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베리드 스타즈' 출시 1주년 맞은 진승호 디렉터가 돌아본 지난 1년, 그리고 신작

등록일 2021년07월01일 16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라인게임즈 산하 '스튜디오 라르고'에서 선보인 콘솔 타이틀 '베리드 스타즈'가 7월 30일 출시 1주년을 맞이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검은 방' 시리즈와 '회색도시' 시리즈로 한국을 대표하는 어드벤쳐 장르 대가로 자리매김한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가 선보인 첫 콘솔 타이틀. 많은 화제를 모으며 2020년 7월 30일 발매되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타이틀이다.

 

국내 콘솔게임 유통업계에 따르면 베리드 스타즈는 출시 후 꾸준히 리오더가 이어지며 이례적으로 발매 후 1년이 지났지만 가격이 유지되며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스위치로 패키지 및 다운로드 버전이, PS Vita로 다운로드 버전이 발매되어 특히 스위치 버전이 매우 좋은 판매고를 올렸으며, 최근에도 분기 판매량이 수천장에 달할 정도라고.

 



 

'베리드 스타즈'를 출시한 후 진승호 디렉터는 바로 신작 준비에 돌입해 현재는 전투와 탈출 요소가 가미된 스토리 중심 어드벤쳐 RPG '프로젝트 하우스홀드'를 개발중이다. 

 

'하우스홀드'의 메인 테마는 '가족'으로, 무속 기반 설정의 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펼쳐지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컬틱X어반X판타지'가 될 예정. 오랫동안 쌓은 어드벤쳐 게임 제작 경험과 노하우를 발전, 계승하는 한편 캐릭터를 직접 콘트롤해 전투를 펼치는 요소도 도입된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

 

'베리드 스타즈'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오랜만에 진승호 디렉터를 다시 만났다. 1년이 지나 돌아본 베리드 스타즈에 대해, 그리고 개발중인 신작의 미래에 대해 듣고 싶었고, '어드벤쳐' 장르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의 장르와 테마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었다.

 

진승호 디렉터와 나눈 대화를 옮겨 본다.

 

스테디셀러 된 '베리드 스타즈', 예상 이상이었어
이혁진 기자: 오랜만에 뵈니 살이 너무 빠지신 것 같습니다. 신작 개발이 힘드신 것 같습니다
진승호 디렉터: 체중도 그대로고 살이 크게 빠지진 않았는데, 마스크를 하니 얼굴이 작아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덕담 감사합니다.

 

근래 콘솔게임 유통업체나 매장 취재를 해 보니 '베리드 스타즈'가 여전히 잘 나간다고 하더군요. 내부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요
진승호 디렉터: 정말 예상을 못했는데 여전히 주문이 계속해서 새로 들어오고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한 번 어떤 분들이 구입을 하는지 체크를 해 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에야 원래 제 게임을 해 주시던 분들이 구입을 했을 것이고, 신작이니까, 입소문으로 듣고 구입하는 분들이 있었겠지만 1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누가 계속 사고있는 것일까요? 예상보다 수명 주기가 길어서 내부적으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궁금하기도 한 상황입니다.

 

사실 저희는 판매량만 주기적으로 전달받고 얼마나 많은 분들이 우리 게임을 구입해 주셨다 정도만 알고 어떤 분들이 구입했는지를 모르는 상태니까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말씀대로 출시 후 1년이 지났는데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유저들의 반응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진승호 디렉터: 일단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베리드 스타즈'의 판매곡선을 다른 게임이 참고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겁니다. 출시 후 1년 정도 지났는데도 가격 방어가 여전히 되고 있습니다. 1년이 지나도 꾸준히 팔리고 있고 '아직도 살 사람이 남아 있구나' 같은 생각도 하게 되고요.

 

꾸준히 판매가 된다는 것은 게이머들이 '베리드 스타즈'를 꾸준히 찾는다는 것이니 만든 입장에서는 감사하다는 기분 외에는 특별히 드는 생각은 없습니다. 시중에 물량이 빠진다 싶으면 중고가가 오르고 다시 물량이 풀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출시 초기 패키지 생산 수량이 꽤 많다고 들어 걱정을 했는데, 없어서 못구한다기에 깜짝 놀란 기억이 납니다
진승호 디렉터: 대표님의 패키지로 내겠다는 의지로 패키지 발매를 확정짓고 수량을 정했습니다. 패키지로 찍었다 덤핑되고 그러면 되게 안타까울 것 같고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잘 나가서 안심했습니다.

