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매력적이지만 아직 가다듬을 곳이 많은 작품, 스마트조이 '라스트 오리진'

등록일 2019년03월05일 13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스마트조이의 신작 모바일 게임 '라스트 오리진'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월 24일 정식 오픈 당시 여러 버그들과 서버 지연 현상이 이어지면서 정식 서비스를 한달 가량 연기했음에도 2월 27일 서비스 재개 이후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출시 약 일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한 것. 그러나 정식 서비스 재개 6일 만에 구글 플레이 측으로부터 검열을 이유로 게임 검색이 불가능해지면서 중소개발사의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라스트 오리진'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스트 오리진'은 과감한 '청불' 요소와 턴 전투에 기반한 전략 시뮬레이션 요소가 특징인 모바일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인류가 멸망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인류의 모습을 한 바이오로이드를 통솔해 인류 문명을 재건해야 한다. 특히 고 퀄리티 일러스트와 이를 그대로 담은 SD 그래픽을 통해 많은 호평을 받고 있으며, 게임 내 다양한 전략적인 요소 역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기자 역시 출시 이전부터 '라스트 오리진'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진 유저 중 하나다. 여러 문제들로 인해 정식 서비스가 지연되는 가운데, 짧은 오픈 베타 버전에서 즐겼던 게임의 매력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서비스 재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서비스 재개에 성공한, 그리고 다시 구글 플레이의 검열이라는 암초를 만난 '라스트 오리진'은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아직 장기 흥행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도 명확하게 보이는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SD가 강점

 



 

출시 이전부터 '라스트 오리진'의 주된 화제는 일러스트였다. '청불' 요소를 전면에 내세워 다른 모바일 수집형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노출 이외에도 캐릭터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일러스트는 단연 '라스트 오리진'의 강점. 세계관 내의 각 부대마다 차별화되는 캐릭터의 매력과 외형을 살렸다는 점에서도 디자인의 통일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기존의 모바일 수집형 게임이 '함선'이나 '음식' 등 특정 소재에 한해서만 캐릭터의 모티브를 따오던 것과 달리, 어떤 소재라도 게임 속에 잘 녹여낼 수 있는 세계관 설정을 통해 보다 넓은 범위의 모티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라스트 오리진'의 캐릭터 다양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러스트 못지 않게 게임의 SD 품질 역시 높다. 특히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서 캐릭터의 동작을 공유하는 것과 달리, 각 캐릭터의 동작들을 일일이 그려낸 '라스트 오리진'에서는 보는 재미가 더욱 극대화된다.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매력적인 일러스트를 정작 3D나 SD 그래픽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라스트 오리진'이 가지는 차별화된 장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출시 이전부터 가장 화제가 되었던 '청불' 요소는 정작 게임 내에서는 희미하다. 지하철 등의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플레이하기에 부담이 느껴질 수는 있지만, '청불' 게임이라 하기에는 선정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느낌. 인터뷰 당시에도 일러스트의 선정성 보다는 스토리나 묘사 측면에서의 잔인함 요소를 중점에 두었다고 하니, 과감한 노출 요소나 선정성을 기대한 유저들이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순서와 상성, 진형에서 오는 전략적인 재미도 만족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는 전투가 간소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라스트 오리진'은 턴 방식 전투에 기반한 전략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행동력을 중심으로 어떤 아군이 먼저 행동하는지가 중요한 만큼,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각 캐릭터들은 매 턴 행동력(AP)를 획득하고 10을 채우는 순서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특히 전투 도중 행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스킬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활용해 상대보다 먼저 행동하고 까다로운 적들을 처리할 수 있어 행동력에 기반한 전략적인 판단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보호나 지원 등 다양한 부가적인 시스템들 역시 원활한 공략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수동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완성도 높은 전략 게임을 즐기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진형에 대한 고민 역시 게임의 즐거움 중 하나다. 3x3으로 구성된 전장에 자신의 캐릭터들을 배치해야 하는데,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다른 효과들을 내는 캐릭터나 자신을 중심으로 특정 타일에 버프를 주는 등의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진형을 꾸려야 한다. 퍼즐을 푸는 듯한 느낌으로 자신만의 강력한 제대를 구성하는 것이 '라스트 오리진'의 핵심적인 재미로 볼 수 있다.

 

상성 역시 플레이어로 하여금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육성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게임 내에서는 경장-중장-기동 3가지 타입에 따라 속성이 나뉘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만나게 되는 각 스테이지 보스의 타입이 다른 만큼, 하나의 스쿼드로만 게임을 끝까지 클리어할 수 없어 다양한 캐릭터들을 육성해 자신의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온갖 기상천외한 조합으로 보스들을 클리어해 나가는 재미도 '라스트 오리진' 만의 매력 중 하나다.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의 절충안을 잡았다

 



 

