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16) 첫째 날이 저물어갈 무렵 마지막 시간에 진행된 이 강연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넥슨의 최장수 MMORPG '바람의 나라'의 20주년을 맞이해 박웅석 바람의나라 프로젝트 디렉터는 '바람의 나라 아직도 서비스해요?'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서비스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가장 장수하고 있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한 '바람의 나라'의 라이브 서비스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는지 박웅성 디렉터는 20년 동안의 노하우를 찬찬히 소개했다.
박웅석 디렉터는 강연에 앞서 청중들의 적극적인 리액션을 요구했는데, 덕분에 강연 내용을 더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었으며 발표 내용과 의도가 하나로 맞닿아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박 디렉터는 청중들에게 '기억 속 바람의 나라는 어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게임 인트로 화면 변천사, 배경음악, 업데이트 화면 등을 보여주며 기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겪은 우여곡절과 어려움, 기념하고 싶은 순간이 많지만 박웅성 디렉터가 꼽는 바람의 나라 서비스 20년 동안의 역사적 사건 6가지는 ▲부분 유료화 전환 ▲서버 통합 ▲3D애니메이션 및 신규 이펙트 도입 ▲15주년 기념 신규 캐릭터 '천인' 추가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 등재 ▲1996년도 버전의 복각 성공이었다.
박 디렉터는 “바람의 나라에는 매년 메인 업데이트 5회, 이벤트 약 100회, 서브 콘텐츠 및 리뉴얼 약 50회 가량이 이루어지는데 매년 새로운 이벤트와 업데이트 콘텐츠를 유저들에게 제공하려고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랫동안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나가기 위한 비결로 유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들었다. 박웅석 디렉터는 데이터 분석과 관리, 유저동향 분석 및 니즈 반영, 각종 신규 콘텐츠 및 이벤트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바람의 나라는 유저들과 공격적인 소통을 통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설령 실패를 겪더라도 이를 감행하고 있다.
박 디렉터는 그간 바람의 나라에 진행되었다 많은 반발을 샀거나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 업데이트 사례를 소개하며 장기적으로 게임을 키워나가고 유저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에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유저들은 개발자들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이 해석하고 원하는 바의 의미를 개발자가 듣고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
그는 “유저들은 순간순간 게임의 느낌을 기억하고 그 기억들을 기억한다. 유저들의 기억들은 게임 내 콘텐츠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정말 다양하고 작은 서비스에 더 크게 감동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을 오래 개발하다 보면 그 중심을 잃기 쉽고 생각의 한계가 올 수 있어, 벽에 부딪히면 유저들과 점점 더 소극적인 소통을 하기 쉽다는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박 디렉터는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며 “바람의 나라는 유저들과 소통하며 더 큰 그림을 그려 앞으로도 서비스를 이어나갈 것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지만 서비스 30주년을 맞이할 바람의 나라도 그려보고 있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20년 동안 게임을 서비스하며 유저와 소통하는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도 고민해야 할 것도 많다. 많은 게임사들이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기 바란다”라고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