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제 '아재'와 '덕후'들이 양분한 모양새다. '리니지M'을 필두로 한 MMORPG 장르의 강세는 물론,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나 '소녀전선' 등 미소녀를 앞세운 '2차원 게임(중국에서 서브컬쳐를 소재로 한 게임들을 지칭하는 용어)' 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해외에서 한차례 인기를 끈 2차원 게임들이 앞다투어 국내 게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언어의 압박으로 인해 게임을 즐기지 못하던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 못지 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현지에서 서비스 중인 버전에 비해 재화의 가격이 높아지거나 콘텐츠의 보상이 바뀌는 소위 '차별 운영' 때문. 많은 중국 2차원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선언했지만, 현지와 다른 이벤트 운영이나 콘텐츠 업데이트로 인해 출시 초기, 혹은 장기 흥행에 실패한 사례가 많다.
이 가운데, 디앤씨오브스톰이 자사가 8월 중 서비스할 모바일 수집형 RPG '방주지령'에서 '차별 운영' 없는 국내 서비스를 선언해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방주지령'은 중국 현지에서 비리비리(bilibili, 哔哩哔哩)를 통해 서비스 중이며 현지 유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디앤씨오브스톰은 출시 이전부터 유저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게임 내 재화의 가격이 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소환확률이나 다른 시스템에서도 차별이 없음을 강조했다.
게임포커스가 '방주지령'의 8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디앤씨오브스톰의 김대영 본부장,김혜민 실장, 김현지 PM으로부터 게임에 대한 이야기와 운영 방향성에 대한 내용을 들어보았다. 차별 없는 운영을 선언한 계기에 대해 김대영 본부장은 “중국 유저들이 '방주지령'에서 느낀 재미를 국내 유저들도 그대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내린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과학이 고도화된 근미래가 배경, '수집'과 '교감'에 집중했다
'방주지령'은 과학이 고도로 발전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과학이 너무나도 발전한 나머지 하나의 종교가 되고, 미래에 인류에게 닥칠 위험을 감지한 과학자 3인이 '서령'이라는 전투 인형을 만들고 전 세계에 펴져있는 구전, 설화, 신화 속의 존재들을 빙의 시킨다는 것이 '방주지령'의 기본 설정이다. 플레이어는 '서령'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어령사'로, '포세이돈', '이자나미', '로키' 등 다양한 신화 속 존재들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세력과 맞서 싸우게 된다.
게임은 수집형 게임의 기본인 '수집'과 '교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낮은 랭크의 캐릭터들도 조합에 따라서는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는 것이 '방주지령'의 매력. 일반적인 수집형 게임들도 낮은 랭크의 캐릭터를 고루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필연적으로 강력한 성능을 갖춘 캐릭터를 중심으로 일종의 '패러다임'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방주지령'에서는 캐릭터마다 조합에 따라서는 낮은 랭크의 캐릭터들이 높은 랭크보다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수집할 수 있는 캐릭터는 많지만, 정작 실전에서 사용할 정도로 육성하는 과정이 험난하다는 점도 기존 수집형 게임의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방주지령'은 유닛 강화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여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서령'을 마음껏 수집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캐릭터 강화를 통해 얻은 능력치는 최대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재배치할 수 있으며, 별도의 과금 없이도 최대 강화치까지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서령'과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도 '방주지령'의 매력이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인연을 쌓으면 추가 능력치를 획득할 수 있으며, 캐릭터의 대사 또한 바뀐다. 여기에 많은 2차원 게임에서 선보인 바 있는 '서약'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으니, 많은 '덕후'들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지 PM은 “방주지령에서는 다양한 유저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캐릭터들이 준비되어 있다. 수집형 RPG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와 상성에 기반한 전투 시스템, 가볍게 즐기기도 좋다
'방주지령'은 기본적으로 턴 기반 전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 스테이지에서는 3대 3으로 전투를 진행하게 되며, 강력한 보스가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는 3명의 캐릭터로 힘을 합쳐 강력한 적을 상대할 수 있다. 특히 각 캐릭터마다 스킬이나 상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유의하면서 적들을 공략하는 것이 '방주지령'의 핵심 시스템이다.
기본적인 규칙은 단순하지만 전략적인 깊이가 있다는 점도 '방주지령'의 매력이다. 단순히 상성에 따라 우위를 지니는 것 이외에도 '날씨' 스킬을 통해 필드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것. 현재 게임 상에서는 '무더워(화)', '폭우(수)', '난기류(풍)', '황사(토)' 등 각 날씨에 따라 속성에 유리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추후 더 많은 날씨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여기에 '방주지령'은 한 스테이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횟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닌텐도 진영의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스킬 마다 사용 횟수가 제한되어 있는 것과 유사한 시스템.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평균 5~6회 정도 전투가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공략의 핵심이다.
전략성이 강조되지만 '방주지령'은 라이트 유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일반 스테이지는 부담 없이 클리어할 수 있으며, 좀더 깊은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 고 난이도 스테이지를 따로 분류했다.
여기에 유저들간의 실시간 PvP(플레이어간 경쟁)에서는 특별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아 유저들의 박탈감과 피로도를 낮췄다. 다른 유저들과 실력을 겨루고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라고. 디앤씨오브스톰 관계자는 “특정 콘텐츠만 유저들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새로운 콘텐츠를 골고루 즐기고 보상을 얻는 재미를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부담은 줄이고 재미는 높인 '방주지령'의 착한 BM
중국 서비스 버전을 즐기는 유저들이 꼽는 '방주지령'의 가장 큰 장점은 '착한 BM'이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하나의 캐릭터를 얻는데 필요한 노력이 낮다는 것. 디앤씨오브스톰 역시 '방주지령'에서 수집의 장벽이 보다 낮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우선 뽑기 이외에도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게임 내에서 R등급 이상의 '서령'을 반납할 경우에는 '파기 계약서(가칭)'을 획득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상점에서 다른 UR등급의 '서령'을 구매할 수 있는 것. 구매할 수 있는 '서령'은 2주 단위로 변경되는데, '벽람항로'를 즐긴 유저들이라면 '훈장'과 '로테이션 함선'을 생각하면 쉽다.
