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네오위즈 백승철 본부장 "'디맥' 유저 분들이 행복하시길, 행복 드리는 게임 되도록 노력할 것"

등록일 2024년05월14일 11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몇 년 사이 PC 리듬게임 시장은 그야 말로 각축전이 벌어지는 치열한 전장이 됐습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에서 '스팀'을 통해 선보인 리듬게임만 해도 그 수가 꽤 되며, 여전히 이러한 경쟁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렇게 치열한 PC 리듬게임 시장에서 여전히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임이 바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가 아닐까 싶은데요.

 

한동안 신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명맥이 끊길 뻔했던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소규모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리스펙트'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또 4년 전에는 아직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던 '스팀'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안착, 규모 있는 팬덤을 형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본편 기준 다운로드 100만, DLC 포함 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시리즈 중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됐죠.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오리지널 DLC 'V 익스텐션' 시리즈와 '넥슨' 등 여러 차례의 규모 있는 콜라보 DLC 출시, 유저 참여형 패턴 공모전 'DPC' 개최, 하이츠 팝업 스토어 개최 등 게임 내외로 여러 사업을 전개하며 팬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로키 스튜디오는 시리즈의 부활, 과거 작품들의 집대성, 업데이트 출시에 그치지 않고 종합 엔터테인먼트 레이블인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음반 발매와 공연 등을 통해 게임 팬들을 넘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도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며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마침내 올해 출시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 가운데 '뮤카(MUCA)' 콘서트 이후 무려 6년만에 서울 성수동에서 '디제이맥스'의 이름으로 대규모 공연 및 팝업 스토어가 열립니다.

 

이번 공연과 팝업 스토어 오픈에 앞서, 1년 만에 로키 스튜디오 백승철 본부장을 만났습니다.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 타이틀 곡 '평행고백'으로 돌아온 그와 나눈 이야기를 아래에 옮겨봤습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 20주년 및 대규모 업데이트

 

우선 1년 만에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쁜 마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다시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웃음) 요즘은 '2.0' 업데이트 점검, 오리지널 정규 DLC 준비, 팝업 행사 & 공연 준비까지 세 가지를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올해는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20주년을 맞이한 해입니다. 초창기의 '디제이맥스' 시리즈부터 함께 해오신 만큼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20년이 상당히 긴 시간인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서 큰일입니다. 지나간 시간들을 뒤돌아보지 않는 성격이라, 소감보다는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로키 스튜디오는 현재 소수의 인력으로 여러 사업을 동시에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팬인 입장에서 어려움은 없으신지 걱정도 되는데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양쪽에서 인력 충원이나 스튜디오의 규모 확장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덩치를 키우면 조급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꼭 필요한 인원만 세팅하고 어느정도 확신이 생길 때 규모를 키울 생각입니다.

 



 

사전에 공개된 개발자 노트에서 소위 '2.0' 업데이트라 불리우는 개선 사항이 소개되었습니다. 각각에 대해 어떤 의도로 기획되었는지 가볍게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우선 'DJ CLASS'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리듬게임 유저들은 혼자 플레이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즐기는 경향이 있죠. 그런 성향의 유저들이 좀 더 과거의 자신을 이기고자 하는 경쟁심을 갖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기획 했습니다.

 

'래더 매치'와 관련된 다양한 개선 사항들은 이전부터 넣고 싶었던 기능을 모아서 업데이트 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리와인드' 기능은 리듬게임을 어려워해서 초반에 이탈하는 유저들, 그리고 중수 이상으로 못 넘어가는 유저들에게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이 어떤 게 있을까? 라는 오랜 고민 끝에 추가한 기능입니다. 레이싱 게임을 즐기던 중 이런 비슷한 기능이 들어가면 리듬게임에도 큰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참고: 레이싱 게임 '포르자' 시리즈에서는 주행 도중 실수했을 때 '되돌리기' 기능을 사용해 몇 초 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공개된 변경 사항 중 점수제 개편(사실상 점수 하드 리셋)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요. 이에 대한 기획 의도, 피드백 수용 여부 등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기획에서는 '2.0'은 신작 수준의 개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새로운 점수 체계를 도입하면 새로 랭크를 개편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유저 분들이 이에 대해 대부분 반대 하셔서 의견을 반영해 지금과 같이 개선하게 되었습니다.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 및 컴필레이션 앨범

