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 진행된 '디제이맥스' 콜라보레이션 이후 약 3개월 가량이 지난 지금, 사실상 '소녀전선' 스토리 2부의 시작을 알리는 '난류연속'이 드디어 업데이트됐다.
지난 이벤트인 '특이점'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그리폰, 철혈, 정규군의 삼파전과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리벨리온 소대'의 활약, 그리고 'M16A1'이 보유하고 있었던 상자의 정체가 밝혀지는 등 스토리 적인 측면에서 많은 진척과 변화가 있었다.
또 '특이점'에서는 단순히 지역을 뚫는 것에 그치지 않고 되돌아가 이전 루트를 선택할 수 있는 '백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우중 PD가 '소녀전선'의 스토리는 20지역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미루어 볼 때, 10지역까지 열린 후 진행된 '특이점'은 시즌 1의 대미를 장식한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이어 업데이트된 '난류연속'에서는 정규군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미지의 세력과 'E.L.I.D'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스토리, 그리고 스토리와 연계되는 각종 인형들의 뒷이야기, 전술인형과 요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새로운 시스템인 '화력지원소대'의 등장 등 다양한 요소들이 지휘관들을 반겼다.
과연 이번 대규모 이벤트에서는 어떤 이야기와 시스템들이 새롭게 추가되었는지 '참나무 방패'인 기자가 직접 플레이 해봤다.
*아래 체험기에는 '특이점'과 '난류연속'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 한층 더 성숙해진 주인공들
직접 즐겨본 이번 '난류연속'의 스토리는 그동안 전개된 '그리폰'과 '철혈'의 맞대결, 그리고 '정규군'의 합세로 한층 치열해진 삼파전에 이어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미지의 세력과 'E.L.I.D'의 등장을 통해 더욱 흥미진진하고 거대해진 시즌 2의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였다고 평하고 싶다.
'난류연속'에서는 '특이점'과 마찬가지로 각 지역마다 게임 속 핵심 인물들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이점'에서 'RO635'마저 정규군에게 사살되면서 동료 대부분의 거취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린 'M4 SOPMOD II'의 처절한 생존기, '붕괴액' 폭탄이 터진 후 '리벨리온 소대'와 안젤리아의 고군분투,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 '그리폰'에 임시로 소속돼 활약하는 'HK416'의 모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이번 '난류연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단순히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기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신적인 성장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1지역에서는 'M4 SOPMOD II'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가족처럼 지내던 '안티레인' 소대원들이 하나 둘 흩어진 상황에서, 홀로 남은 철없는 막내 포지션의 캐릭터인 'M4 SOPMOD II'의 처절한 생존기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RO635'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애가 매우 돋보이고, 또 'Cx4 스톰' 등의 그리폰 소속 인형들과 함께 싸우면서 느낀 '안티레인 소대' 리더인 'M4A1'의 고충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이뤄낸 정신적 성장도 인상적이다.
또 2지역에서 활약하는 'HK416'의 내적인 성장기도 그려진다. 이전에는 얼굴만 예쁘고 성격과 입은 험한 츤데레(?) 캐릭터 정도로 그려졌다면, 이번 2지역에서의 'HK416'은 'AK-47U'와 만나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HK416'은 이전부터 "언젠가는 '404 소대'를 떠날 것이다"라고 말하며 '404 소대'를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처럼 여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난류연속'에서의 일을 겪은 후 'HK416'은 '404 소대'에서의 비즈니스적 관계에서 벗어나 'UMP45'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팀원과의 신뢰를 쌓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만약 'UMP45'의 개조 스토리를 보지 못했다면 꼭 보길 추천하고 싶다. '난류연속'과의 연결점이 상당히 많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든든한 아군, 하지만 자원 먹는 하마 '화력지원소대'
게임 내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화력지원소대'다. 설정상 정규군,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미지의 세력과 싸우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중형 헬리포트에서만 배치할 수 있으며 전투에 진입할 때 일정 칸 이내에 있는 제대의 전투를 지원하는 유닛이다. 미지의 세력이 보유한 보호막을 이 '화력지원소대'로만 부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화력지원소대'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시각적인 부분이다. 기존에는 인형들이 스킬을 사용하며 전투를 펼쳐도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었다면, '화력지원소대'와 함께 전투할 때는 화끈하게 포탄을 쏟아 부으면서 처절한 전투의 느낌이 잘 살아난다. 전투 시작 시 '화력지원소대'가 사격하는 '컷인'과 탄이 날아오는 거리를 표기한 UI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다만 육성 측면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요구하는 자원과 시간이 많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다. 이와 관련해 전지와 교정권 등 육성에 필요한 재화는 많지만 획득할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불만족스럽다.
각종 재화에 대한 문제는 이미 인형 개조 시스템이 추가되었을 당시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것이다. 교정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벤트로 얻거나 일일 패키지를 꾸준히 구매하는 것이 아닌 이상 '방어훈련'에서만 얻을 수 있는데, 2시간에 1포인트가 차오르는 모의작전점수를 무려 5점이나 소모해야 한다. 끝까지 클리어해도 손에 쥐어지는 교정권은 4~50여 장에 불과하다. 그런데 화력지원소대의 칩셋을 회전하는 데만 해도 소모되는 교정권은 이와 비슷하거나 뛰어넘는다.