여기에 소환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UR등급의 캐릭터를 반납할 경우에는 별도의 재화를 통해 소환으로만 만나볼 수 있는 다른 '서령'과 교환할 수 있다. 많은 게임에서 주력 덱으로 사용하던 캐릭터가 도태될 경우 다른 조합을 시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긴 반면, 캐릭터를 반납하고 다시 다른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는 '방주지령'의 시스템 덕분에 무과금 유저들도 쉽게 모든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다.
소환에 필요한 재화의 수급 역시 타 게임에 비해 원활하다. 디앤씨오브스톰 측에 따르면, 무과금 유저가 한달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무료로 제공되는 재화를 모을 경우, 약 30 또는 50회 정도의 뽑기를 진행할 정도의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김대영 본부장은 “짧은 시간 안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게임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었다. 개개인의 낮은 수익으로도 부담없이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방주지령'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차별 운영'은 없이, 좋은 것은 더했다
한편, '방주지령'은 중국 서비스 버전과 국내 서비스 버전의 차이가 없는 운영을 약속해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많은 유저들이 '차별 운영'에 대해 걱정하는 만큼, 유저들의 걱정을 종식시키는 공지사항이 공개된 이후로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게임 커뮤니티에서 이름을 알리는 상황.
김대영 본부장은 차별 없는 서비스는 계약 체결 당시부터 중국 측 개발사도 걱정하던 부분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다행히 '방주지령'의 중국 서비스 버전 완성도가 높은 덕분에 별다른 변화 없이 국내에서도 게임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김대영 본부장은 “게임의 중국 서비스 버전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와서 운영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커뮤니티의 반응도 긍정적이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방주지령'의 국내 서비스 버전에서는 중국 버전과 동일한 재화 가격, 퀘스트 보상, 소환 확률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디앤씨오브스톰은 게임 내적인 수치 이외의 편의성은 보다 발전한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초기 모델을 그대로 서비스할 경우에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모두 편하지만, 유저들에게 보다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수치는 동일하지만 편의성은 향상된 버전의 서비스를 결정했다고. 단, 중국 서버에서 최근 업데이트된 '완전 자동 플레이' 기능은 추후 국내 서버에 적용될 예정이다.
중국 서버에서 진행한 이벤트나 업데이트가 누락되는 소위 '패싱'에 대한 대비도 완료된 상태다. 이미 개발사와의 협의를 통해 일년 치의 업데이트 일정을 준비했다고. 특히 '데이트 어 라이브(Date A Live)' 등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다른 IP와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도 국내 유저들이 만나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다. 중국 서버에서 진행된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중 하나는 이미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니, 국내 서비스 버전에 기대를 가져볼 만 하다.
여기에 이미 중국 버전을 플레이한 유저들도 국내 서비스 버전에서 새롭게 만나보는 콘텐츠도 추가될 예정이다. 국내 서비스에 맞춰 한국 속 신화, 설화 속 존재를 모티브로 한 '서령'이 추가될 예정이며, 디엔씨미디어가 보유하고 있는 IP와 연계한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도 국내 서비스 버전만의 매력이다.
특히 국내에서 제작되는 '서령'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버전에도 함께 추가될 예정이다.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 중이라고. 김대영 본부장은 “한국 설화 뿐만 아니라 아시아 권의 전래동화 속 캐릭터들도 작업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듣고 싶은 이야기 들려줄 것, 3주년 간담회까지 가고파
'차별 운영' 없는 서비스와 '착한 BM'을 통해 '방주지령'은 사전등록 실시 2주 만에 약 40만 명 이상의 예비 '어령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미 중국 서비스 버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의 매력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홍보가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나오는 상황. 김대영 본부장은 “아마 유저 분들도 게임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홍보는 8월부터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디앤씨오브스톰 측은 게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방주지령'의 애니메이션을 8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공개에 앞서 3초 분량의 짧은 영상이 공개되어 많은 예비 '어령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 애니메이션에서는 PV영상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게임의 세계관 뿐만 아니라 게임이 다루는 주요 소재와 몰입도가 높은 주제들도 다수 공개될 예정이다.
디앤씨오브스톰은 '방주지령'에서 유저들과의 교감에 주력하는 운영 방향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혜민 실장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올바른 소통이자 교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에 '차별 운영'이 없음을 강조한 게시물들도 유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운영 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본부장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국내 유저들이 어떤 부분에서 갈증을 느끼고 서운함을 느끼는지, 또 어떤 점에서 환호하는지를 최전방에서 지켜봤다”라며 “수익성은 물론 보다 많은 유저들이 '방주지령'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라도 즐기고 부담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대영 본부장은 '방주지령'의 목표로 '3주년 간담회'를 제시했다. 목표 매출이나 유저 수 등 수치 뿐만 아니라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올해 말 예정되어 있는 박람회에 참가해 유저들과 소통하고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매년 간담회를 진행해 꾸준히 유저들과 함께하는 게임을 만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소녀전선'을 필두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2차원 게임' 열풍이 분지도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그동안 게임의 퀄리티는 상향 평준화를 이루었지만, 정작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배려와 운영 측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게임들도 많은 상황. 이 가운데, 차별 없는 운영과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한 '방주지령'이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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