 

이전까지는 가볍게 싱글만 선보이다 첫 컴필레이션 앨범 'DRIVE'로 마침내 음악 레이블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이전 인터뷰에서 음악 레이블 설립이 개인적인 꿈이라고 하신 적이 있는데요. 마침내 꿈을 이루신 소감은 어떠신지, 그리고 또 각오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CD와 LP의 실물 샘플을 받아 보면서 ‘와, 진짜 뭔가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년 동안 회사 안에서만 있다가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면서 외부 녹음실도 다니고, 연주자와 엔지니어 분들을 만나면서 새로 알게 되는 분들도 많아져 재미있었고요.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잘 키워가고 싶습니다.

 

피지컬 앨범 1차 물량 완판이라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예상 판매량은 상회하는지, 또 이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족한다'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다행이다 정도입니다. 아예 수요가 없는 건 아니지만 '디제이맥스' 팬들 외에는 아직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구나 싶었습니다.

 



 

'Dream it' 이후 정말 오랜만에, 그것도 무려 첫 컴필레이션 앨범의 타이틀이 되는 곡 '평행고백'을 내셨습니다. 제작 과정 속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모던 락 한 곡, 일렉트로닉 스타일 한 곡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평행고백' 제작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우선 한 곡만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평행고백'은 기타, 베이스, 드럼까지 세 개의 기본적인 악기만으로 '리얼' 녹음으로 연주해서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들려드리고자 했습니다.

 

우선 기타를 연주해 주신 예인 님은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하게 캐치해서 보다 훌륭하게 표현해 주셨고, 드럼을 맡아 주신 최현진 님은 엄청난 에너지와 광활한 스케일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서태지밴드에 드럼으로 활동 중이신데 확실히 '탑 클래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컬을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드럼을 녹음할 때 엔지니어 님이 가수 유다빈 님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제가 상상하던 이미지랑 잘 맞아서 부탁하게 되었고 다행히 가능하다고 하셔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평행고백'인 이유, 그리고 가사에 담긴 의미도 궁금합니다

'평행고백'의 곡 설정은 대부분 한번쯤은 경험하지 않으셨을까 하는데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불가능한 상황’, ‘바라만 봐야 하는 마음’, ‘만약 다른 차원의 평행 세계 라는 곳이 존재하고 이동 가능한 세상이 온다면, 그곳으로 이동해서 좋아한다 얘기하고 싶은’ 그런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비하인드가 있다면, 이제 다시 타이틀 곡을 맡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곡을 타이틀 곡으로 생각해 두었는데, 스태프들이 모두 '평행고백'을 타이틀 곡으로 생각하고 있더군요.

 

제가 타이틀 곡을 맡기 싫다고 다른 곡을 정해줬는데, 일부러 피하는 것도 이상한 것 아닌가 싶어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평행고백'을 타이틀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이제는 진짜 안 맡을 겁니다. (웃음)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이 리스너와 '디제이맥스' 팬들에게 각각 어떤 의미였으면 하시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어쩌면 콘셉트적으로 이번 앨범은 어중간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듣기에도 좋은 음악을 제작하고 싶었고, 또 동시에 '디제이맥스' 팬들이 좋아하는 감성도 담아야 했기 때문에 끝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든 '디제이맥스' 팬들이든 '음악을 좋아하는데 구분이 있을까?' 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의 퀄리티와 감성을 솔직히 담아내려 했습니다.

