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심리학과 안우영 교수 "게임 이용 장애, 사회 심리학적 개입이 해결의 키워드"

등록일 2019년07월04일 16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 중독 문제에 대해 기존의 의학적인 접근이 아닌, 심리 사회적 모델을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토론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금일(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게임 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정책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 바른비래당 이동섭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중독심리학회가 주관, 한국심리학회가 후원하여 개최됐다.

 

현장에는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을 비롯해 발제를 맡은 한국중독심리학회 신성만 학회장, 서울대학교 안우영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최진영 교수, 한국심리학회 조현섭 학회장, 동명대학교 고영삼 교수, 한국문화 및 사회문제심리학회 이장주 이사, 아현산업정보학교 방승호 교장 등 다수의 정계, 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첫 번째 발제에 이어 서울대학교 안우영 심리학과 교수가 자리에 올라 '게임 중독에 대한 인지신경학적 연구들: 약물 치료가 정답인가?'를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안 교수 "뇌의 신경학적 변화를 무조건 '약물'로 치료하는 것은 옳지 않아"
안 교수는 먼저 게임 중독이 신경학적 변화를 유발하는가에 대해 짚어보고, 게임중독으로 인한 신경학적 변화가 있다면 어떤 접근법이 최선인지 제언했다.

 



 

의학적으로 중독은 술을 과도하게 음용하는 등의 ▲폭음 그리고 담배를 끊거나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금단증상/부적정서, 마지막으로 ▲몰입/극도의 갈망까지 3단계로 나뉜다. 모든 중독의 공통점으로는 뇌에서 '도파민(dopamine)'과 '보상 회로(reward circuit)'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기전(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현상, 또는 원인)이 달라도 이러한 '도파민'의 상승과 '보상회로' 활성화는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약물 중독에 빠지면 '도파민' 회로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그는 갈망 등 중독 증상은 모두 동일한 기전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안 교수는 "일반적으로 중독이라 하면 한 가지 종류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약물 중독도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고 행동 중독과도 명백하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약물 중독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루어져 왔지만 하지만 게임 중독의 경우 아직 논문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듯 학술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 상황이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더욱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

 

안 교수는 "일반적으로 (뇌의) 신경학적 변화가 있다면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상 생활의 모든 것은 생물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SNS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먹방'을 보거나, 심지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보면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고 변화가 생긴다. 신경학적 변화 자체가 약물 치료의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심리 사회적 개입이 '게임 이용 장애' 극복의 키워드
그렇다면 중독 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안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먼저 심리사회적 치료에서는 환자로 하여금 현재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성을 알려주고 동기를 끌어올리게 된다. 또 가족 치료나 부모와의 관계 형성, 대화 등 인지행동치료와 사회적 맥락 개입이 상당히 효과적이다.

 



또 다른 종류의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가 있다. 혐오 치료, 길항제 치료, 대체 약물 치료 등이 있는데, 약물치료를 하게 되면 생물학적 기전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인지행동 치료나 동기강화에도 신경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안 교수의 설명이다. 즉 반드시 신경학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서 약물 치료가 우선일 필요는 없다는 것.

 

안 교수는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인지 심리 치료, 행동치료 등 사회 심리 측면에서 접근하더라도 신경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반드시 약물 중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정신장애에도 적용되며 연구가 이미 많이 진행되어 있다"며 "심리상담을 하게 되면 일주일에 한 두차례 진행되는데, 이것 만으로는 사실 행동의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부족하므로 숙제도 내주곤 한다. 일상 생활에서의 변화나 행동만으로도 뇌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각 증상에 대한 치료제의 경우 모든 치료제가 인증된 것이 아니며, 각 증상마다 허가된 것이 다르다. 또 중독 단계 마다 허가된 치료제도 다르다. 특히 약물 중독 조차도 하위 영역이 있고 양상이나 기전, 치료법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게 안 교수의 설명. 게임 중독은 공병률이 높은데, 과연 게임 중독으로 온 사람들이 공병률이 높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게임이 게임 이용 장애의 근본적인 문제인지, 우울증, ADHD 등 다른 병 때문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안 교수는 가장 추천하는 치료 방법으로 심리 사회적 개입을 언급했다. 부모들의 상호작용과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상담을 해보면 가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부모 상담이 필요하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할 것이다"라며 "개인적으로 게임 중독에 있어, 게임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사회 구조적 문제가 더 크다. 게임 중독으로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것을 먼저 해주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약물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도 있으나, 개입이 가능할 경우 사회적인 해결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교수는 "내원자들을 만나면서 전문가 집단이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의료인들이 치료를 하는 환자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게임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최선의 접근법이 무엇인지 집단의 이해관계를 떠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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