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랜덤 디펜스와 수집형 RPG가 만나면? 티키타카 스튜디오 '아르카나 택틱스'

등록일 2019년11월11일 14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올해 초 '오토체스'를 시작으로 게임 시장에서 '오토배틀러' 장르가 태동하던 당시, 문득 '덕후'를 겨냥한 '오토배틀러' 게임이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서브컬처에 기반한 2차원 게임이 활성화되어 있는 중국에서 이른바 '덕후체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보다 한발 앞서 국내에서 그런 게임이 등장했다.

 

10인 규모의 인디게임 개발팀 티키타카 스튜디오의 데뷔작 '아르카나 택틱스'는 '랜덤 타워 디펜스'로 유명한 랜덤 디펜스 장르에 2차원 요소를 접목한 수집형 RPG의 게임성을 더한 독특한 게임이다.

 



 

특히 '아르카나 택틱스'는 2016년 출시되어 많은 랜덤 디펜스 매니아들을 사로잡은 '히어로즈 랜덤 디펜스'의 정신적 계승작으로 공개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출시 이후에도 별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도 게임의 재미 하나만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국산 인디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초반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포커스가 소문난 인디게임 '아르카나 택틱스'를 플레이했다. 휘발성이 높고 플레이타임이 길다는 것이 랜덤 디펜스 장르의 단점인데, 여기에 수집형 RPG의 게임성을 더하니 중독성과 편의성이 배가된 느낌. 다만, 인디게임 개발팀의 한계로 인해 아직은 개선해야할 부분들도 많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랜덤 디펜스 게임에 수집형 RPG의 재미를 더하다

 



 

무작위성에서 오는 재미가 랜덤 디펜스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운이 좋아 소위 '역대급' 조합을 갖추더라도 한번 게임이 끝나고 나면 자신이 이룬 업적이 전부 사라지기 때문에 게이머가 느끼는 허무함이 상당한 편이다. 특히 게임의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기 때문에 한번 게임을 즐기는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 게임이 장기화될수록 계속해서 플레이하고 싶은 동기를 느끼기도 힘든 편. '오토체스'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음에도 랜덤 디펜스 게임이 여전히 비주류 장르로 취급받는 것은 이런 문제들 때문이다.

 

'아르카나 택틱스'는 랜덤 디펜스 게임에 수집형 RPG의 성격을 더해 이런 문제들을 극복했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오토배틀러' 장르 게임들처럼 매 스테이지마다 무작위로 제공되는 유닛을 합성해 상황에 따라 조합을 맞춰나가고 적을 격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스토리 모드를 통해 완성한 조합을 모험 모드나 PvP 등 다른 콘텐츠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르카나 택틱스'의 핵심. 하나의 게임이 끝나면 남는 것이 없던 기존의 랜덤 디펜스 게임과 달리 나의 '역대급' 조합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성취감을 한껏 느껴볼 수 있다.

 



 

여기에 게임 외적인 요소를 통해 유닛이나 조합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수집형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르카나 택틱스'에서는 '룬'을 통해 특정 직업 유닛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아르카나'라는 시스템을 통해 영웅의 획득 확률을 높여주는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수집형 RPG 특유의 자동 반복 플레이나 파밍 시스템들도 어색함 없이 녹아들어 하나의 게임에서 두가지 장르의 재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휘발성이 강한 랜덤 디펜스 게임이 지닌 여러 한계점들을 영구적인 성격이 강한 수집형 RPG 특유의 게임성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 독특한 아이디어 덕분에 '아르카나 택틱스'는 기존에 랜덤 디펜스 게임을 선호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착한 BM

 



 

결국 캐릭터 수집형 RP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매력. 아무리 매력적인 시스템과 콘텐츠를 마련했더라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캐릭터가 없다면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는 어렵다. '아르카나 택틱스' 역시 이런 게이머들의 수요를 파악해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게임을 가득 채웠다. 정신적인 전작 '히어로즈 랜덤 디펜스'를 플레이했다면 익숙한 유닛들이 개성넘치는 설정과 외형을 입고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보는 것도 '아르카나 택틱스'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게임 내에 유닛들의 음성이 없다는 것인데, 게임을 개발한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향후 성우 녹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다.

 



 

특별한 과금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아르카나 택틱스'의 장점이다. 4성과 5성 유닛들은 보상 상자나 별도의 재화를 통해 확률적으로 획득할 수 있지만, 게임 내 재화인 골드를 주고도 확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골드 이외에도 크리스탈 등 게임 내 유닛과 아르카나 수급에 필요한 재화를 단어 그대로 '퍼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향후 게임 내에서 핵심 BM으로 스킨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니 지갑을 혹사시키는 게임에 지친 사람이라면 '아르카나 택틱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불친절한 튜토리얼, 아직 부족한 밸런스는 추후 개선 기대해야

 



 

랜덤 디펜스 게임에 수집형 RPG의 매력을 더한 독특한 시도와 고 퀄리티 일러스트는 인상적이지만 아직 '아르카나 택틱스'는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은 게임 초심자들을 위한 튜토리얼. 현재 게임 내에서는 유닛을 합성하면 상위 유닛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신규 이용자들을 위한 안내가 거의 없어 따로 커뮤니티에서 공략을 참조해야하는 상황이다.

 

밸런스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여러차례 패치를 통해 유닛 간 성능 격차를 좁히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100여명이 넘는 유닛 중 실제로 사용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무작위로 얻는 유닛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나가는 것이 장르의 재미지만, 유닛 간 성능 격차로 인해 사실상 정답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다만 개발사 측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으니 추후 개선을 기대해보자.

 

'아르카나 택틱스'로 데뷔전 치룬 티키타카 스튜디오, 인디게임 성공 사례 남길까

 



 

2019년 게임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많은 개발사들이 신작 출시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작품 '아르카나 택틱스'로 도전장을 내민 티키타카 스튜디오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랜덤 디펜스 게임에 수집형 RPG의 게임성을 더한 시스템을 통해 '아르카나 택틱스'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이용자들의 입소문 하나만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상황.

 

다만, 장기적인 흥행을 위해서는 게임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신규 이용자들을 위한 튜토리얼이 부족하며 유닛 간의 성능 격차도 큰 편. 특히 게임 내 일러스트의 퀄리티는 준수하지만 아직 캐릭터들의 음성이 없다는 점도 수집형 RPG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게임이 호평을 받으며 흥행 중인 만큼, 추후 개발팀의 규모가 성장했을 때는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야심차게 출발한 신작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 일이 드물 정도로 침체된 국내 게임 시장에서 '아르카나 택틱스'로 도전장을 내민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인디게임의 성공 사례를 새로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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