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6년 만에 돌아온 명작 모바일 리듬게임, 레이아크 '사이터스2'

등록일 2018년01월24일 11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모바일 리듬게임의 명가, '믿고 사는 레이아크'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개발사 레이아크가 '사이터스2'로 다시 팬들과 만났다.

'사이터스1'의 출시 이후 무려 6년 만에 출시된 '사이터스2'는 2015년 처음 공개된 이후 별다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몇 안되는 모바일 리듬게임 개발사의 정식 후속작인만큼 기대감은 날로 커져만 갔다.

소문만 무성했을 뿐 갈증을 해소시켜 줄만한 정보는 나오지 않던 가운데, 게임이 지난 18일 드디어 출시됐다. 출시 직후 '사이터스2'는 애플 앱스토어 유료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아직 죽지 않은 시리즈의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6년 만에 돌아온 정식 후속작 '사이터스2'는 과연 전작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디모'와 '사이터스1'의 열렬한 팬인 기자가 직접 플레이해봤다.

노트 종류의 추가로 살리는 데 성공한 '리듬게임'의 재미
이번 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라면 노트의 종류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터치와 드래그, 롱노트 단 세 종류만 있었던 전작과 달리, '사이터스2'에서는 롱노트 보다 더욱 길게 누른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롱 홀드 노트'와 터치 후 방향에 상관없이 짧게 튕기는 '스와이프' 노트도 추가돼 음악을 연주한다는 느낌이 더욱 살아났다.

사실 노트 종류가 적어도 치는 맛이 있는 패턴과 리듬감이 있다면 충분히 리듬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디모'가 그러했고, '사이터스1'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중후반부 챕터로 갈수록 억지로 끌어올린 난이도와 '칠 수 있으면 쳐봐라' 식의 패턴들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곤 했다. 'Freedom Dive'와 같이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일명 '보스곡'들은 즐기는 수준에 그치는 기자에게는 머나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사이터스2'는 무리하지 않고 한 마디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노트들로 '리듬감'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카오스 난이도에서 주로 사용되는 판정선의 속도 변화는 이러한 연주의 재미에 힘을 보탠다. 곡의 템포에 따라 빨라지고 느려지는 판정선의 속도는 기본적인 노트 처리와 어우러져 '연주한다'는 느낌을 더해준다.

개선된 가시성과 난이도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한 변화
또 이번 작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게임 내 가시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이다. '사이터스1'에서는 여러 번의 반복 플레이를 통해 노트의 위치와 순서를 외우는 것이 아닌 이상, 다음에 나올 노트의 순서를 곧바로 구분해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이터스2'에서는 노트들의 순서를 다른 색으로 구분하고 있고, 홀드 노트와 롱 홀드 노트를 누르고 있을 때 바깥쪽에 주황색 원으로 박자를 표시해 언제 떼고 다음 노트를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있도록 했다.

콤보 표시 숫자의 색이 판정에 따라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모든 노트를 퍼펙트로 쳤을 때 받는 '밀리언 마스터' 랭크, '밀리언 마스터'는 불가능하지만 어쨌거나 풀 콤보가 가능한 '풀 콤보' 랭크, 'MISS'와 'BAD' 판정을 받아 풀 콤보가 불가능한 경우의 수를 색깔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가시성을 확보했다.

늘 문제점으로 거론되어오던 난이도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한 패턴 개선도 인상적이다. '사이터스1'의 경우, 후반부 챕터로 갈수록 엄지 손가락만으로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패턴을 담은 빠른 BPM의 곡들이 주로 등장해 난이도 인플레이션에 크게 일조했다.