 

패키지 버전과 다운로드 버전이 모두 잘 나갔고 다운로드 버전을 구입해 플레이하신 후 물량이 풀리면 패키지도 구입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소장용으로 사 주신 것 같은데 이렇게도 사 주시는구나 싶었죠.

 

아무래도 다운로드 비중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수요를 패키지 공급이 못 따라간 영향이겠죠
진승호 디렉터: 네. 다운로드 비중이 매우 컸습니다. 할인 영향도 조금 있었을 것 같고요. 이래저래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참고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 1년이 지나도록 이렇게 유지가 될 줄은 몰랐어요. 3개월 정도 지나면 판매가 멈추겠지 싶었는데 1년이 지나도 계속 판매가 되고 있으니 신기합니다.

 

해외에는 다운로드 버전만 출시했는데 반응이 좀 있었나요
진승호 디렉터: 해외에서는 국내만큼의 여파나 영향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할인을 몇차례 작게 했는데 그러면 적은 수지만 판매가 4~5배 늘어나더라고요. 하고 계신 분이나 관심이 있는 분은 있는 것 같은데 제대로 감상을 전해듣진 못했습니다.

 

사실 해외에는 다운로드 버전만 냈는데 조금 아쉽긴 했어요. 패키지나 다른 형태로 좀 더 선보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아직 베리드 스타즈의 출시 릴레이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출시 후 1년이 지났다곤 해도 해외에는 소개가 덜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좀 더 게임을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뭔가 더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신작 '하우스홀드'로의 여정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13기병방위권'과 '페르소나5R'을 플레이했다고 하신 기억이 납니다. 그 뒤에 플레이하신 게임 중 인상에 남은 것이 있나요
진승호 디렉터: 근래에는 '젤다무쌍'을 플레이했습니다. '야생의 숨결'도 너무 재밌게 했는데, 최근에는 무쌍류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한번에 길게 플레이하지 않고 짧고 굵게 플레이할 수 있고, 버튼 한번에 확실한 반응이 있는 점이 좋습니다.

 

코타카 카즈타카('단간론파'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시나리오 라이터) 씨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데스 컴 트루'도 해 보셨나요
진승호 디렉터: 네 물론 해 봤습니다. 그것과 '월즈 엔드 클럽'을 다 해 봤습니다.

 

'데스 컴 트루'를 두번 플레이했는데 저는 꽤 아쉽더군요
진승호 디렉터: 독립하실 때 한 인터뷰도 찾아보고 신작을 매우 기대했는데... 다음에 좋은 작품을 보여줄 거라 믿고 응원중입니다.

 

신작에는 전투가 들어간다고 해 화제를 모았죠. 13기병방위권의 영향을 좀 받으신 건가 싶기도 한데, 13기병방위권의 전투는 어떻게 느꼈나요
진승호 디렉터: 13기병방위권의 전투에 대한 솔직한 심경은 전투를 빨리 넘기고 싶었어요.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한데 전투를 안 하면 못 넘어가니까 말이죠. 어드벤쳐 파트와 전투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신선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빨리 넘기고 다음 이야기를 보고싶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스토리 몰입이 굉장한데 끊기니까...

 

신작에 전투 요소를 넣어달라는 것은 요청받은 사항이기도 하지만 저도 해 보고싶던 부분입니다. 사실 제가 오래전 액션 RPG를 만들어본 적도 있어요.

 



 

액션 RPG를 만들어본 건 너무 옛날 아닌가요(웃음)
진승호 디렉터: 그렇죠. 개발자 인생 초기니까. 아무튼 게임을 진행하면서 전투 요소가 들어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늘 머리 한켠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요청도 받고 가능하겠다 싶어 신작에는 전투를 넣기로 했지요.

 

방탈출 요소도 다시 들어간다면서요
진승호 디렉터: '베리드 스타즈'를 만들기 전에 만든 게임들에는 모두 적용되던 요소이죠. 전처럼 2D 방탈출이 아니라 풀3D 문법으로 방탈출을 구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던전 플레이 경험처럼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풀도록 하면 어떨까...