 

물론 '어떻게 해야 일반 대중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서 듣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숙제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디제이맥스' 팬들 입장에서는 작곡가 분들이 게임 안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가 음악 레이블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의 전개도 가능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향후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디제이맥스' 세계관을 가진 서브컬처 엔터테인먼트 사업입니다. 그 안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걸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더욱 높은 퀄리티와 많은 팬들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디제이맥스 미라클 공연

 

공연을 생각하고 있다고는 작년 인터뷰에서도 말씀하셨는데 생각보다 실행에 오래 걸렸습니다. 다만 20주년인 올해 하게 되어 '오히려 좋아'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그동안 공연은 어떻게 준비 해오셨는지 그 과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뮤카(MUCA)' 콘서트 이후 거의 5~6년 만이라 너무 반가운 마음입니다. 공연은 말씀하신 대로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숙제와 같았습니다. 지난 겨울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면서 팝업 스토어와 공연을 연계해서 하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서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과 베스트 앨범 발표, 그리고 '디제이맥스' 20주년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올해에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진행하게 됐습니다. 부디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세션 연주 참여자를 제외하고는 메인 DJ 모두 '디제이맥스' 작곡가입니다.

 



 

당초 장소가 홍대 인근으로 예정되어 있다가 이후 성수동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특별히 이곳을 정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아무래도 최근 가장 '핫한' 장소이고 접근성 및 행사하기 좋은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성수로 결정되었습니다. 홍대에서는 인원을 300명 밖에 받을 수 없었는데, 한 분이라도 더 모시고 싶다는 고민이 있었거든요.

 

'XeoN' 왕정현 PM과 함께 무대에 오르십니다. 공연에 임하시는 각오를 한 말씀 해주신다면

왕정현 PM은 작곡가이긴 하지만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한 적은 없어서인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앞으로 저보다 더욱 길게 '디제이맥스'를 이끌어 갈 대표 개발자이기 때문에, 이번 공연을 계기로 무대에 올라서 팬덤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 함께 하게 됐습니다.

 

저는 사실 연주자 생활을 했을 때도 맡은 포지션이 베이스 기타라 사이드에서 묵묵히 연주만 하면 됐어요. 그런데 DJ처럼 센터에 서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퍼포먼스는 상당히 부담이 많고 자신도 없어서 큰일입니다. 아마도 제 스타일대로 조용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웃음)

 



 

두 분께서 작곡가 'TAK' 님에게 디제잉을 배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베이시스트이시고 또 밴드 음악에는 일가견이 있으시지만 디제잉은 처음이실 것 같은데 배워 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제가 작곡과 연주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접근하기 편한 측면도 있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디제잉 스킬에 대한 이해가 적고 작은 실수도 크게 나타나는 등 어려움이 커서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도 팬 분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용기 내어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웃음)

 

그렇다면 셋 리스트 구성에서는 어떤 점을 신경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셋 리스트는 '디제이맥스'에 대한 회상으로 구상을 시작해 최대한 무대에 어울릴 만한 곡을 선정했습니다. 다른 엄청난 DJ 분들이 강렬한 곡을 많이 선곡하실 것 같아서, 저는 되도록 '디제이맥스' 팬 분들이 좋아하시고 또 따라 부르기 좋은 노래들, 그리고 '디제이맥스' 대표 작곡가이지만 무대에 올라오지 못하신 분들의 곡들도 가능하면 한 곡씩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뮤카' 콘서트를 가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공연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정기 공연을 약속드릴수는 없지만 앞으로 종종 공연을 할 생각입니다. 이제 막 'DRIVE'를 시작했으니까요! 또 머천다이즈도 퀄리티와 가치만 보장 된다면 팬 서비스에 해당되고, 사업적으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기다리고 계신, 그리고 게임을 즐기고 계신 팬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년간 '디제이맥스'에 보내주신 이용자 분들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 사랑받는 IP로 자리잡아 뿌듯하면서도 동시에 부담도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디제이맥스'를 즐기는 유저 분들이 '음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나누며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디제이맥스'가 그런 행복을 드리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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