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넥슨맨' 이정헌 신임 넥슨 대표, 게임업계 '샐러리맨 신화'를 쓰다

등록일 2018년01월08일 15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5일 국내 게임업계에 큰 의미를 지니는 인사가 단행됐다. 바로 넥슨의 이정헌 부사장이 신임 넥슨 대표에 취임하게 된 것.

넥슨은 지난 5일,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이정헌 사업총괄 부사장을 넥슨코리아의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이사 내정과 함께 그동안 넥슨을 책임졌던 박지원 대표는 넥슨 컴퍼니의 글로벌 최고 운영책임자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지난 2003년 넥슨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정헌 대표가, 입사 15년여만에 넥슨코리아라는 국내 최고 게임기업의 CEO 자리에 오르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쓰게 된 것이다. 

입사동기 두 명의 샐러리맨, 넥슨의 변화를 이끌다


이정헌 신임 대표에게 대표자리를 물려주고 글로벌 최고 운영책임자로 자리를 옮기게 된 박지원 대표와 이정헌 신임 대표는 넥슨이 한참 게임기업으로 주가를 올리던 2003년 같은 해에 입사했다. 

외부에서 박지원 대표는 기존 넥슨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경영자로 평가받았다.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처럼 전면에 잘 나서지 않는 '은둔형 CEO'로 불리었지만 내부에서의 그는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로 인정받으며 개발, 사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넥슨의 변화를 이끌었다. 넥슨이 본연의 게임사업에 집중하며 게임개발사로서의 이미지를 재구축한 것도 박지원 대표의 공이 크다. 2006년 5월 일본으로 건너가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넥슨을 일본 증시에 상장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한편, 일에 있어서 항상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판단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평가받아온 이정헌 신임 대표는 자기 자신을 전면에 내세워 회사를 이끌어 가는 이른바 '활동형 CEO'로 평가받는다. 회사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프로젝트나 사업활동에 있어서 항상 자기 자신을 전면에 드러내며 자신과 회사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정헌 부사장이 신임 대표에 내정되면서 박지원 대표부터 시작된 넥슨의 변화는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던전앤파이터부터 피파온라인3까지 넥슨에서 수 많은 게임들을 성공시키며 '한국 대표 게임사'라는 넥슨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이정헌 신임 대표이기 때문이다.

실패가 용서되는 기업, 직원들에게 자극제가 될 준대기업 넥슨의 인재상
넥슨은 이번 대표 선임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전임 박지원 대표에 이어 또 한번 30대의 직원을 CEO로 선임했다는 점. 또 그 사람들이 창업 멤버나 가족, 지인이 아닌 넥슨에 입사해 넥슨을 통해 성장한 이른바 '넥슨맨'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번 대표 선임은 넥슨이라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넥슨은 항상 회사의 성장을 위한 개인의 동기,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강조했으며 이 모든 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기업의 시스템 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로움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것들을 힘있게 추진한 박지원, 이정헌 대표는 일종의 공통분모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넥슨이라는 기업의 입장에서 누가 먼저 대표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대표가 될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상업적으론 큰 성공을 거두진 않았지만 참신함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이블팩토리

박지원 대표 체제에서 넥슨은 내부적으로도 새로움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개발자들을 원했다. 실제로 박지원 대표 재임기간 동안 넥슨에서는 가장 많은 프로젝트들이 탄생했다. 물론 반대로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사라진 프로젝트들도 많았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넥슨의 개발문화가 되살아났다는 뜻이다. 소규모 게임이나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게임도 가장 많이 시장에 출시됐으며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개발자들에게 압박을 가하지는 않았다.

기업이 실패를 안고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박지원 대표는 임기 초기에 약속했던 것들을 최선을 다해 지켜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발 기조는 이정헌 대표 체계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택과 집중을 항상 강조했다는 점에서 박지원 대표 체계보다는 조금은 선별적 집중 개발 구조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헌의 넥슨이 선보일 변화, 그 첫 걸음이 될 2018년
올해는 넥슨에 있어 가장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한 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체질개선을 하고 정상원 부사장의 지휘아래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신작게임들이 올해 드디어 하나 둘씩 선을 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매출보다 재미를 목표로 개발중인 '야생의땅: 듀랑고'

재미있는 게임을 위한 넥슨의 고집은 이제는 집념에 가깝다. 실제로 올 1월에 출시될 예정인 '듀랑고:야생의 땅' 역시 지난해 말에 출시가 됐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였지만 더 높은 완성도를 원했던 당시 이정헌 부사장과 모바일게임 살림을 챙기는 노정환 본부장에 의해 출시가 연기됐다. 듀랑고는 올해 선보일 넥슨발 ‘재미있는 게임’ 1호로 시장의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 게임도 역시 '매출' 보다는 '재미있는 경헙 제공'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넥슨의 시도는 단순히 신작에만 그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넥슨은 이미 몇 개의 콘솔 타이틀이 시범적으로 만들고 있고 이를 위해 MS와 소니, 닌텐도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와 협업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실상 플랫폼의 제한없이 '재미있는 게임'만 만들 수 있다면 회사의 모든 자원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 인력들의 능력 확대라는 측면에서 이는 단순한 신작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부터 가장 많은 불만이 나오고 있는 비즈니스모델(BM)에 대한 R&D의 결과물도 올해 하반기쯤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내부 조직을 통해 몇 년 전부터 유저들이 최대한 만족할만한 새로운 BM에 대한 R&D를 꾸준히 하고 있던 넥슨은 지난해 일부 타이틀들에 한해 시범적으로 사업모델을 적용시켜 본 바 있다. 올해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완전히 새롭거나 혹은 기존에서 보지 못했던 넥슨표 BM을 달고 나오는 신작 게임들의 출시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사업 최고 전문가인 신임 이정헌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넥슨의 '재미있는 게임' 만들기가 올해 어떤 결과물을 나을 수 있을 것인지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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