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매일같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요즘,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인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리니지' 등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등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 수 많은 게임들이 신작들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넥슨, 엔씨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의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5월 오픈 베타를 시작해 현재까지도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 있다. 바로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이하 엘엔케이)가 개발한 '붉은보석'이다.
'붉은보석'은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3D 그래픽으로 넘어가던 시기에도 2D 액션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온라인게임 부흥기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게임이다. 캐릭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변신 시스템과 손맛 있는 액션을 특징으로 내세운 '붉은보석'은 대작 온라인게임 사이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갔으며, 특히 일본에서도 커다란 인기를 모으며 현재까지 서비스되는 원조 한류 게임 IP로 평가받는 게임이다.
인기 온라인게임 IP가 모바일게임으로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엘엔케이는 결국 지난 9월 29일 '붉은보석'의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게임 '붉은보석2 : 홍염의 모험가들'(이하 붉은보석2)을 네시삼십삼분을 통해 국내에 출시, 모바일게임에서도 온라인게임에서의 인기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이번 '붉은보석2'의 정식 서비스를 기념해 장수 게임 '붉은보석'이 지난 13년 동안 걸어온 길을 정리해봤다.
조용하지만 꾸준했던 '붉은보석'의 시작
'붉은보석'이 오픈 베타를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13년 전인 2003년 5월이다. 2000년대 초 중반은 다양한 종류의 RPG들과 더불어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앞다투어 등장해 경쟁하던 온라인게임 춘추전국시대였다.
'붉은보석'은 혼란했던 2000년대 온라인게임 시장 속에서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빠르고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계속하며 유저들에게 사랑 받았다.
이후 '붉은보석'은 2004년 1월 아이템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4월에는 무기와 갑옷 색상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어 5월에는 사막 도시 '아리안'과 지도 제작자 칭호, 새로운 필드가 추가되었으며, 7월에는 길드전 시스템과 2차 스킬을 게임에 추가하며 숨 돌릴 새 없는 빠른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그 해 11월에는 신규 캐릭터인 '조련사'와 '소환사'가 추가되어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2005년은 '붉은보석'에 있어 큰 의미가 있는 해였다. 늘어나는 유저를 수용하기 위해 1월 신규 서버 '바헬'을 열었고, 국내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도 게임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붉은보석'은 약 2개월의 오픈 베타 기간을 거쳐 3월 일본에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붉은보석'의 일본 진출은 이후 13년이라는 장기간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같은 해 7월과 12월에는 신규 캐릭터 '도둑', '무도가'와 '공주', '변신 소녀'가 각각 추가되어 더욱 다양한 캐릭터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12월에는 새로운 메인 퀘스트 'Chapter 1'이 업데이트되어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챕터 1' 업데이트는 기존의 신규 캐릭터에 집중된 업데이트 내용을 환기시키고, 이후 스토리 위주의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위한 초석이 되었다.
2006년 5월에는 신규 캐릭터 '강신술사'와 '악마'가 추가되어 캐릭터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11월에는 '길드홀'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했다.
글로벌 인기 게임으로의 발돋움
2007년 '붉은보석'은 메인 퀘스트 '챕터 2'를 추가했다. 메인 퀘스트는 '붉은보석'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에 더욱 집중한 콘텐츠다. 특히 2007년 한 해 동안에는 신규 캐릭터의 추가 없이 오로지 메인 퀘스트 업데이트에만 집중해 3개월에 한번씩 새로운 챕터를 선보였으며, 그 해 12월에는 '챕터 5'까지 추가되었다. '붉은보석'은 꾸준한 '챕터' 업데이트로 유저들이 신규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붉은보석'의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엘엔케이는 2007년 8월 미국에 '붉은보석'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9월에는 글로벌 서비스(GSP)를 개시하기도 했다. 당시 '실크로드', '라그나로크' 등의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해외로 진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으며, '붉은보석'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합세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계속해서 인기를 이어갔다.
다음 해인 2008년에는 MMORPG 장르 최초로 국제 게임대회 'World Cyber Games'(WCG)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인기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같은 해 5월에는 일본에 이어 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흥행 가도를 달렸다.
11월에는 'World Cyber Games 2008' 결승에서 한국팀이 승리를 차지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한층 드높임과 동시에 '붉은보석'이라는 게임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었으며, 같은 달에는 보드게임 '붉은보석 젬블로'가 출시되어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다. '붉은보석 젬블로'는 국내 최초의 국제 보드게임 대회인 'IBC'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2009년에도 기쁜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바로 '붉은보석'이 2년 연속 'World Cyber Games'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결승에서 한국팀이 다시 한번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또한 4월에는 길드 비밀 던전 '탄틀리스 유적'이, 이어 8월에는 보너스 스킬 포인트와 능력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전생' 시스템이 추가되어 게임의 내실을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일본에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마법창병' 캐릭터의 피규어가 출시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다.
