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게임개발자협회 'GIGDC 수상자 간담회' 개최
최근 본지 기사를 통해 국내에서 진행 중인 많은 인디게임 공모전 및 페스티벌이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혜택을 주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한 적이 있다. 최근 2년간 입상한 작품 중 실제 출시로 이어진 것은 57%에 불과한데, 시상식 이후의 사후 지원이 부족한 것. 이에 상금 이외에도 실질적인 혜택을 요구하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관련기사] 실제 출시 57%, 인디게임 공모전 수상작의 현실... 일시적 아닌 진짜 혜택 고민해야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관련기관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력해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를 운영 중인 한국게임개발자협회에 문의한 결과, 한콘진의 주도 하에 협회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해 2018년부터 지속적인 논의를 가지고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6월 말 중에는 역대 'GIGDC' 수상작 개발자들을 직접 모아 공모전에 대한 불만사항과 개선안을 직접 듣고 보다 실효성 있는 혜택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27일, 한국게임개발자협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삼분점에서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 수상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17년도부터 18년도까지, 일반 및 학생부 부문에서 주요 상을 받은 인디게임 개발자 9팀이 참석해 역대 'GIGDC'의 아쉬운 점과 개발자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혜택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했다.
과연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원하는 진짜 혜택은 무엇일까.
결국 게임의 흥행 관건은 홍보, 유튜브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2018년도 'GIGDC' 일반부 제작 부문 동상을 받은 '던지고 쌓기'를 개발 중인 '노스리버소프트(North River Soft)'의 전상훈 대표이사는 “상을 받은 것은 좋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라며 “게임을 출시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게임이 알려져야 하는데, GIGDC에서 상을 받았음에도 전혀 게임이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GIGDC' 측에서 유튜브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마케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루에도 수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지만, 완성도와는 별개로 유튜브 인플루언서를 통해 소개된 게임이 대부분 좋은 성적을 기록한다는 것. 최근 게임 시장에서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소규모 단위로 움직이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이들과 소통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전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2018년도 'GIGDC' 일반부 제작 부문 대상을 받은 '운동하자! 김대리'를 개발한 '플레이어랩(PlAYER LAB)'의 김학형 대표는 “지인이 개발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인터넷 방송에 소개된 이후로 다운로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라며 “한번 게임이 소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으니 다른 유튜버들도 따라서 해당 게임을 다루더라. 유튜버들의 파급 효과를 다시금 실감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단순히 게임에 대해 언급하기보다는 게임의 매력을 좀더 알릴 수 있는 리뷰 형식의 콘텐츠가 효과적이라는 의견들이 대두되었다. 단, 한 명의 인플루언서가 'GIGDC'의 주요 수상작들을 모두 콘텐츠로 다룰 경우, 시청자들의 반감이 오히려 커질 수 있는 만큼 노출 횟수나 협업할 인플루언서들의 폭에 대해서도 좀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시장성보다는 독창성 위해 홀로서기 나선 개발자들을 위한 지원책 필요해
2017년도 'GIGDC' 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인디게임 '식혼도'를 개발한 '사슴농장(Deer Farm)'의 고영진 팀장은 인디게임 공모전으로서 'GIGDC'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디게임 공모전이나 페스티벌이 제공하고 있는 사업화 지원 혜택은 스타트업 게임사들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지원책에 가깝기 때문에 정작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든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혜택이 없다는 것.
고영진 팀장은 “시장에서 적은 인원으로 성공하기 위해 시장의 수요를 파악해주는 등의 사업화 혜택을 제공하지만, 시장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성공하려면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더 편하고 안전한 길이다”라며 “많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시장의 수요와 상관없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홀로서기에 나선 만큼, 이런 게임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인디게임 개발자 위한 콘솔 개발툴, 해외 진출 시 어려움 등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장벽 논의
현업 개발자들이 모인 만큼, 현장에서는 개발자들이기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콘솔 게임을 개발하려고 해도 '플레이스테이션4'나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기기에 맞춘 개발툴이 공개되어 있지 않다는 것.
'사슴농장'의 고영진 팀장은 “콘솔 플랫폼에 진출하려는 인디게임들이 많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를 유통하는 소니인터렉티브의 경우 한국 개발사에게 절대 개발툴을 제공하지 않는다. 닌텐도 측도 최근 인디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별다른 인연이 없는 개발자의 경우 여전히 개발툴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사무국 측에서 나서 수상작들을 대상으로 콘솔 개발툴을 지원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GIGDC'의 핵심 혜택 중 하나인 해외 전시회 참가 혜택에 대해서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었다. 새로운 시장에서 자신이 개발 중인 게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개발자도 있는 한편, 현장에서의 지원이 부족하거나 해외 시장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개발사의 경우에는 단순히 관광처럼 느껴진다는 것.
플레이어랩의 김학형 대표는 “해외 탐방 이전에는 단순히 아시아 시장만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었지만, 유럽을 방문한 뒤 우리 게임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북미나 유럽 지역도 고려할 수 있는 등 사고의 확장을 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성준 게임본부 게임산업팀장은 “국내 개발자들은 해외의 실정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직접 나가서 생생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해외 진출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표절작 심사에 대한 강화나 스크립트 번역, 유니티 프로 라이선스나 에셋 스토어 바우처 등 직접적인 상금 혜택 이외에도 개발자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금전적인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원책에 대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인디게임 시장 포화 상태인 '인디포칼립스' 시대, 보다 실질적인 혜택 마련하겠다
한편,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고민을 반영해 'GIGDC'는 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인디게임 공모전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GIGDC 2019'부터는 개발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작품 접수 기간을 2주로 늘리는 한편, 해외 탐방 대상 기업 지원 과정에서도 5일 정도의 여유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GIGDC 2019'부터는 수상작을 대상으로 '위너스캠프(가칭)'을 운영, 게임의 개발부터 출시, 피칭까지 전 과정에서 전문적인 컨설팅과 멘토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또한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표절작의 경우,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을 통해서도 표절작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의 전석환 사업실장은 “과거 인디게임 시장은 블루오션이었지만, 지금은 대기업도 인디게임을 개발해 출시할 정도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인디게임 시장의 대붕괴 '인디포칼립스'의 전조가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시장의 수요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실제 유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야 사람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성준 게임본부 게임산업팀장은 “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국게임개발자협회와 협업해서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는 행사다”라며 “올해는 컨설팅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GIGDC는 매년 변화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 분들의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보다 나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