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17'이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오버워치'의 캐릭터 테크니컬 아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가 '오버워치'의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아이디어 창출, 그리고 영웅이 게임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 및 부서별 협력에 대해 강연했다.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본격적인 강연 진행에 앞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오버워치'팀 내부에서 테크니컬 아트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테크니컬 아트란 협동을 중요시하는 ▲'콜라보레이션', 아티스트와 엔지니어의 다리 역할을 하는 ▲'브릿지'(BRIDGE), 파이프라인과 그래픽 리소스 매니지먼트 등 기술적인 개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테크', 그리고 기본적인 ▲'아트'는 물론이고 ▲'게임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등 총 다섯 가지 요소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개념을 포괄적으로 합친 '테크니컬 아트'를 다루는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다양한 종류의 일을 소화한다. 먼저 아티스트와 엔지니어들이 엔진과 아트툴(맥스, 마야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겪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일을 한다. 또, 아트에서 엔진으로 구현할 때 보다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구상한다. 또,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크기나 모델러들의 사이즈를 게임의 효율적 구동을 위해 매니지먼트(조율)하는 일도 한다.
이 외에도 아트툴에 없는 기능이 있을 경우 이를 만드는 일도 맡고 있으며, 모델링된 캐릭터에 애니메이션 작업을 수월히 할 수 있도록 뼈와 각종 포인트를 만들어 적용하는 '리깅(Ringging)' 작업을 하기도 한다. '리깅'에 대해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잘 만들어진 액션 피규어를 떠올리면 이 작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 세팅'을 통해 옷이나 가방, 각종 장신구 등의 움직임이 잘 표현될 수 있게끔 구현하고, '오버워치' 게임 내 부술 수 있는(Breakables) 물건들을 만드는 일도 겸하고 있다.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많은 아티스트, 그리고 엔지니어들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테크 아티스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라며 “또, 자기개발은 모든 아티스트와 엔지니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며, 엔진과 스크립트 그리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마지막으로 퀄리티(완성도)에 대한 추구가 필요하다”라며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이지만, 타협하지 않고 가장 좋은 퀄리티를 낼 때까지 반복작업 하는 것도 테크 아티스트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오버워치'의 아트 스타일에 대해 “'오버워치'는 지금까지의 블리자드 세계관과는 다르다. SF 세계관의 '스타크래프트', 블리자드가 구현해낸 판타지 '워크래프트', 그리고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린 '디아블로' 외에 어떤 세계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라며 “여러 번의 고민 끝에 우리가 살고 싶은 근미래의 지구에 대해 다루자고 결정했다. 밝고 희망찬, 싸워서 지킬 가치가 있는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 '오버워치'의 세계관이자 아트 스타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이러한 '오버워치'의 세계관을 축약하면 ▲희망찬 미래, ▲다양성, ▲역동적인, ▲수제스러운(Hand Crafted)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축약할 수 있다.
이어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블리자드가 '오버워치' 영웅을 개발할 때의 접근법을 ▲컨셉아트, ▲기획(Design), ▲스토리 등 총 세 가지로 나누었다. 컨셉아트 접근법의 대표로 '자리야'와 '윈스턴'을 언급한 그는 “아티스트들이 재미있고 특징있는 그림을 그리면, 설정을 그곳에 덧붙이는 과정을 거친다”라고 설명했다.
기획 접근법의 예로는 '파라'와 '정크랫'을 들었다.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토르비욘의 포탑을 부술 수 있는 카운터 영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파라는 직사화기를 사용하이기 때문에 몸이 드러나는 등 약점이 있었고, 결국 곡사화기를 사용하는 정크랫이 탄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접근법으로는 스토리를 언급했다. 그는 “다들 아시겠지만, 스토리를 바탕으로 나온 영웅은 '오버워치' 창단 멤버인 '솔져:76'을 비롯해 '트레이서'와 '메르시' 등의 영웅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게임의 정식 출시 후 처음으로 추가된 영웅 '아나 아마리'는 어떤 접근법을 통해 만들어졌을까.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아나'는 스토리 접근법을 통해 나온 영웅이자, 기획에서 나온 히어로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아나'가 기획됐을 당시에는 '연금술사'의 이미지에서 시작했다. 힐링과 딜링을 동시에 하는 미치광이 과학자가 콘셉트였는데, 현재 '아나'가 '생체 수류탄'을 던지는 것이 그 이유다”라며 ”일단 지원가 영웅이 필요했다. 이미 세 명의 지원가 영웅이 있었지만, 먼 거리에서 힐링을 하는 것이 가능한 영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온 영웅이 바로 '아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나'의 비주얼 래퍼런스 키워드 세 가지는 바로 '중동'과 'BADASS(끝내주는) 스나이퍼', 그리고 '히잡'이었다” 라며 “'아나'를 개발할 당시 '매드맥스'라는 영화가 유행했다. 영화 중후반부에 '매니 마더스(Many Mothers)'라는 나이든 여인들이 등장하는데 거기서 영감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조준을 한 상태에서 점프가 가능할 것인가, 조준 시간은 얼마나 걸리게 할 것인가, 스코프를 볼 때 바깥 쪽 화면의 시야 여부 등의 다양하고 끊임없는 테스트 및 밸런싱을 거쳐 지금의 '아나'가 탄생하게 됐다.
이때 문제가 됐던 것이 바로 '아나'의 눈 문제였다. 이에 대해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아나'는 오른쪽 눈을 잃었기 때문에 왼쪽 눈으로 기울인 스코프를 보고 오른손으로 사격한다. 처음에는 고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근미래 배경이고 오른쪽 눈을 잃는 것은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한 플롯이었기 때문에 결국 아나는 기울어진 스코프를 통해 조준하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강연을 마치며 이학성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오버워치'가 전 세계에서 모인 영웅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우는 이야기인 것 처럼, 전 세계에서 모인 열정적인 개발자들이 있었기에 '오버워치'가 탄생할 수 있었다”라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버워치'를 즐겨주시는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오버워치'가 있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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