'사이터스1' 보스곡 'FREEDOM D↓VE'의 초반부

이번작에서는 카오스 난이도를 제외하면 손가락만으로는 도저히 누를 수 없을 정도의 패턴은 많이 축소됐고, 하드 난이도까지는 기존에 '사이터스1'를 해오던 유저라면 무난히 엄지 손가락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10 내외의 카오스 난이도 또한 적응만 한다면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어서 '엄지 손가락족'인 기자 입장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만 12 이상의 난이도는 너무 어려워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 '사이터스1'처럼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기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확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풀 콤보를 노리기 쉬운 널널한 판정도 여전하다. '디모'나 '사이터스'도 그랬지만, 음악에 맞춰 노트를 치는 리듬게임 특유의 재미를 알아가면서 입문하기에 나쁘지 않은 리듬게임 이라고 평하고 싶다.

또 노트 출현 방법과 노트음을 켜고 끄는 옵션도 전작에 이어 그대로 지원하며, 노트 크기를 바꾸거나 판정 시간을 조절하는 등의 편의 시스템들도 구현되어 있어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다.


간결함에서 화려함으로, 또 다른 의미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다
또 다른 '사이터스2'만의 색다른 점이라면 장르를 대표하는 캐릭터와 그들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전면에 나왔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은 팝, 덥스텝, 락, 오케스트라 등 자신만의 테마 장르를 갖고 있으며, '보이즈'의 '일기' 시스템에서 착안해 가져온 듯한 SNS 시스템 'iM'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초성체를 사용하는 초월 번역, '인정' 합니다

이는 각 캐릭터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살리면서도 전작이 다소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단점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묘책이다. 다만 곡을 해금하거나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캐릭터들의 레벨을 억지로 올려야 하는 불편함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실 리듬게임이 스토리와 잘 어울리는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레이아크는 '디모'를 통해 두 요소의 완벽한 조합을 이미 선보인 바 있다. 후속작인 '보이즈'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를 풀어갈 수 있는 '틀'이 잘 짜인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사이터스1'은 사이버펑크적인 일러스트와 분위기 그리고 간결한 UI로 승부했다면, 이번 작에서는 전작의 장점은 최대한 가져오되 '사이터스2'만의 독특한 느낌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절제된 미(美)의 '사이터스1'과 통통 튀는 매력이 살아있는 '사이터스2'는 얼핏 보면 다른 게임으로 보일 정도다.


완전히 바뀐 분위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걱정 어린 목소리도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이터스2'를 통해 선보인 색다른 시도와 변화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간결한 것이 최고다'라는 말에 적극 동의하지만, 'iM'이라는 SNS 시스템을 통한 몰입도의 상승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UI에 들인 정성이 전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착한' BM
'디모'와 '사이터스1'가 그러했듯이, '사이터스2' 또한 게임 본편의 가격은 $2.19(한화 약 2,300원)로 매우 싸게 책정됐다. 또 추가 음원 패키지를 구매해야 더욱 많은 곡들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같다.

음원 패키지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10.99(한화 약 1만 1천 원)라는 금액은 개인에 따라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게임 본편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즐겨볼 수 있고, M2U, Ice 등 기존의 레이아크 리듬게임에 참여했던 작곡가들이 참여한 덕분에 수록된 곡들의 완성도 또한 매우 뛰어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매력적인 패키지들이 추가될 예정이라는 점, 그리고 이러한 패키지는 플레이에 반드시 필요해 강제로 구매해야 하는 것이 아닌 유저의 선택이라는 점,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싼 가격에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더욱 완성도를 높여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사이터스2'

리듬게임은 국내에서 다소 마이너한 장르로 여겨지곤 한다. 더군다나 퀄리티 높은 모바일 리듬게임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출시되곤 한다.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인 입장에서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터스2'의 출시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오랜 담금질 끝에 출시된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자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사이터스2'는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내디뎠고, 이미 애플 앱스토어 게임 부문 유료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여전한 시리즈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온 '사이터스2'. 리듬게임은 스토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에 도전한 '디모'와 '보이즈'에 이어, 더욱 완성도를 높여 등장한 '사이터스2'의 출시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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