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시장에서 웹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지만, 유저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원작 IP의 매력이나 세계관을 잘 살린 경우 게임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들이 많으며 반대로 게임의 완성도가 높은 경우에는 원작 IP 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부족한 것. 이처럼 웹툰 IP는 개발사에게 있어 게임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소재인 동시에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혹평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슈퍼플래닛이 네이버의 인기 웹툰 '열렙전사'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의 CBT를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했다. 슈퍼플래닛은 '전자오락수호대'를 통해 원작 웹툰의 매력을 살리는 한편, 작품 분위기에 맞는 장르를 선정해 원작 IP와 게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 '지스타 2018' 이후 처음으로 유저들에게 게임을 공개하는 기회인 만큼, 3일 동안 진행된 CBT 기간 내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줘 유저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3일간 진행된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의 CBT 버전을 플레이해봤다.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은 원작 웹툰의 매력을 잘 살리는데 성공했지만, 편의성 측면에서는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아 아쉬움이 남았다
*본 체험기는 CBT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원작 속 캐릭터 총출동, 아는 만큼 재미있다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의 가장 큰 매력은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다. 특히 원작에서 개그 캐릭터로 자주 얼굴을 비추는 'BJ우마이'를 비롯해 그다지 역할이 크지 않은 캐릭터들도 전부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작을 알면 알수록 더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캐릭터를 획득하는 과정이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의 장점이다. '프리미엄 모집'에서는 무작위로 3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들 중 한 명을 영입할 수 있다. 여기에 3명의 캐릭터가 맘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조합을 소환할 수 있는 등 플레이어로 하여금 원하는 캐릭터를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은 좋았다.
8등신 형태의 캐릭터가 등장하던 원작과 달리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은 2등신의 SD 형태로 캐릭터를 구현했다. 각 캐릭터들은 원작 속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어 원작을 아는 유저들이라면 SD 캐릭터만 보고도 누구인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 몬스터 또한 2등신으로 귀엽게 표현되어 있어 원작과는 다른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원작의 흐름을 따라가는 한편, 게임 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완성했다. 원작의 주인공 '열렙전사' 역시 게임 내에서 등장하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대표 캐릭터는 아니다. 플레이어는 '루시드 어드벤처'의 다른 유저가 되어 '열렙전사'의 동료인 '소라'와 얽히고 '열렙전사'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원작을 모르는 유저들을 위해 게임 내에서도 친절한 설명을 마련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 전투는 없다. 직접 성장하는 재미를 느끼자
최근 모바일 게임, 특히 MMORPG 장르에서는 성장 과정의 단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 전투 기능을 넣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초기에는 자동 전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동 전투를 환영하는 추세. 그러나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은 자동 전투 기능을 과감히 없애 유저들이 직접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침에 맞게 성장 방식도 다양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는 강화 방식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은 체력, 지능, 민첩, 힘 네 가지로 나눠진 능력치를 유저가 직접 선택해 성장시킬 수 있도록 했다. CBT 기간이 짧은 터라 각 능력치가 효과를 발휘할 정도로 캐릭터를 성장시키지는 못했지만, 이론상으로는 '힘 마법사'나 '치명타 전사' 등의 육성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의 선택에서도 다양한 방식을 제공한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궁수 캐릭터의 경우, 총 또는 활을 장비할 수 있으며, 같은 총기류에서도 산탄총이나 라이플 등으로 종류가 나뉜다. 근접 캐릭터는 좀더 까다로운 선택이 가능한데, 양손 무기를 들고 방패를 포기할 수도 있으며 한손검 두개를 들고 보다 빠른 공격을 지향할 수도 있다. 이처럼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어 고전 RPG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의 장점이다.
플레이어들을 위한 친절함은 아쉽다
원작의 매력을 살린 캐릭터와 자유로운 육성 방식은 인상적이지만,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의 편의성은 대폭 개선될 필요가 있다. 자동 전투가 없어 매번 게임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
길을 찾는 과정이 특히 불편했다. 자동 전투가 없기 때문에 퀘스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길을 찾는 모든 과정은 플레이어의 몫이지만, 게임 내 퀘스트에서 어디로 가야한다는 지시를 내려주지 않는 것은 물론, 마을 내에서도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는 캐릭터가 어디에 있는지를 설명해주지 않아 불편을 느꼈다. 게임을 장시간 쉬었다가 다시 플레이할 경우 진행 과정을 잊을 수 있는데, 퀘스트의 진행 내역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도 아쉬웠다.
일일이 대화를 걸어야만 NPC의 역할을 알 수 있다는 점도 불편하다. 특히 많은 NPC가 밀집해 있는 시장 구역에서는 NPC가 판매하는 품목을 미리 확인할 수 없어 아이템을 구매할 때 마다 원하는 NPC를 찾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이템의 경우에도 도검류와 총기류의 판매상이 구분되어 있는 등 NPC의 역할이 너무 세세하게 나눠져 있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필드에서도 불편한 점이 많다. 몬스터를 사냥할 경우 일정 확률로 상자를 떨어트리는데, 여기서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손으로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상자를 여는데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전투 중에는 상자를 열 수 없어 전투 과정이 지나치게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캐릭터의 레벨이 상승했음에도 화면 내에 별도의 표시가 없어 언제 캐릭터의 능력치를 성장시켰는지 알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편의성 개선이 절실한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 정식 서비스 기대해본다
슈퍼플래닛이 CBT를 진행한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은 원작을 아는 팬들이라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무장한 게임이다. 원작과의 스토리를 비교하는 재미는 물론, 2등신 SD 그래픽으로 새롭게 태어난 캐릭터들을 수집하는 재미도 확실하다. 여기에 고전 RPG 감성을 담아 플레이어가 직접 전투를 조작하고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기존 모바일 RPG와의 차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편의성이 대거 개선될 필요가 있다. 맵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플레이어가 가야할 방향이나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대화에 집중하지 않으면 금세 길을 잃게 된다. 특히 NPC의 머리 위에 별도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아 아이템 하나를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이리저리 발걸음을 팔아야 한다는 점도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3일간의 짧은 CBT 기간 동안 매일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렴해 불편 요소를 수정하는 등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은 유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동 전투와 획일화된 성장이 모바일 RPG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열렙전사 with NAVER WEBTOON'이 직접 성장하는 RPG의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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