 

그런 고민 끝에 기본적인 콘셉트는 잡았는데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중입니다. 3D가 되면 문법 자체가 달라지는 거라서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제대로 된 수수께끼 풀이로 성립해야 하고, 게이머들이 플레이하며 '아 이렇게 녹여냈구나' 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니까요. '왜 이렇게 한 거야'가 되면 안되니까... 제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사인(死印)의 한 장면
 

발표를 보니 바로 '사인'(死印) 3부작이 떠오르더군요
진승호 디렉터: 저희 회의에서도 이야기도 나온 게임으로 물론 저도 살펴본 게임입니다. 저희 게임의 콘셉트를 잡으려고 하던 시점에서 회의에서 함께 살펴본 게임으로, 잘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DRPG 전문 개발사가 만든 어드벤쳐 게임답게 DRPG 노하우도 되게 잘 녹였더군요. 전투가 수수께끼 풀이인데 수수께끼 풀이의 힌트는 탐색해서 얻어야 하고 답을 제시하는 게 공격이고. 구조가 재미있더군요. 특히 아트와 사운드가 너무 훌륭했고요.

 

* '사인'(死印)은 '데몬 게이즈', '오퍼레이션 어비스' 등 DRPG 외길을 걸어온 익스피어리언스의 걸작 어드벤쳐 게임. 안타깝게도 국내 발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게임으로 구현하고 싶은 아이디어 가득, 속편보다는 새로운 이야기 보여주고파
'하우스홀드'도 한편으로 끝나는 이야기로 만들 예정인가요
진승호 디렉터: 바뀔 수도 있고, 세계관을 열어주는 작품이 될 수도 완전히 닫아버릴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는 단편으로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떠오를 때마다 원노트에 적어 두는데,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 노트이자 위시리스트죠. 그런데 거기 목록 수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만든 이야기의 뒷이야기를 만들면 하고싶은 것의 반의 반도 못 만들고 환갑을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게임 하나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베리드 스타즈도 그런 아이디어 하나를 구현한 거라 봐야 하나요. 베리드 스타즈 속편은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진승호 디렉터: '베리드 스타즈'는 그 중 2~3가지를 합친 거였습니다. 이것과 이것을 여기 쓰면 되겠다고 빼서 조합해 쓰는 거죠.

 

사실 '베리드 스타즈' 전에는 속편을 만들어 왔잖아요? 속편을 만들어 보면, 2편을 만들면 3편을 해아 할 것 같고, 3편을 하면 4편을 해야 할 것 같아집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성공을 하면 당연히 속편을 해야겠지만 아직은 감당이 되는 것 같고요.(웃음) 성공의 여파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속편을 만들어야겠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하나의 이야기는 하나의 게임에서 완결 짓고 가자는 기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다양한 것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길이죠.

 

속편을 하게 되면 비슷한 시스템에 다듬어서 하게 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스핀오프 정도 아니라면 아예 다른 이야기여야 할 것 같습니다. 속편도 많이 만들어 봤으니까 속편 제작의 장단점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고요. 지금은 새로운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가 더 큽니다.

 

속편이 아니더라도 '베리드 스타즈'의 이야기를 확장할 계획은 없나요
진승호 디렉터: 안타깝긴 한데 '베리드 스타즈' 게임 자체가 온전히 텍스트 요소로 되어있고, 무대에서 구출이 되어 나갔기 때문에 '그들이 돌아왔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큰 회사인 라인게임즈에서 출시한 작품이고 써먹을 여지는 많다고 생각하지만 '베리드 스타즈'로 또 하나의 타이틀을 개발하기에는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검은방'에서야 납치했다고 넘어갔지만 '베리드 스타즈'는 사고를 당한 것이니까 간신히 탈출했는데 또 갇히는 것도 이상하고요.

 