교정권 뿐만 아니라 전지도 마찬가지다. 숙소를 늘리고 안락도를 채워 전지를 확보하더라도 현재 '화력지원소대'를 육성하는데 들어가는 전지의 양을 훨씬 상회한다. 심지어 레벨 업을 위해 필요한 특수작전보고서를 만드는 데도 전지가 들고, 이를 소모하는데도 전지가 필요하다. 스킬을 올릴 때도 스킬 칩과 함께 전지가 소모된다.
또 칩셋의 복잡함도 아쉽다. 효율적인 칩셋 구성을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2~4성 칩셋은 모두 강화 재료로 사용되며, 5성도 칸 수에 따라 효율이 나뉜다. 심지어 여기에 능력치가 랜덤으로 부여되기 때문에 버려지는 스탯을 제외한 고효율의 칩셋을 얻기가 상당히 어렵다. 심지어 칩셋을 장착하는데 칸을 적절히 맞추기 위해서는 교정권을 사용해 회전시켜야 한다.
'화력지원소대'를 요약하자면 향후 주적으로 등장할 미지의 세력과의 전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지만,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발목을 잡으며 '요정'보다도 더욱 높아진 육성 난이도를 자랑하는 '거대한 진입장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난류연속'에서는 약간의 투자만 하더라도 3지역까지 클리어하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기는 하나, 추후 '요정'과 같이 꾸준히 육성해야 역장을 갖춘 적들을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 자명 하기에 유저들의 부담은 계속해서 가중될 것 같다.
점차 높아지는 난이도, 불친절한 '트리거' 설명
이 외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꾸준히 지적되는 난이도 인플레이션 문제다. '디제이맥스' 콜라보레이션 당시에는 '노멀'과 '하드'로 난이도를 나누어 호평을 받았지만 '난류연속'에서는 다시 '특이점'과 유사한 형태로 회귀했다. 출시 초기부터 꾸준히 즐겨온 유저라면 이러한 난이도 상승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진행된 '딥다이브'나 '특이점'이 업데이트된 시점에 시작한 유저라면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1~2지역은 어느 정도 육성된 'AR' 위주의 제대로도 수월하게 클리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3지역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3-10의 최종 보스는 고사하고, 일명 '히드라'로 불리우는 '정규군'을 연달아 상대할 수 있는 제대가 필요하거나 (3-4B) 또는 각종 '트리거'를 활용하지 않으면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는 지역(3-5)이 있어 '소린이'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높은 장갑 수치를 보유한 적들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에 'MG'와 'RF' 육성에 소홀했던 유저라면 체감 난이도는 더욱 상승한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점점 높아지는 허들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새로이 게임을 시작하는 신규 유저들에게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심지어 현재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에게도 썩 좋지 못한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히 클리어 보상을 얻지 못하는 문제에서 더 나아가, 스토리가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녀전선'의 문제점 중 하나로 늘 언급되는 기간한정 이벤트와 스토리의 연계는 이러한 문제에 기름을 붓는다. 핵심 스토리가 포함된 기간 한정 이벤트는 빠르게 상시 지역으로 오픈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개선된 부분도 있다. 먼저 백트래킹 시스템이 개선되어 불필요한 전투를 여러 번 반복하지않아도 되게끔 바뀌었다. '특이점'에서는 한 차례 '백트래킹'을 하면 새로운 루트를 보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까지 전투를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피로도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난류연속'에서는 '백트래킹'을 해도 한 번 뚫은 지역은 그대로 유지되고, 또 이러한 개선점이 스토리 중 지휘관이 구출 작전에 필요한 시간을 끌기 위해 반복적으로 '니토'에게 거짓 진술을 하는 것과 잘 어우러져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방면으로 아쉬운 '난류연속'
최적화와 버그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짧은 시간에 새로운 시스템이 대거 도입되면서 검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이미 '난류연속'이 업데이트된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안 그래도 점점 무거워지는 게임성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도 '앱플레이어'나 태블릿, 패드로 즐기는 것이 추천되는 상황에서 최적화 문제까지 나오면서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30일 늦은 시간 공지사항을 통해 임시 방편을 내놓았지만 튕김 현상이나 램 누수가 언제 완벽하게 수정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난류연속'은 스토리 측면에서 매우 큰 진전이 있었고, 또 다소 지루했던 전략 및 전투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화력지원소대'의 등장으로 새로운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업데이트였다. 하지만 '화력지원소대'를 운용 및 육성하는데 과도하게 자원과 시간이 필요한 점, 2지역 후반부터 3지역 전체에 걸쳐 '트리거'에 대한 설명이 불친절한 점, 그리고 이 때문에 시작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유저들이 온전히 스토리를 즐기기 어려운 점 등은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향후 추가될 새로운 이벤트와 11지역 등의 업데이트에서는 지금보다 개선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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