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 세계 온라인게임의 중심"

더 거세진 중국게임들의 한국 역습, 이유는?

등록일 2012년03월02일 1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이제는 무시할 수 없죠. 게임만 봐도 아시잖아요"

'디아블로3', '블레이드&소울' 등 이미 알려져 있는 기대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국내 개발자들에게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중국산 온라인 게임에 대한 얘기다.

국내 시장으로 진입하는 중국산 게임들의 영향력이 심상치 않다. 지난 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중국 게임 비율은 약 15%로 중국 게임들은 해마다 3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도 이미 연초부터 다양한 중국 온라인 게임이  출사표를 던지며 서비스를 준비 중이거나 실시 중이다.

실제로 '묵혼', '신선도', '던전크래프트' 등 올해 출시 된 다수의 중국 온라인 게임들이 그 인기와 재미를 입증 받아 국내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간 중국 게임들은 ‘모방’, ‘싸구려’ 등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독창적인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기 보다는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들을 모방해 적은 비용으로 낮은 퀄러티의 게임들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커지고 많은 게임업체들이 탄탄한 자본력과 개발력을 갖추게 되면서 이런 인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저가로 들여온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서 잇따라 성공하면서 이제 텐센트, 쿤룬, 더나인, 창유, 게임웨이브 등 다수의 중국 게임기업들이 한국 법인을 통해 직접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과거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소규모, 소자본을 통한 일명 ‘간보기’ 식 게임 출시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국내 대형 온라인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중국 게임업체인 텐센트코리아의 신상빈 본부장과 레드5코리아 대표 겸 더나인 코리아 상무직을 맡고 있는 이우영 상무를 만나 한국 시장과 중국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더나인 코리아 이우영 상무(좌)와 텐센트코리아의 신상빈 본부장(우)

*원할한 기사 전달을 위해 직함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해 국내 서비스를 계획 중이거나 준비 중인 타이틀이 있는가?

이우영(더나인 코리아) : 이미 작년에 공지한 대로 던전크래프트, 팔선봉신전(가칭), 소니의 플래닛사이드2, 팍스노라, 프리렐름즈 등 5가지 타이틀의 런칭이 예정되어 있다. 아직은 당초 계획대로 전부 런칭 한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최대한 올해 안으로 모두 선보이기 위해 준비중이다. 

더나인 코리아의 던전 크래프트

신상빈(텐센트 코리아) :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정도의 확실한 라인업은 없다. 현재도 많은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다양한 게임들을 검토중에 있다. 독일 게임인 ‘드라켄생’이나 ‘배틀스타 갤럭티카’ 등도 검토했었다. 그런대 정작 검토만 오래하고 결정을 하지 못해 다른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 된 게임들도 많다. 현재는 기존에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의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올 해 안으로 약 2개의 게임을 서비스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작 보다는 하나를 서비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모델로 등장해 화제가 됐던 '춘추전국시대'

한국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 작업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우영 : 제일 중요한 것은 현지화 작업을 하기 위한 개발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현지화에 대한 개발사와의 공감대 형성이 잘 되어야만 좋은 게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현지화에 실패하면 성공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이 해외에서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지화 작업 인원에 대한 질문에)현지화 작업 인원은 하나의 타이틀 당 약 10명의 인원이 현지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더나인 코리아의 회사 비전이나 전략은 크게 거창하지 않다. 유저들은 기본이고 게임을 공급하는 개발사에게도 세심한 배려를 통해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갑과 갑의 관계로 서비스하고 즐긴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유저와 개발사 모두 우리들에겐 소중한 고객이라는 마인드로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부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다.

신상빈 : 어떤 게임이던지 현지화에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한계선이 존재한다. 현지화 하는 쪽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현지화를 진행하면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판단과 선택 즉, 불필요한 부분을 배제하고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손을 대야 될 부분과 손을 대선 안되는 부분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련의 작업 중 현지화를 작업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한국 유저들의 입맛에 맞춰 현지화를 진행한답시고 무분별한 의역 및 수정작업을 통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왜곡하는 부분이다.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게임들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적으로 ‘LOL'의 한국 캐릭터 아리와 같은 경우가 적절한 현지화의 예라고 생각된다. 특정 국가에 맞춰 게임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성공 가능성도 낮을뿐더러 오히려 유저들로부터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화 작업 인원에 대한 질문에)타이틀 당 7~8명의 인원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말했지만 다수의 작품보다는 하나의 게임이라도 서비스를 제대로 해 고품질의 게임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텐센트 코리아의 귀여움을 담당한다고 밝힌 신상빈 본부장

중국 게임에 대한 한국 유저들의 인식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반대로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유저들의 인식 수준은?
이우영 : 최근 중국게임들의 퍼블리싱이 늘어나면서 부정적이었던 중국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블록버스터 게임은 한국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객관적으로 중국은 아직 그 정도 수준(한국과 같은)에 이르진 않았지만 유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정도의 훌륭한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유저들에게 있어 한국 게임은 ‘고품질’의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초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보다는 전체적인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것은 언제나 한국 게임이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명품게임’은 중국에서도 명품게임으로 통한다.

