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로봇과 미소녀 조합은 언제나 성공적... 중국 화제작 '중장전희'

등록일 2019년07월26일 12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누군가 서브컬쳐 게임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중국 시장을 보게 하라”

 

'소녀전선'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2차원 게임(서브컬쳐에 기반한 게임을 이르는 중국의 용어)' 열풍이 분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중국 '2차원 게임'들은 비주얼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는데, 특히 중국 고전 설화나 판타지 세계관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비리비리(bilibili, 哔哩哔哩)'가 신작 2차원 모바일 게임 '중장전희(重装战姬, 영칭 Final Gear)'의 중국 현지 서비스를 실시했다. '중장전희'는 애니메이션 풍의 미소녀 캐릭터들이 메카에 탑승해 전투를 펼치는 수집형 액션 RPG로, 미려한 일러스트와 화려한 연출이 특징인 게임이다.

 



 

'덕후'라면 모름지기 로봇과 미소녀에 혹할 수밖에 없다. '덕후'들이 좋아하는 두 가지 요소를 합친 것은 물론,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연출을 통해 이미 국내에서도 '중장전희'를 즐기는 유저들이 등장하는 상황이다.

 

중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화제작 '중장전희'를 플레이해봤다. 플레이어가 직접 부위를 조합해 메카를 만드는 재미는 물론, 가혹하지 않은 BM도 인상적이다. 이미 국내 퍼블리셔 중에서도 '중장전희'를 눈독들이는 곳이 있을 것 같은데, 장기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직 개선해야할 부분들도 엿볼 수 있다.

 

슈퍼 로봇부터 리얼계까지, 로봇 '덕후'라면 거부할 수 없다

 



 

'중장전희'의 유닛은 크게 '파일럿'과 '메카'로 구분된다. 미소녀 캐릭터는 저마다 다른 능력치와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릭터마다 병종이 구분되어 사용할 수 있는 메카의 무기가 구분된다. 캐릭터는 일반적인 수집형 게임처럼 N등급부터 SSR까지 나뉘지만, 병종과 필살기를 제외하면 능력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편은 아니다.

 

결국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메카'다. '메카'는 몸통, 팔, 다리, 등 총 4개 부위로 나뉘어져 있으며, 장착한 부품에 따라 각기 다른 성능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조합하기보다는 각 부품을 합쳐 완성품을 만들어야 본격적인 성능을 낼 수 있어 '나만의 메카'를 만들고 싶은 유저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게임의 진짜 주인공이기도 한 '메카'의 디자인이 다양하다는 점도 '중장전희'의 매력이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로 대표되는 사실성에 집중한 '리얼 로봇계'는 물론, 마법이나 에너지파동을 사용하는 '슈퍼 로봇계'의 디자인도 전부 준비되어 있다. 어느 특정 분위기를 선호하는 유저들 뿐만 아니라 '메카'와 '미소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메카' 물에서 빠질 수 없는 연출도 '중장전희'의 강점이다. 각 파일럿마다 특화된 전용 기체에 탑승하고 스킬을 사용하면 멋들어진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무뚝뚝한 성격의 메인 캐릭터가 애니메이션에서 호전적인 모습을 보여줘 괴리감이 느껴지지만, 평소 다양한 '메카'물을 접했던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조작과 전략의 조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중장전희'의 전투

 



 

'중장전희'의 전투는 과거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벨트스크롤 형식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의 편의를 위해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만,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등장하는 적의 부대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 공격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수동으로 게임을 조작해야 한다. 적마다 대처 방법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장착한 무기의 종류에 따라서도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스테이지마다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조합에 따른 전략을 짜는 재미도 '중장전희'의 매력이다. '중장전희'의 '메카'는 크게 원거리형과 근거리형으로 나뉘며, 근거리형에서도 방어와 공격의 역할을 하는 '메카'가 나뉜다. 하나의 부대는 총 4기의 '메카'로 구성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추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단, 방어형 '메카'의 성능이 미묘한 것은 물론, 장거리 저격에 특화된 '메카'의 성능이 처참하기 때문에 출시 초기 어느정도 정답이 정해진 점은 아쉽다.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임무 진행 방식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 중 하나다. 임무 마다 목적이나 지형은 다르지만, 보통 2개의 부대를 운영해 스테이지 상의 타깃을 처리해야 한다. 부대는 목표 지점을 선택하면 가장 가까운 경로를 선택해 자동으로 이동하는데, 플레이어가 이동하는 도중에도 적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최적의 경로를 찾아 적들의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 이 밖에도 적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이나 다양한 효과를 지닌 오브젝트 등 게임을 원활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신경 써야할 요소들이 많다.

 



 

이처럼 다양한 미소녀 파일럿을 수집하고 '메카'를 완성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이를 게임 내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 '중장전희'가 출시 초반부터 많은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많은 수집형 게임들이 모으는 재미에 집중한 반면 전투의 완성도를 소홀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수집 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집중한 '중장전희'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가볍게 즐기기에는 무겁고, 오래 즐기기는 부담스럽다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풍 캐릭터는 물론, 각종 '메카'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조립하고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게임에 애정을 갖고 오래 즐기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다. 특히 가장 아쉬운 부분은 게임의 UI 구성으로, 디자인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지만 게임 내에서 실제로 이용하는 데에는 불편함이 많다.

 

우선 공격 버튼이 우측 하단에 위치해있는데, 부대에 편성된 다른 캐릭터의 스킬 사용 여부나 체력을 확인할 수 있는 UI가 공격 버튼 바로 위에 배정되어 있다. 앱플레이어를 사용해 넓은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경우에는 불편함이 없겠지만 모바일 디바이스로 게임을 조작할 경우에는 플레이어의 손가락이 UI를 가릴 수밖에 없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전투에서 아군의 상황을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게임 내에서는 별도의 행동력 개념이 없다는 점은 '중장전희'의 특징이지만, 게임 내 장비를 획득하는 과정이 워낙 번거롭고 힘들기 때문에 사실상 무한 반복 플레이가 강요된다. 문제는 하나의 스테이지를 돌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타 게임에 비해 길다는 것. 출시 직후 패치를 통해 하나의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적 부대의 수를 줄였지만, 여전히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이다. 힘들게 장비를 획득하더라도 같은 장비에서 옵션이 다르기 때문에 끝없이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여기에 게임의 발열도 상당하다. 10분만 게임을 실행해도 기기가 금세 뜨거워지는데, 옵션을 조정하더라도 여전히 발열 문제가 심각하다. 이 밖에도 화면의 특정 영역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거나 이동 도중에 공격을 하면 종종 취소되는 등 세부적인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덕심' 자극할 줄 아는 '중장전희',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기를

 



 

소소한 문제들이 있지만 '중장전희'는 '덕후'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게임이다. 일러스트 퀄리티가 타 수집형 게임에 비해 부족함이 없는 것은 물론, '메카'물에 대한 개발진의 팬 심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게임의 세부적인 시스템이나 줄거리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내가 원하는 '메카'를 만들고 박력 넘치는 연출을 즐길 수 있어 기존의 모바일 수집형 게임과 비교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출시 초반 중국에서도 큰 이슈를 몰고 온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은 만큼 국내 퍼블리셔 중에서도 이미 '중장전희'를 눈독들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에 게임이 서비스될 경우에는 최적화나 UI 개편 등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중장전희'를 만나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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