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017년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올 한해에도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엔씨소프트 등 일명 '3N'은 자사의 대표 킬러 타이틀들을 통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은 한국 게임업계 사상 첫 연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엔씨소프트 또한 2016년에는 1조 원에 미치는 못하는 매출을 기록했으나 2017년에는 '리니지M'의 흥행에 힘입어 1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을 올리며 2조 원 클럽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한편, 연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는 게임기업의 등장 외에도 점차 레드오션화 되어가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도모하는 게임사들의 성적 또한 관심거리였으며, 소위 넷마블, 넥슨, 엔씨 등 '3N社'외에 중견게임사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들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욱 공고해진 '3N'의 TOP3 체제, 연 매출 2조 원 게임기업의 등장
2017년 한해에도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의 독주는 계속됐다. 특히 '3N'의 모바일게임들은 양대 앱 마켓 최상위권을 독식하면서 그 인기와 영향력을 과시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하나만으로 먹고 산다는 표현이 거짓이 아닐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또한 각각 '리니지2 레볼루션'과 '오버히트' 등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아성에 도전했다.
한편, 이번 2017년도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을 살펴볼 때 관전 포인트는 다름 아닌 '연 매출 2조 원' 게임사의 등장 여부였다. 주요 게임사들의 성적이 모두 공개된 현재, 쉽지 않아 보였던 연 매출 2조 원을 넘은 곳은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두 곳이나 됐다.
넷마블게임즈는 한 차례의 경영 위기를 극복한 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 지난 2015년 연 매출 1조 원을 처음으로 넘었고 2016년에는 넥슨을 약 4천억 원 차이로 따라잡은 데 이어, 2017년에는 약 1천억 원 차이로 넥슨을 추월하며 국내 게임사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급성장을 기록했다. 그리고 결국 지난 해 연 매출 2조 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넥슨도 넷마블에 밀려 아쉽게 국내 게임사 매출 2위를 차지했으나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나란히 2조 원 매출을 뛰어넘은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의 2017년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소 차이가 드러난다. 넷마블게임즈는 약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넥슨은 매출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넷마블보다 약 3천억 원 더 많은 8,800억 원(전년 동기 대비 123% 성장)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괄목할만한 사업실적을 기록했다.
'3N'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 또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었다. 2017년 연 매출은 1조 7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나 성장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78% 성장한 5,850억 원을 기록하면서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냈다. 연 매출 2조 원 달성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양대 앱 마켓 1위 자리를 독식하고 있는 '리니지M'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 또한 향후 '2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서는 게임사들… 글로벌 성적 가시화
또한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의장이 주장하면서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던 '글로벌 파이오니아', 즉 내수 시장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조도 2017년 한해 게임사들의 성적을 가르는 포인트였다.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등과 같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펄어비스다.
펄어비스는 자사의 대표 타이틀인 '검은사막'으로 일본과 러시아, 북미와 태국 등 권역을 가리지 않고 150여개 국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1,172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646억 원으로 38% 성장하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스네일게임즈와 중국 현지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게임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중국 시장 진출 또한 노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80%가 넘는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 있다. 2017년 4분기와 같이 환율에 따라 다소 매출이 불안정한 경우도 있으나, 레드오션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벗어나 발 빠르게 전 세계 시장을 노리는 펄어비스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특히, 2017년 한 해 동안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실었던 펄어비스는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을 시작으로 '검은사막' IP의 확장 및 타이틀 다변화도 노리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반면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기조에 편승하지 못했거나 혹은 이에 대한 준비가 다소 미흡했던 게임사들은 전체적으로 2017년 한 해 성적이 부진하게 나타났다. 물론 엔씨소프트와 같이 국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성장한 경우도 있으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연 매출 2조 시대를 연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은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바탕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해외 실적이 다소 저조한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하지만 '리니지M'을 대만 시장에 선보이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점점 심화되는 양극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3N'을 비롯한 게임사들은 실적 고공행진을 통해 기분 좋은 새해를 맞이했으나, NHN엔터테인먼트와 웹젠, 게임빌 등 다수의 중견기업들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였다.
웹젠은 2017년 4분기 매출이 436억 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했다. 영업이익 또한 1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으며, 연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각각 24%, 23%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중국에서의 '뮤' IP 게임들이 흥행하면서 실적 개선의 여지가 생긴 만큼 향후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게임빌의 경우 올해 초 야심차게 선보였던 모바일 MMORPG '로열블러드'가 개발 기간과 투입된 개발 비용에 비해 매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실적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별이 되어라!' 등의 게임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은 높게 나타나지만, 2017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한 1천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올 한해 실적 개선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와이디온라인도 반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와이디온라인은 '갓 오브 하이스쿨' 이후의 작품들이 흥행 부진을 겪으면서 매출이 감소됐고, 여기에 '외모지상주의' 등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작 모바일게임들의 출시가 미뤄지면서 매출원 부족이 계속됐다. 결국 2017년 연 매출 211억 원, 영업이익 또한 적자가 지속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처럼 '3N'과 중견기업 간의 큰 격차로 인해 국내 게임산업 양극화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내수시장이 포화되어 가는 상황인 만큼, '3N'의 실적 고공행진과 쏠림 현상에 맞서 중견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과 실적 개선을 위한 활로 개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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