 시작하는 이 트레일러에는 본격적인 히어로들의 싸움을 예고하는 장면이 소개돼 많은 팬들이 열광했다.
 

 
페이즈2 특히 어벤져스2에서 각각의 히어로들의 입장과 가치관의 차이로 숙명적인 대립의 조짐이 보였기에 곧 다가올 2016년 5월 MCU 페이즈3에서는 아이언맨이 주축이 된 세력과 캡틴 아메리카가 주축이 된 세력 등 히어로들이 양 진영으로 나뉘어 거대한 전쟁을 벌이게 된다.

2008년 부터 2015년 까지 전세계의 팬들을 즐겁게 한 마블 프랜차이즈 MCU, 페이즈3를 기점으로 완전히 판도가 뒤바뀔 이야기들과 새로운 캐릭터들의 활약이 어떻게 펼쳐질지, 마블은 또 영웅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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