신상빈 : 인식은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게임 혹은 북미, 유럽 게임들에 비해 수준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좀 더 쉬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오히려 국내 게임보다 중국산 게임들이 더 즐기기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 사냥과 같은 것이 게임을 즐기기 어려워하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장점으로 어필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유저들의 경우 이우영 상무와 같은 의견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 하면 ‘고품질’, ‘혁신’의 아이콘으로 기억한다. 게임은 기본이고 일부 유명 개발자들은 중국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게이머들이 블리자드의 개발자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디바이스(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기반) 앱 서비스도 준비중인가?
이우영 : 한국은 아니지만 중국본사에서는 온라인/SNS모바일사업부를 통해 앱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첫 번째로 현재 서비스 중인 던전크래프트를 안드로이드OS용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출시일과 구체적인 한국 서비스에 대해선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

신상빈 : 아직은 앱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 출시될 게임들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된다면 본격적으로 개발을 추친할 생각이다.

시장 규모로 본다면 중국 시장이 훨씬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신상빈 : 텐센트는 기본적으로 내수기업에 가까운 회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도 큰 기업에 속한다. 내수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지사를 세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 세계 온라인 게임의 수도는 서울이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대로 성공하지 않으면 제대로 성공하기 힘든 것이 온라인 게임 시장이며 한국 시장을 버리고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국내 유저들의 수준은 다른 나라의 전문가 수준이다. 예컨대 ‘춘추전국시대’가 중국에서 동시 접속자가 80만 명이다. 그러나 그 80만 명으로부터 듣지 못했던 여러 가지 피드백을 국내 유저들로부터 얻고 있다. 단순히 ‘게임이 재미없어요’가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 왜 재미없는지를 도식화 하고 통계를 내 피드백을 전한다. 중국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를 선보이면 그냥 받아들이지만 국내 유저들은 장단점을 분석한다. 바로 이런 부분을 통해 한국 유저들로부터 게임의 발전 방향을 얻게 된다.

매출로만 본다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한국시장이 중국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시장인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을 통한 텐센트 전체의 잠재적 성장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우영 : 한국 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나 중국, 미국, 싱가폴 등 다른 나라들 역시 중요한 시장이다. 특별히 한국만을 위해서라는 느낌보다는 전 세계의 유저들을 상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글로벌 개발사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일환으로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우리는 본사와 지사의 개념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않는다. 본사는 지사가 하는 일에 대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일체 개입하지 않는다. 즉 모든 지사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게임 서비스 결정권 역시 각 지사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한다. 모든 지사들은 각 나라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매출/동접율 1위가 목표는 아니다. 유저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유저들의 질문에 딱딱한 자동 응답이 아닌 24시간 언제나 유저들이 원할 때 최대한 빠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유저들이 알아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부직원 중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은 없다고..

국내 온라인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계획도 있는가?
이우영 : 당연하겠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최고의 서비스를 유저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현재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후 적당한 시기가 되면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신상빈 : 개발사의 국적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재미가 확실하다면 어떤 게임이던지 적극적으로 퍼블리싱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는 내부적으로 회사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당장 공개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확실하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퍼블리싱 할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상빈 : 유저 서비스도 중요하고 게임의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자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게임이 훌륭해야 한다. 재미없는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은 기적에 가깝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실패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쉽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적으로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

유저들이 지루하거나 더 맘에든 게임이 있어 스스로 떠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유저들이 즐기고 싶은데 즐길 수 없는 상황(인원수 부족)이 돼서 게임을 못 즐기는 그런 일은 매우 슬프다. 그런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우영 : 일단, 성공이라는 개념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선보일 게임은 동접이 몇 십만명이 몰리는 대단한 게임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의 유저들이라도 그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저층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 단순히 동접이나 매출액을 가지고 성공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 아래 유저들의 마음을 잘 읽는 운영을 잘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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