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가 'NDC 2018'에서 한국의 게임 전문 기자들과 만나 게임 산업의 현안과 관련해 깜짝 소규모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오웬 마호니 대표는 더 이상 수익성을 좇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오웬 마호니 대표는 'NDC 2018' 환영사를 통해 '도전'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즐거움을 향한 항해'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선 넥슨 강대현 부사장은 오웬 마호니 대표의 발표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빅데이터와 AI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해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넥슨 코리아의 이정헌 신임 대표의 경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이정헌 대표의 경우 라이브 게임 운영에 경험이 많은 인재고 회사에서도 존경을 받는 인재다. 넥슨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적합한 인재를 찾다보니 그 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정헌 대표는 회사에 대한 이해가 많고 깊은 헌신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 대표로서도 최적의 인물이다. 특히 회사를 운영하면서 생기는 굉장히 큰 압박을 긍정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 임기를 맞게 됐다. 현재 일본 시장은 어떠한 변화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일본 시장은 한국 시장과 전혀 다른 시장이다. 일본의 경우 콘솔 기반의 시장이고 단일 플레이어 위주로 운영되는 시장인데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모바일게임 멀티플레이어 시장의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일본에서 넥슨이 가진 많은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하는 것 보다는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넥슨의 AI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자세히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을 양해바란다. 하지만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아마존 같은 기업을 살펴보면 그들의 핵심 전략에 AI가 있다. 아마존에서는 아침에 접속하냐 저녁에 접속하냐에 따라 다른 물건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아마존의 AI가 고객들의 행동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AI를 핵심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AI전략은 굉장히 직접적이다. 고객의 구매에 굉장히 깊게 관여한다. 하지만 AI는 온라인게임에는 많이 쓰이고 있지 않은 기술인데 게임 산업에서도 AI는 많이 활용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능력있는 게임 운영자들은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여기에 머신러닝 툴을 사용한다면 밸런스를 맞추면서도 효율적인 게임 시스템 조절이 가능하다. 이는 사람이 하기에 굉장히 어려운 영역인데 넥슨은 아직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이러한 시스템 마련을 위해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들이 나온다면 우리의 전체 로드맵 역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작 게임이 출시되는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창의적인 도전과 모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이러한 부분에서 운이 좋은 기업이다.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게임을 여러 가지 내놓는다고 해도 이 중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놓는 게임은 극히 일부인데 이는 야구와 같다. 타석에 들어서 10번 중에 3번만 쳐도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7번을 실패하는 것이다. 게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해야되는 일은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기간의 성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니라 몇 년 동안 어떤 성과를 내는지 주시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가 처음엔 작은 게임이었지만 지금은 큰 게임이 된 것처럼 최근 우리가 낸 게임 역시 이러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될 것이다.
지난해 넥슨 매출의 대다수가 특정 몇 개 게임에서 나왔다. CEO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잘 알다시피 우리 회사 매출에서 던전앤파이터, 메애플스토리, 피파온라인3 등이 굉장히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대표로서 이 같은 지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매출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다. 내가 일했던 EA도, 또 테이크 투 등 다수의 글로벌 게임기업들이 2개 내지는 3개 정도의 게임이 보여주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중요한 것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의 여러 가지 성공 모델을 새로운 게임의 리소스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하고 새로운 게임에 우리가 얻은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고 그래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편안하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는 넥슨 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회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넥슨의 코빗 인수 이후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사업에 대한 계획이 별도로 공개된 적이 없는데 이후의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NXC를 대표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란다.
잠시 예전 이야기를 하겠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했던 90년 무렵의 회사는 다양한 정보들을 하나로 묶어서 보여주는 것을 주 업무로 하던 회사였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당시 많은 언론과 방송사 직원이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중요한 것은 그들이 바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바뀔지는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바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온라인게임과 굉장히 흥미롭게 적용되는 사례가 나올 것이고 우리 역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결과물이 나온다면 공식적으로 알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
환영사 중 VR과 e스포츠를 언급했다. 이들 산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VR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현재로서는 많지 않다. 거의 대다수가 플레이 타임이 15분 내외거나 아예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원인을 살펴보니 VR기기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멀미와 무게, 가격적인 요인 때문이었다.
개발적으로 보면 하나의 VR게임을 만드는데 굉장히 큰 개발 비용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VR산업이 발전하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는 VR산업에 투자하는 투자비용 대비 유저경험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두 가지 사이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많은 성장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듀랑고의 매출이 좋지는 않은 상황인데 기업을 운영하는 CEO로서 듀랑고의 성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듀랑고는 오픈월드 MMORPG다. 모바일게임에서 이러한 경우는 유례가 없었다. 물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있었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처음 6개월의 성과와 향후 10년간의 성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듀랑고는 모바일게임업계에서 굉장히 찾기 어렵고 지금까지 나왔던 게임과 굉장히 다른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개발팀 전체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새롭고 기존과 다른 것을 시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언론의 놀림감이 되면서도 다른 게임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질문에 답변하자면 듀랑고의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더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지 않을까봐 고민이 된다. 이러한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진다면 기업의 성과는 물론, 발전에 굉장히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배운 것들을 게임을 통해 개발하고 한국뿐 아니라 새로운 지역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듀랑고는 작년에 넥슨이 언급한 재미있는 게임 1호라고 볼 수 있는데, 재미있는 게임 만들기 프로젝트 두 번째 결과물은 언제쯤 공개될까
게임 출시와 관련해선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넥슨은 다양한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부분으로는 차별성을 꼽고 있다. 우리는 게임을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고민하고 있다.
신작 게임과 관련해서는 PC와 모바일을 둘 다 고려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앞으로 향후 5년 사이에는 결국 모바일과 PC플랫폼이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가 되면 플랫폼을 나누는 것이 더 이상은 무의미해질 것이고 넥슨 역시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게임 공급 사업에 주력할 것이다.
픽셀베리 스튜디오 인수를 북미를 포함해서 서구권 시장 전체에 대한 사업 확대에 대한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가
단순하게 말하자면 정답이다.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가장 유명한 게임이 초이스라는 게임인데 이 게임은 일반적인 게임과 로맨스 소설을 합쳐놓은 게임이다. 주요 다켓층은 여성 유저다.
픽셀베리 스튜디오를 인수한지 약 반 년이 됐는데 성과가 굉장히 좋아서 우리도 만족하고 있다. 픽셀베리 스튜디오에서 배운 것은 ‘로맨스 게임을 만들어라’와 같은 것이 아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유저를 공략할 수 있는지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AAA급 FPS게임이 5개가 출시되었다. 북미업계가 모두 FPS에 집중하고 있을 때 픽셀베리 스튜디오는 전혀 다른 시장을 공략했다. 매년 누군가는 새롭게 접근하지만 모두 성공하지는 못한다.
픽셀베리 스튜디오가 인수를 원하는 많은 기업 중 넥슨을 선택한 것은 도전을 위한 환경 조성과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도전적인 모습을 존중해주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넥슨은 픽셀베리 스튜디오와 함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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