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The 지구방위군'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SIEK 'EDF: IRON RAIN'

등록일 2019년05월02일 16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매운맛 장인 프롬 소프트웨어의 신작 '세키로: SHADOWS DIE TWICE'를 플레이하며 심신이 지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게임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소니인터렉티브코리아가 4월 11일 발매한 'EARTH DEFENSE FORCE: IRON RAIN(이하 EDF: IRON RAIN)'이다.

 

'EDF: IRON RAIN'은 D3퍼블리셔의 액션 게임 'THE 지구방위군' 시리즈의 외전 작품으로, 외계 세력의 침입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지구방위군(EDF)'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THE 지구방위군' 시리즈는 화려한 그래픽이나 완성도 높은 액션과는 거리가 먼 'B급 작품'을 지향하는 게임으로,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특유의 분위기와 적을 일망타진하는 재미로 나름대로의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발매된 'EDF: IRON RAIN' 역시 '지구방위군 5'와 마찬가지로 음성까지 한국어로 더빙했으며, 서구권을 겨냥한 외전 작품인 만큼 기존 시리즈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한편 별개의 이야기를 통해 초심자들도 충분히 입문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는 기존에 'THE 지구방위군'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EDF: IRON RAIN'에서 'B급 게임' 특유의 가벼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EDF: IRON RAIN'은 생각보다 심오하고 깊게 파고들 거리가 많은 게임이다.

 

시리즈 전통의 반복 작업은 그대로, 개선된 편의성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기자의 생각과 달리, 'EDF: IRON RAIN'은 꽤나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게임이다. 특히 캐릭터의 체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구입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단계마다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특정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하며 자원을 수집하는 구간이 필수적이다. 언제라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을 기대했던 유저들이라면 구매 전에 고려가 필요하다.

 

탑승물의 조작감도 개선되었다
 

그러나 반복 플레이 과정에서도 유저들의 편의를 고려한 개선점들이 눈에 띈다. 시리즈 최신작 '지구방위군 5'의 경우 멀티 플레이와 싱글 플레이 모드 사이의 게임 진행도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싱글 플레이에서 캐릭터를 육성했더라도 멀티 플레이에서는 다시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EDF: IRON RAIN'은 싱글 모드와 멀티 모드 사이의 진행도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유저들의 부담이 줄었다. 이 밖에도 시리즈 초심자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스테이지 종료 이후 자원을 수집할 수 있는 시간을 30초 가량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EDF: IRON RAIN'의 개선된 편의성을 엿볼 수 있다.

 

양질의 한국어 더빙,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준다

 



 

전작 '지구방위군 5'에서 호평을 받았던 한국어 더빙도 'EDF: IRON RAIN'에서 그대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한국어로 음성을 더빙했던 주된 이유는 게임 내에 자막이 없기 때문인데, 'EDF: IRON RAIN'에서는 게임 내 자막이 출력되기 때문에 양질의 한국어 더빙을 보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더빙 퀄리티도 여전히 상당하기 때문에 단역처럼 지나칠 수 있는 부대원들의 개성을 보다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덤.

 



 

군가까지 더빙했던 전작의 정성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데, 스테이지 중간마다 출력되는 라디오 방송은 물론 속담이나 고유명사 등 번역이 까다로운 내용들도 전부 무리 없이 한국어로 번역해 사소한 재미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P/A 기어와 오버드라이브를 통해 새로워진 전투

 



 

기존 시리즈에서는 병과를 나눠 직업에 따라 다른 특성과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EDF: IRON RAIN'에서는 병과 개념이 사라졌다. 이를 대신해 등장한 것이 'P/A 기어' 시스템. 플레이어는 외골격 강화 슈트인 'P/A 기어'를 장착하고 외계 세력에 맞서 싸우게 되는데, 각 'P/A 기어'마다 다른 특징들을 지니고 있어 보다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기존 시리즈에서는 병과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무기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P/A 기어'에 상관없이 모든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빠른 기동력으로 공중에서 유탄을 투하하거나 묵직한 방어력으로 적진을 돌파하며 근거리 공격을 위주로 플레이하는 등 'EDF: IRON RAIN'에서는 주어진 무기와 'P/A 기어'를 조합해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연구하는 재미가 있다.

