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후 첫 번째 공식 미디어 초청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카카오 3.0'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카카오는 금일(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대표 취임 후 첫 번째 공식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hey Kakao 3.0(헤이 카카오 3.0)'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카카오의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조수용 공동대표가 카카오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조수용 공동대표는 "'카카오톡'과 다음과의 합병,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인수 등 다양한 성과들은 대표로서 많은 고민과 질문을 하게 했다. 이제 카카오는 3기라는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대표이자 카카오 공동체에게 주어진 큰 짐이자 미션이다"라고 전했다.
'서랍' 프로젝트부터 AI까지, 성장 모멘텀 확보 주력
카카오가 야심 차게 천명한 '카카오 3.0'은 서비스 융합을 통한 시너지 강화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자사의 대표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출시된 이후 국내 커뮤니케이션 및 라이프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플랫폼으로, 출시 직후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카카오는 이를 바탕으로 게임, 커머스, 결제, 송금,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없어서는 안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으며, 최근에는 대화하며 음악 리스트나 음악 자체를 공유하는 '카카오멜론', 모르는 사람들과 동일한 관심사를 주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오픈채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멜론'에 대해서 조수용 공동대표는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하는 음악들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공유하고, 또 같이 듣고 싶은 음악에는 분명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카카오멜론'은 숨어있는 좋은 곡들을 발견할 수 있을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 3.0' 시대를 천명함과 동시에,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 동영상, 일정, 자료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서랍'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서랍' 프로젝트는 아이디 및 패스워드, 결제 정보, 사진이나 동영상 등 개개인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서비스다. '서랍' 프로젝트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AI 기술을 접목시켜 원하는 자료를 말하듯이 검색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조수용 공동대표는 "카카오는 이러한 디지털 자산이 어떠한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는 AI와의 결합을 통해 개인의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도 한 단계 진화한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가 전사의 역량을 총집해 만든 AI 스피커로, 지난해 11월 정식 출시되었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과의 접목 외에도 '카카오톡' 보내기, '카카오택시' 호출, 음식 주문, 교통 안내 등의 편의 서비스를 추가해 나가고 있다. 향후에는 '카카오톡 보이스톡'과 번역, 홈 IoT 제어, 쇼핑 기능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 I'와 관련된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이용자들이 생활 속 모든 순간에 AI 기술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 I' 개발 플랫폼인 '카카오 I 오픈 빌더'를 오는 하반기에 정식으로 선보이고, 현대기아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협업한 결과물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제네시스', '그랜저' 모델에는 이미 '카카오 I' 기능이 탑재되어 출시된 바 있으며, 새롭게 출시될 '산타페'와 '카니발'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더불어 10월경에는 GS에서 건설하는 아파트에 실제로 '카카오 I'가 적용될 예정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한편, 카카오는 그 동안 자사가 펼쳐온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영상 등 IP에 대한 투자 사업을 지속하는 한편,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창작자와 동반 성장하고 IP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 및 협력 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우수한 IP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확보한 IP를 통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지난 1월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 재원을 글로벌 플랫폼 업체 M&A에 활용할 예정이다.
조수용 공동대표는 "창작과 IP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창작이라는 영역에 대해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으며, 카카오 공동체 전체가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IP를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기 때문이다. 음악이나 영상은 국경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의미 있는 시작점을 IP로 보고 있다"며 "창작을 하는, 가치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 공동체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연내 선보일 것, ICO 등은 계획에 없어
특히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블록체인 사업이다. 카카오는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최근 일본에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Ground X)'를 설립하고, 전 퓨처플레이 CTO인 한재선 박사를 대표로 임명했다.
이에 대해 조수용 공동대표는 "블록체인 이슈가 4차 혁명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은 늘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였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카카오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고, 국내에서는 유의미한 플랫폼이 없다는 생각에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다"며 "다만 자금조달을 위한 ICO 등은 계획에 없다. 의미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며, 아시아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라운드 X는 카카오만의 플랫폼이 아닌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개발하고, 전 세계의 IT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개발 및 투자를 통해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기존의 카카오 서비스와 접목시키고 신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미래핵심기술로 주목 받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활성화, 교육, 해커톤 대회, 컨퍼런스 등의 각종 지원들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조수용 공동대표는 "앞으로 카카오가 어떤 회사가 될 것인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 하루하루 고민이 많고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카카오는 앞으로도 잘하는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카카오가 잘하는 방식 그대로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며 "'카카오톡'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것처럼 새로운 것은 익숙하게, 익숙한 것에는 새로움을 불어넣는 카카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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