타 플랫폼에 비해 접근성이 높고 플레이 타임이 긴 모바일 게임 특성상,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한 수집 및 성장 콘텐츠는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서는 자동 전투 기능을 지원하지만, 플레이어의 개입이 어느정도는 필요하게 하는 등의 절충안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라스트 오리진'에서는 자동 전투 이외에도 반복 전투를 지원해 유저들에게 최고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에서 손이 많이 가는 점에 불편함을 느꼈던 유저라면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자동 전투가 무조건 편하고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라스트 오리진'은 자동 전투에서 캐릭터의 AI 성능을 낮추는 패널티를 부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수동 전투와 자동 전투를 모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자동 전투를 사용할 경우 캐릭터들이 1스킬 만을 사용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단순한 공격 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는 스테이지에 한해 자동 전투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 사이의 절충안을 훌륭하게 선택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사령관, 자원 회복량과 사용량의 조화는 아쉬워

 



 

한편, 오픈 베타 테스트 당시에도 지적을 받았던 자원의 회복량과 사용량의 균형은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게임 초반 자원 회복량과 관련된 연구를 실행하지 않는 경우, 자원의 소모량에 비해 회복량이 너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캐릭터의 등급에 따라 자원 소모량이 상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소위 수집형 게임에서 이야기하는 '거지런'이 필수적인 부분도 기존의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부분.

 



 

특히 반복 전투를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자원의 기본 회복량이 적은 부분은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점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5명으로 제대를 꽉꽉 채워서 게임을 진행할 경우, 자원이 금세 바닥나 버린다. 게임의 특징으로 출격에 필요한 자원들을 캐릭터 제조에도 사용하게 되는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자원을 쉽게 허비하고 경영난에 허덕이는 경우도 많다.

 

자원의 기본 회복량 이외에도 탐사를 통해 자원을 획득할 수 있지만, 게임 초반 '라스트 오리진'의 세계에 입문한 유저들에게는 탐사를 보낼 캐릭터들을 따로 편성하는 것도 부담인 만큼 게임 초반 유저들의 정착을 위해 회복량과 소모량 사이의 조절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이 사용하는 캐릭터의 체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중파' 상태가 되어 '수복'이 필요한데 여기에 필요한 자원이 스테이지 입장 비용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 최대한 다양한 조합을 구성해 반복적으로 스테이지에 도전하고 싶어도 수복에 필요한 비용이 상당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거나 확실하게 레벨을 높이는 방법들을 주로 선택하게 된다는 점 역시 자원 밸런스에 관해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 밸런스와 편의성, 치명적인 버그들도 다수

 



 

앞서 전략 게임으로서 '라스트 오리진'의 매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 문제에서는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아 아쉬움을 느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탱커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 후반 지역으로 갈수록 적들의 공격이 캐릭터의 방어 성장 한계치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 방어력을 무시하는 형태의 공격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통 탱커보다는 회피를 이용하는 회피 탱커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캐릭터의 체력에 따라 수복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체력이 높은 탱커를 기용하는 부담도 상당하다.

 

편의성에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캐릭터에게 스킨을 장착하려 하는 경우, 기지로 입장해 대상 캐릭터를 부르고 선물하기로 스킨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다. 캐릭터를 분해하는 경우에도 최대 한도가 정해져 있어 여러 번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탐사 콘텐츠의 경우 일괄적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이 밖에도 캐릭터 편성 창의 로딩이 너무 길거나 비 전투 캐릭터의 레벨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도 편의성 측면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치명적인 버그들은 '라스트 오리진'의 개선 1순위 문제다. 각종 상황에서 게임이 멈추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물론, 버그로 인해 캐릭터의 성능이 100% 발휘되지 못하거나 의도한 것 이상의 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탱커의 공격을 지원하는 '미호'의 경우 탱커의 공격이 빗맞으면 자신의 지원 공격도 100% 확률도 빗맞는 버그가 있어 캐릭터의 성능 자체가 평가절하되는 상황. 이 밖에도 게임이 멈춰 재실행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원 소모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매력도 개선점도 분명한 '라스트 오리진', 운영이 장기 흥행의 열쇠다

 



 

지난 2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재개한 '라스트 오리진'은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그만큼 개선해야할 부분들도 명확한 '갓겜 예정작'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퀄리티의 일러스트는 물론, 이를 게임 내에 그대로 담아낸 SD 그래픽 역시 '라스트 오리진'이 가지는 강점. 여기에 고민할 거리가 많은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한달 가량 재정비에 들어갔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점들이 보인다는 부분은 아쉽다. 자원 소모의 경우 유저의 플레이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밖에도 내부의 테스트 완성도가 의심되는 밸런스나 플레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각종 버그들, 최근 출시되는 다른 모바일 게임에 비교하면 부족한 편의성 등이 '라스트 오리진'이 극복해야할 문제들.

 

그러나 게임의 운영 측이 유저들과의 부단한 소통으로 빠르게 초반 이슈들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서비스 초기 발생한 버그들에 대해 빠르게 수정 패치를 예고한 것은 물론, 밸런스 측면에서도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용해 점차 발전할 여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그러나 구글 플레이 측의 검열이라는 예상치 못한 이슈가 겹쳐 '라스트 오리진'이 다시금 재정비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을 맞이해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소개발사의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자리잡은 '라스트 오리진'이 장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스마트조이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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