캐릭터들을 여기저기 등장시킨다거나 그런 건 가능해도 이것을 그대로 가져가 뒷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대로 캐릭터를 써먹는다면 누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진승호 디렉터: 주인공을 먼저 써먹어야겠죠. 그 외에는 진 엔딩에만 나오는 히든 캐릭터는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 한계 뛰어넘은 '베리드 스타즈', 신작에 대한 기대 키웠어
'베리드 스타즈'는 처음 도전하는 순수한 '텍스트 어드벤쳐'였죠. 어땠나요
진승호 디렉터: 정말 수고가 많이 드는구나 이것도... 개발을 시작할 즈음에는 '대부분 대화니까 잘 할 수 있겠지' 하고 시작했는데, 실제 만들어 보니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만드는 것에도 장단점이 있구나, 텍스트 게임 역시 콘텐츠 생산에 수고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추리를 하게 하려면 전체적으로, 부분적으로 정합성을 맞춰야 하고 작중 드러나지 않는 상황까지 캐릭터들의 공통된 인식, 의견으로 잡아둬야 하고 등등...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출시하고 반응을 보니 너무 대화만 있다는 평도 있어서, 대화 사이사이에 환기할 요소가 있어야 게임의 호흡이 좋아진다는 생각을 했고요. 신작에는 이런저런 요소들을 넣자고 생각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제까지의 7작품의 콘셉트는 일관되게 '복수'였는데, 신작도 복수가 메인 테마라 보면 되나요
진승호 디렉터: 말씀대로 제가 만든 어드벤쳐 작품 7개는 '복수 7부작'을 한 거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7개의 게임에서 모두 복수가 일어나고 있죠. 관통하는 테마는 복수라고 해도 되겠는데, 복수를 테마로 삼는 것이 이야기를 만들기 쉽다고 하면 조금 애매하지만 동기나 그런 것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좋은 소재는 맞는 것 같습니다. 7개나 만들었으니 겹치는 것도 있을 법 한데 복수의 이유로 늘 새로운 것을 제시하면 겹치는 느낌도 없고요.

 

'하우스홀드'에도 아무래도 이야기를 끌고 가려면 그런 면이 있겠죠. 다만 복수를 메인 테마로 쓰느냐 지나가는 소재로 쓸 것이냐는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하우스홀드'는 스토리 RPG를 표방하고 있는데, '베리드 스타즈'와 같은 텍스트 어드벤쳐를 다시 만들 생각도 있나요
진승호 디렉터: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당장은 아닐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혼자 게임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오면 하게 되려나 싶기도 하고요.

 

아니 혼자 만드는 상황은 오면 안 되잖아요
진승호 디렉터: 물론 그렇긴 하고요.(웃음) 개발진이 10년 전부터 같이 해 온 분들이라 경력도 길고 실력있는 분들인데, 게임을 텍스트만으로 구성한다는 것이 걱정을 안겨주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의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도 고려해야죠.

 

개발진 규모는 신작에서 더 커진다고 기대해도 되겠죠
진승호 디렉터: 프로 프로덕션 하면서 이 게임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지, 2D 방탈출을 3D 방탈출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연구중이라 아직은 '베리드 스타즈' 개발진 그대로인데 프로덕션 확대는 요청하고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베리드 스타즈'는 텍스트량이 굉장했습니다. '하우스홀드'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줄어들겠죠
진승호 디렉터: '키워드 대화' 같은 요소가 빠지면 아무래도 좀 줄어들겠죠.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가 국내에선 참 힘든 장르로 알려져 있습니다. 콘솔만 보면 가장 잘되었다는 '슈타인즈게이트' 같은 경우에도 한계가 뚜렷했고요
진승호 디렉터: 이 시장에 직접 도전하기 전에는 '안되겠지?' 같은 생각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객관적 분석으로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철권'이나 '언차티드' 수준이 되어도 몇만장 정도 팔리는 시장이라는 전제 하에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는 숫자가 더 작아지니까요.

 

게임 출시 직전 패키지 생산이 확정된 뒤에는 재고가 넘쳐나 재고에 깔려 죽는 꿈까지 꿨을 정도로 걱정도 했습니다. 그게 출시 1주일 전이었는데 실제 나와서 판매가 되는 것을 보니 기대한 것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계속해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죠.

 

아직 게임을 하나만 내 본 것이라 시장이 어떻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해볼만은 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업계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슈타인즈게이트'나 '진 하야리가미' 정도가 최대치인가 했는데, 선입견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승호 디렉터: 공들여 만들어 내놓으면 찾아서 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요. 물론 다른 개발자, 개발사에서 공을 안 들인 건 아니죠. 저같은 경우에는 운도 꽤 좋았던 것 같습니다. '동물의 숲'이 그렇게 대박이 나고 스위치가 그렇게 많이 보급될 줄은 몰랐는데 시기가 딱 맞아떨어졌으니까요.