멈추지 않는 업데이트와 소통
일본과 미국, 태국 등 전 세계에 인기리에 서비스되던 '붉은보석'은 2010년에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쉬지 않고 달렸다. 1월에는 거대한 낫과 영혼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마법사 캐릭터 '영술사'가 추가됐다. 이어 7월에는 '영술사'의 변신 캐릭터인 '투사'가 업데이트 되었고, 10월에는 '변화의 바람 Season 1' 업데이트를 통해 복잡하게 꼬여있는 맵을 전체적으로 개선하고 초보자를 위한 '모험가 협회'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12월에는 '변화의 바람 Season 2'를 통해 염동력을 활용해 빛의 조각 '비트'를 다루는 '광학사'가 추가되었고 동시에 기존 캐릭터들의 밸런스가 조정되는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붉은보석'이 게임 내실만 다진 것은 아니었다. 1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쇼인 'G-Star'에 부스를 마련해 유저들과 만났고, 3월과 11월에는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며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이러한 행보는 이후 ''붉은보석'이 꾸준히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2011년 진행된 '변화의 바람 Season 3' 업데이트에서는 1024x768 해상도를 적용해 쾌적한 게임 환경을 만드는 한편, 길드전 전용 서버인 'GVG 아레나'를 통해 서버의 모든 길드가 자유롭게 대전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같은 해 7월에는 대규모 업데이트인 '변화의 바람 Last Season'이 공개됐다. '변화의 바람 Last Season'에서는 '한계 돌파' 칭호를 통해 기존 2만 대미지 제한을 뛰어넘어 3만 대미지까지 증가시킬 수 있게 되었으며, 캐릭터의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이 대폭 개선됐다. 유니크 아이템을 강화하는 '유니크 연성 시스템'과 강화된 유니크 아이템의 숨겨진 옵션을 해방하는 '유니크 개방 시스템'도 추가됐다.
'붉은보석'의 업데이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얼마 후 10월과 12월에는 각각 '변화의 물결 Saeson 1, 2'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변화를 멈추지 않았다. 다음 해인 2012년 4월과 7월에는 '변화의 물결 Saeson 3, 4'라는 이름으로 사냥터 개편과 '한계 돌파' 칭호 확장을 선보였으며, 3가지 특성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전직'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했다.
한편, 2012년 11월 열렸던 'G-Star 2012'에서 '붉은보석2'가 최초로 공개되어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카툰랜더링 그래픽을 갖춘 '붉은보석2'는 공개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엘엔케이는 'G-Star'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부산 벡스코에서 세 번째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며 유저들과의 소통을 잊지 않았다. 세 번째 유저 간담회는 '붉은보석'의 서비스 10주년을 앞두고 진행되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행사가 되었다.
장수 게임의 새로운 도전
2013년은 '붉은보석'이 서비스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장수 게임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유저들과 만난 것이다. 10년 동안 꾸준하게 사랑 받았던 '붉은보석'은 일본에서 10주년에 걸맞은 선물을 받았다. 바로 일본의 전자결제 대행 업체인 '웹머니'에서 진행하는 '웹머니 어워드'에서 8년 연속 베스트 게임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를 통해 '붉은보석'은 일본에서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증명하며 기분 좋은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했다.
'붉은보석'은 2013년 6월 20번째 캐릭터 '메이드'를 선보이고 10주년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추가된 신규 캐릭터 '메이드'는 청소 도구를 무기로 사용하는 독특한 콘셉트와 섹시함과 귀여움을 겸비한 외모로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메이드'는 '광학사' 업데이트 이후 3년 만에 추가된 신규 캐릭터였기에 그 인기와 관심이 더욱 높았다.
같은 해 '붉은보석'은 일본 퍼블리셔인 '게임온'과 함께 '붉은보석 한일최강전'을 개최해 양국 유저들이 모여 10주년을 기념하는 화기애애한 자리를 마련했으며, 인간과 유니콘이 결합한 반인반수 콘셉트를 가진 '광학사'의 변신 캐릭터 '수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10월에는 강력한 흑마술을 사용하는 '메이드'의 변신 캐릭터 '흑마술사' 업데이트와 제한시간 내에 높은 난이도의 미션을 수행하는 '시련의 던전'을 선보였으며, 이어 11월에는 'G-Star 2012'에서 처음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붉은보석2'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이후에도 '붉은보석'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됐다. 2015년 5월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9월에는 수 년간 개발해오던 '붉은보석2'를 PC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한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이 와중에도 '붉은보석'은 모험단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다음 해인 2016년 5월에는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한 '붉은보석2'의 CBT가 진행됐으며, 8월에는 '붉은보석'에 두자루의 권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23번째 신규 캐릭터 '마총사'와 일주일에 단 한번만 참여할 수 있는 '보스 레이드'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었다.
9월에는 '붉은보석2'가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을 통해 양대 앱 마켓에 정식 출시됐다. '붉은보석2'는 정식 출시 전 진행된 사전예약에서 20만 명이 몰리며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붉은보석2'는 원작의 가장 큰 특징인 '변신 시스템' 등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시나리오 던전', '요일 던전', '실시간 파티 레이드' 등의 모바일게임에 최적화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담아냈으며, 그 결과 '붉은보석2'는 출시되자마자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순위 14위, 앱스토어 무료 인기게임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유저들의 호평 속에 순항 중이다.
장수의 비결은 꾸준함과 도전정신
10년이 넘도록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붉은보석'이 수 많은 게임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장수 게임'으로 현재까지 서비스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꾸준한 업데이트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도전정신 때문이다.
꾸준하게 업데이트되는 다양한 콘텐츠는 유저들을 오랜 시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단순히 업데이트만 꾸준한 것이 아니라, 늘 독특함을 추구하는 자세로 유저들을 위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또 적극적으로 해외 서비스를 시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거나 오랜 시간 개발해오던 온라인게임 버전의 '붉은보석2'를 포기하고 과감하게 모바일게임으로 노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붉은보석'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도전의 연속이었다.
'붉은보석'은 모바일게임 '붉은보석2'를 출시하며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연륜이 쌓인 '붉은보석'은 13주년을 맞이했음에도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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