 



 

'P/A 기어'와 함께 도입된 '오버드라이브' 시스템도 'EDF: IRON RAIN'의 재미 중 하나다. 'EDF: IRON RAIN'에서는 'P/A 기어'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게이지를 소모하는데, '오버드라이브' 상태에 진입하면 게이지 제한 없이 마음껏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장전 속도도 더욱 빨라지기 때문에 '오버드라이브' 시간 동안 막강한 화력을 느낄 수 있다. '오버드라이브'는 별도의 아이템 없이는 한 스테이지에 한번밖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장의 카드' 정도의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계 세력의 수는 줄었지만 더욱 강해졌다

 



 

기존 'The 지구방위군'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는 적들의 물량공세를 다양한 무기로 막아내는 것이다. 'EDF: IRON RAIN' 역시 외계의 적들을 대상으로 전투를 벌이지만, 기존 시리즈의 물량 공세를 만나기는 힘들다. 기존 시리즈와 비교하면 스테이지의 진행 시간이 짧아진 것은 물론 등장하는 적들의 총 숫자도 적어진 편.

 



 

대신 'EDF: IRON RAIN'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보다 튼튼하고 까다로워졌다. 다른 게임에서 보스 정도로 볼 수 있는 적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일반 적들을 상대하는 데에도 많은 탄약을 소비해야 한다. 그렇기에 등장하는 적들을 일망타진하는 것보다는 적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가장 위협적인 적들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EDF: IRON RAIN' 전투의 핵심.

 



 

이처럼 등장하는 적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만큼 기존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에게는 'EDF: IRON RAIN'의 난이도가 보다 높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난이도 못지 않게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느껴지는 쾌감이나 가지고 있는 모든 화력을 동원해 사투를 벌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EDF: IRON RAIN'의 매력이다.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불편한 요소들, 빈번한 프레임 저하도 문제

 



 

앞서 'EDF: IRON RAIN'이 기존 시리즈에 비해 편의성을 개선했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게임 내에는 불편한 요소들이 많다. 특히 벌레 타입의 적을 처치할 경우 시체가 사라지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려 사격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적이 몰려올 경우에는 시체가 남는다는 점이 특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적의 공격을 받으면 높은 확률로 다운되는데, 일어난 뒤에도 무적 시간이 없어 적에게 둘러싸이면 대처가 어렵다는 점도 액션 게임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플레이스테이션4를 통해 발매되는 최근 게임과 비교하면 아쉬운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저하 현상이 빈번하다는 것도 불만이다. 건물이 많은 도심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프레임 저하 현상이 생기며, 평야 지형에서도 적이 조금만 늘어나면 프레임 저하 현상이 발생한다. TPS라는 장르 특성상 끊김없이 부드러운 플레이가 생명인 만큼 프레임 저하 현상이 큰 아쉬움으로 느껴졌다.

 



 

특히 스테이지 내에서 소모성 아이템을 사용할 경우 최종 보수에서 비용이 차감된다는 시스템은납득하기 힘들다. 게임 설정상 플레이어의 부대는 외부의 지원이 없이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보급품을 무한대로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인데, 최종 보수가 차감되는 만큼 마음껏 수류탄이나 탈것을 소환할 수 없다. 5월 2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비용을 줄여 주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설치 아이템을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재미없는 게임은 아닌 'EDF: IRON RAIN'

 



 

막연하게 B급 액션 게임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즐긴 'EDF: IRON RAIN'은 심오한 액션 게임이다.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자원을 수급하는 것은 물론, 난이도에 따라 지급하는 보상도 다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 반복 플레이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벼운 액션 게임을 기대했던 플레이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다룰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면서 보다 확장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적이 많을 경우에는 프레임 저하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조작 역시 타 액션 게임과 비교하면 불친절한 수준. 여기에 게임 설정을 반영해 소모성 아이템을 사용하는데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도 화끈한 액션의 재미를 가로막는 요소들이다.

 



 

결국 'EDF: IRON RAIN'의 본격적인 재미는 후반부에 접어들어야 느낄 수 있다. 후반부에는 레이저 형태의 아이템이 다수 추가되고 이족 보행 로봇이나 거대 전함 등 남자의 로망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기믹들이 등장하는데,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초반부의 답답하고 지루한 플레이를 견뎌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재미를 붙이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익숙해진 뒤의 재미는 확실한 'EDF: IRON RAIN'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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