 

출시가 원래 예정대로 되어 플레이스테이션으로만 빠르게 나왔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곤 합니다. 스위치로 게임을 내게 된 계기가 도쿄게임쇼 방문이었는데요. 인디관에 게임이 정말 많은데 스위치로 돌리는 게임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보고 돌아와서 생각한 것이 '스위치 포팅이 쉽나 보다 다들 스위치로 내는 것을 보니' 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 돌아와서 스위치 포팅이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내는 것이 좋을 것 같더라 하고 이어서 동물의숲이 몰아닥쳤죠. 그 때 도쿄게임쇼 인디게임관에 가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성적을 받아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통 쪽에서 듣긴 했는데 역시 스위치 쪽 성적이 좋았죠
진승호 디렉터: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절대 판매량을 보면 스위치 쪽이 훨씬 큰 수치를 보여줍니다.

 

차기작도 일단 콘솔 플랫폼으로 되어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멀티플랫폼 가셔도 될 것 같은데요
진승호 디렉터: 개발만 하고있을 때에는 플랫폼 판도 변화를 알기 힘드니까요. '베리드 스타즈'를 2017년 발표할 때에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플랫폼을 특정지었는데 지금은 흘러가는 추세를 볼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5는 아직은 많지 않지만 더 보급이 될 테고, 스위치 다음 버전이 나오면 어떻게 될지도 봐야 하고요.

 

차기작은 플레이스테이션5나 스위치 다음 버전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계시겠죠
진승호 디렉터: 당연히 준비해야죠. 지금 현세대기를 놓고 보면 플레이스테이션5와 스위치는 성능 차이가 너무 심해서 같이 내기가 쉽지 않지만, 시간이 좀 지나 스위치도 다음 버전 나오고 하면 맞춰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기작도 유니티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베리드 스타즈'를 유니티로 개발한 경험이 나쁘지 않았나 봅니다
진승호 디렉터: 가장 좋았던 점은 플랫폼 포팅이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게임을 자체엔진으로 개발해 왔는데 포팅은 아예 엄두를 못 내는 수준이었어요.


사실 '회색도시'의 경우 PSP나 PS Vita로 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듣고 검토도 해 봤는데, 사실상 포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베리드 스타즈'를 스위치로도 내야겠습니다 하고 실제 진행이 된 것은 상용엔진인 유니티의 포팅이 쉽다는 부분이 컸던 것 같습니다.

 

신작도 유니티로 개발중인데 좀 더 추진력을 얻고 가지 않겠나 싶습니다. 언리얼 엔진에도 흥미는 있는데 처음부터 해야 하니까요 엔진을 또 바꾸면...

 

유니티로 만든 콘솔게임은 버그가 많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버그가 거의 없어 놀랐습니다
진승호 디렉터: 라인게임즈에 QA 조직이 있어서 계속 확인을 했습니다. 내부에서 논리적인 부분, 말의 앞뒤가 맞아떨어지는가,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는데 이건 방송 3회차라는데 다른 애는 6회차라고 하는 부분은 없는가 하는 정합성 부분을 꾸준히 봤고, QA에서는 게임이 멈춘다거나 어디가 튄다거나 하는 부분에 집중해서 봐 주셨습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며 내부에서 계속 돌려보고 QA도 오랜 시간 많이 봐 주신 덕에 발생할 수 있는 버그를 많이 잡고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콘솔은 모바일처럼 즉시 패치가 어려우니까 더 주의를 해서 본 건 맞습니다. 버그를 확인해도 패치에 시간이 걸리니 처음부터 버그를 줄여서 내자는 생각이었죠.

 

'하우스홀드'는 '베리드 스타즈'처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으실 거라 믿습니다
진승호 디렉터: 빨리 하고 싶죠 물론. 개발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을 쓰는 것이니까요. 베리드 스타즈처럼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앞으로 몇개나 더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저부터가 하고 있습니다.

 

차기작에는 이렇게 시간을 길게 쓰지 말자는 생각은 갖고 있는데 그렇다고 덜 만들어진 수준인데 내는 것은 마찬가지로 밥줄을 끊는 일이니까, 그 사이에 잘 줄타기를 해야죠. 늘 해온 싸움인데 차기작에서는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베리드 스타즈 출시 1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한말씀 하시고 마무리하죠
진승호 디렉터: '베리드 스타즈'가 출시되고 거의 1년이 되었는데 계속해서 성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베리드 스타즈'를 준비한 5년이라는 시간이 절대 짧은 시간은 아닌데 이 기간 오로지 '베리드 스타즈'만 생각하며 살다보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출시되고 계속 좋아해 주시니 '또 다음 것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기로 다시 한 번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새롭게 도전하는 것도 많고 난관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왔던 대로 계속 연구하고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면서 게임이 나왔을 때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개발을 진행할 테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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