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인간의 패배로 끝이 났다. 인간이 우세할 것이라는 세간의 지배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4대 1의 스코어로 알파고가 승리의 주인공이 됐고 전 세계는 인공지능(AI)의 발전에 놀라움과 경탄,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학계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어찌됐든 세상의 관심은 온통 인공지능(AI)에 쏠리게 됐다. 알파고의 아버지인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일찍이 ‘테마파크’, ‘블랙앤화이트’ 등의 명작 게임을 개발한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게임 개발을 통해 오늘날의 알파고 제작에 영감을 얻게 된 인공지능의 선구자다.
이세돌에 대한 알파고의 승리는 인공지능 기술은 물론 하사비스가 과거에 몸담았던 게임 산업에 대해서까지 대중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헬스케어, 가전제품, 전자기기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 생활 꽤 깊숙한 곳까지 자리 잡았지만 그 중에서도 게임은 가장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인공지능을 필요치 않는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도 이 부분이다.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의 해답을 찾아 게임 산업에 적용하면 2D에서 3D로 변화며 우리가 얻었던 문화적 충격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산업적 혁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게임개발사인 엔씨소프트 같은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별도의 조직을 구축해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든 상태며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자 대안으로 평가받고 인공지능 개발을 준비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과 자금을 동원하기 시작한 회사들도 있다.
게임포커스는 네오위즈, NHN엔터, 넷마블, 엠게임 등 기존 인공지능을 활용해 바둑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 관계자들에게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소감과 향후 인공지능 시장이 가져다줄 게임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산업 중 하나인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알파고 대국과 게임 시장의 변화는 어떨까?
개선점 분명하지만 지금 자체만으로도 최고 수준, 가능성은 열려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알파고가 보여준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굉장히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프로토타입에도 불구하고 딥러닝 방식을 기반으로 한 통계에 따라 가장 좋은 수로 결정 범위를 좁히는 정책망과 현재 놓은 돌의 승패를 평가하는 가치망을 통해 그 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 시켰다는 점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대국 전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았던 알파고의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점에 있어서 알파고 설계에 활용된 13단계의 신경망을 통한 딥러닝 방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비록 4번째 대국에서 변수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한 차례 무너지긴 했지만 기존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그동안의 가치와 경험들을 재평가 하게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알파고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게임외 활용 부분에 있어서도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간의 한계와 일반적인 인간의 생각 범위를 벗어난 변수에 대한 장애만 극복한다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의료 및 금융 분야에서도 충분히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리 아이도 똑똑해질 수 있을까?" 바둑이용자 급증, 우리 게임사들이 사용중인 바둑 엔진은
알파고와의 대전 이후 대중의 관심은 바둑으로 집중됐다. 고도의 집중력과 수 싸움이 중요한 바둑이 학업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소문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알파고 대국 이전과 대국 이후 바둑 게임을 서비스하는 각 게임사들의 신규 가입자 및 휴면 유저 복귀 비율은 평균 2배에서 많게는 7배 이상 폭증했다. 단순한 유저 수 증가 증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평균 게임플레이 시간도 상승했으며 매출액 역시 2배 이상 상승했다. 바둑 게임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포탈 내에 있는 다른 보드 게임의 이용율도 덩달아 상승했다.
현재 게임사가 선택하고 있는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은별’과 ‘돌바람’이다.
은별은 북한 조선컴퓨터센터 산하 삼일포정보센터가 지난 1997년도에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으로 1998년 세계컴퓨터바둑대회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연속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우승한 인정받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가장 최신 버전인 ‘은별 2010’은 알파고에도 접목된 ‘몬테카를로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이는 모든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상대가 둔 수의 다음 수를 각종 데이터로 유추한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진 수로 미리 계산해 승률을 계산하는 알고리즘이다. 현재 국내에서 은별을 이용한 바둑 게임의 기력은 아마 3단 정도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돌바람은 지난 2012년 누리그림이라는 국내 개발사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회 미림합배 세계컴퓨터바둑토너먼트에서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프랑스, 체코 등 각국 최고의 인공지능과 겨뤄 당당히 1등을 한 신생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기력은 아마 4~6단 정도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일본에서 개최된 제8회 UEC컵 바둑대회에서 조치훈 9단과 4점 접바둑에서 깜짝 승리하며 세계 바둑인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게임의 혁신, 최고가 아닌 게임 개발의 질적 향상 기대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지면서 게임업계 역시 바둑뿐만 아니라 장르에 구애되지 않는 다양한 인공지능 도입과 발전을 위한 연구와 시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시작했다.
현재 대다수가 주목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생각을 하는 NPC의 개발이다. 지금까지 NPC에 접목된 인공지능이 플레이어의 상황에 맞춰서만 행동하는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 경험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인공지능을 최고가 아닌 최대로 활용하는 측면에 있다. 플레이어의 영역을 인공지능이 간섭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는 흐리지 않는 대신 혼자서도 언제든지 인공지능과 파티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 문제와는 별도로 통신 환경 및 개개인이 사용하는 하드웨어적 데이터 처리 등 아직까지 산적해 있는 문제가 있지만 모든 NPC에 자아를 부여해 흡사 실제 세계와 같은 풍경을 게임 내에서 그려낼 수 있다면 지금의 게임 산업은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콜롬버스', 발전한 인공지능 시스템
현재, 게임의 인공지능과 관련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세계 최초로 개발중인 개인 맞춤형 서비스 엔진인 ‘콜롬버스’를 공개한 넷마블게임즈다. 콜롬버스는 대상이 불분명한 무작위 대상 및 특정 유저만을 타겟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기존 게임의 서비스 방식에서 벗어나 유저의 습관, 행동, 성격, 실력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고 자신의 취향과 실력에 맞춰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게 하는 서비스 툴이다. 유저가 특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할 경우 그 원인을 분석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유저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먼저 제안하는 등의 실질적인 게임의 즐거움 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콜럼버스의 인공지능은 데이터로부터 추출된 여러 서비스 규칙들을 임의의 유저들에게 적용해본 후 그 반응을 토대로 최적의 규칙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학습하는 기능 또한 갖춰가고 있어, 향후 이용자는 보다 자신의 취향과 실력에 맞춰 스트레스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인공지능시장 규모를 1,270달러(한화 약 151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으며 내년에는 이보다 더욱 큰 1,650달러(한화 약 196조 7.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