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게임산업 호황이라는데... 여전히 고통 호소하는 중소 게임사들

등록일 2020년04월08일 17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업계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들도 나오지만, 중소 게임사들은 오히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2월 한달 간 국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 여기에 대표적인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은 역대 최고 사용자 수를 기록했으며,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스위치의 네트워크 수요가 폭증해 접속 불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활동 시간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보낼 수단으로 게임에 주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 이에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게임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올 상반기 이례적인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들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게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게임사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특수는 먼 나라의 이야기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업계가 호황을 누린다는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사실 중소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평소보다도 힘든 때를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 급증? 중소 게임사 대부분 "큰 변화 없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 결과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중소 게임사 관계자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평소에 비해 5%~10% 정도 매출이 상승하긴 했지만 이정도로는 뚜렷한 변화를 느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이용자 및 매출 수치를 보이고 있어 코로나19 여파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중소 게임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바일 게임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존에 모바일 게임을 주로 즐기던 코어 게이머 층은 모바일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늘어난 여가 시간에 자신들이 즐기던 게임을 보다 심층적으로 즐기는 경향이 있으며, 새롭게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입한 소비자의 경우에는 정보량이 적어 매출 순위 또는 인기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대형 게임사들의 게임을 주로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마켓에서 주로 노출되는 매출 순위 또는 인기 순위 상위권 게임의 다운로드 수는 증가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및 인디 게임사들의 게임은 별다른 수혜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 이전부터 이용자 지표 관리나 마케팅 활동을 집행해 게임을 마켓 상단에 노출한 대형 게임사들이 주로 수혜를 받은 상황"이라며 "노출도가 적은 중소 게임사들은 코로나19 이슈 이전과 별다를 바 없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재택근무, 커뮤니케이션 지연으로 일정 차질 불가피

 


 

코로나19 특수에서 소외된 중소 게임사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환경 및 정부 지원정책의 변화다. 질병 확산 및 피해 방지를 위해 많은 대형 게임사들이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지만, 대형 게임사에 비하면 인력의 규모가 턱 없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의 입장에서 재택근무를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질병 확산 초기 1~2주 정도 재택근무를 실시했지만, 이내 게임의 업데이트 일정과 업무의 효율성을 맞추기 위해 정상 근무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질병 확산 초기에는 재택근무를 실시했지만, 10명 이내의 적은 인력이 다음 업데이트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전원이 회사에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포기하면서까지 정상 근무를 진행 중이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전역으로 코로나19의 여파가 확산되면서 불가피하게 업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전역에 자사의 게임을 서비스 중인 한 중소 게임사는 최근 글로벌 단위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해외 관계자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2분기 중 게임의 새로운 빌드를 준비 중이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 관계자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하면서 일정 상의 변동이 생긴 상황"이라며 "해외 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는 다른 중소 게임사들 역시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최근 구글 역시 구글 플레이에 등록되는 신규 앱 및 업데이트 빌드의 검토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국내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좀처럼 외부 미팅이 진행되지 않아 퍼블리셔를 찾거나 투자 유치를 위해 미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중소 개발사들의 경우 게임 개발이나 출시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정부 지원금도 "뚝", 버티는 것 조차 쉽지 않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달라진 업무 환경으로 많은 중소 게임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들이 꼽은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지원금이 끊겼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게임 개발 및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수급하는 중소 게임사들이 많은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지원 사업 대상 업체의 선정 및 사업의 진행이 지연되면서 소위 말하는 '돈줄'이 말랐다는 게 중소 게임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중소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되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지원 사업의 진행이 지연되면서 중소 게임사들의 타격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사실상 별도의 지원금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원금이 없는 상황에서는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정도인 곳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아예 게임 사업을 포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중소 게임사들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을 하게 되면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오지만 어떻게든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휴업은 사실상 불가능한 선택지. 때문에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아예 사업을 포기하기로 한 중소 게임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악재를 맞이한 중소 게임사들이 하나 둘 사업을 포기하면서 국내 게임산업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게임업계는 소위 '3N'이라 불리는 대형 게임사가 매출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어 업계의 '허리' 역할을 할 중소 게임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매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국면을 버티지 못한 중소 게임사가 늘어날수록 국내 게임 시장의 다양성 역시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및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게임사들의 실정을 파악하고 빠르게 지원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만 늘어놓기 보다는, 중소 게임사들의 상황에 맞춰 단기적인 지원책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 특히 한달 가량 연기된 지원 사업을 빠르게 속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매년 중소 게임사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맞지만, 올해는 여러 악재가 겹쳐 유독 더 힘든 상황"이라며 "버티는 회사가 곧 승자라는 말도 있는 만큼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된 코로나19의 질병 위기 국면이 지속된 지도 어느덧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실내 활동 인구의 증가로 인해 게임업계가 수혜를 받았다는 분석 결과도 나오지만, 정작 국내 게임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게임사들은 평소보다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는 상황.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향후 국내 게임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좀더 조심스러운 분석과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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