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넘어 새로운 게임 경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2026 지스타'의 도전

등록일 2026년10월21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게임 전시회의 역사는 '지스타' 출범보다 10년 앞선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어뮤즈먼트 머신 & 소프트웨어 쇼'는 국내 최초의 전문 게임 전시회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이후 KAMEX(대한민국게임대전)로 발전한 이 행사는 2004년까지 이어지며 국내 게임 전시회의 명맥을 이었다. 당시에는 아케이드 게임을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과 함께 PC 온라인게임 등으로 전시 범위도 넓어졌다.

 

2005년에는 KAMEX를 비롯해 여러 게임 전시회를 통합한 국제 게임쇼 '지스타'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처음 출범했다. 국내 게임산업의 위상에 걸맞은 종합 전시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2009년 부산 벡스코로 개최지를 옮긴 '지스타'는 참가 기업과 전시 규모를 점차 확대하며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표 게임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로나19'의 유행 직전 해에 열린 '지스타 2019'에는 36개국 690여 개사가 참여하고 일반 관람객이 24만 명을 넘어서는 등 외형적 성장의 정점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불참 속 다변화 시도하는 '지스타'
물론 전시회의 역사가 길고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미래의 경쟁력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게임산업의 플랫폼과 유통 환경, 신작을 공개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게임쇼가 제공해야 할 가치 역시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게임을 발견하고 개발 지식과 산업 경험을 공유하는 경쟁력 있는 행사로 진화할 수 있을지가 '지스타'의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올해 열리는 '지스타 2026'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지스타 2026'에는 넥슨, 넷마블, 엔씨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불참하면서 대형 게임사 중심의 전시 구도와 모객 파워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지스타 조직위는 해외 게임사와 인디게임, 게임 외 콘텐츠의 확대를 앞세워 전시회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에 나섰다.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지스타 2026'은 기존의 전시 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변화를 예고했다. 해외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인디게임 전시를 개발사와 퍼블리셔, 플랫폼 기업이 교류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AI와 웹툰 IP, 모빌리티(심레이싱) 등 게임과 맞닿은 분야를 확보하면서 관람객 접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올해 '지스타'에게 남겨진 과제는 단순히 대형 게임사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의 상투적인 전시 구조에서 벗어난 변화를 시도하는 만큼 관람객에게 새로운 게임, 새로운 게임 외 분야를 발견하고 즐기며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당초 행사의 취지대로 게임산업 관계자들과 게이머들에게는 실질적인 교류의 기회와 게임의 재미를 제공하는 행사로 자리할 수 있어야 한다.

 



 

호요버스부터 캡콤까지… 해외 게임사들의 미출시 신작 대거 출품
올해 '지스타'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접할 수 있는 게임의 범위가 넓어지고 다변화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과 주요 IP 출품은 관람객들을 끌어 모으는 대표적인 동력이었다. 이용자들은 출시를 앞둔 기대작을 직접 체험하고, 개발사들은 대규모 전시 공간을 통해 신작을 알리며 이용자와 접점을 형성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참가 여부에 따라 전시 콘텐츠의 구성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였던 만큼, 참가사의 선택이 행사 전체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구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스타 2026'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 외에도 해외 게임사들과 신작들의 시연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용자들이 접할 수 있는 게임의 폭을 넓히는 시도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여러 해외 게임사들이 참여했지만 올해와 같이 미공개 신작의 시연을 적극적으로 마련한 것은 아니어서 아쉬움을 남긴 것과는 달라진 대목이다.

 

우선 제1전시장에서 눈에 띄는 게임사는 호요버스다. 호요버스는 4년만에 '지스타'에 돌아와 '붕괴: 넥서스 아니마'와 '쁘띠플래닛' 등 개발 중인 신작 2종의 국내 첫 오프라인 시연을 선보인다. 팬덤이 두터운 게임사인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신작을 체험하기 위해 제1전시장을 찾을 전망이다.

 

제2전시장의 B2C 공간에는 세가(토탈워: 워해머 40000, 크레이지 택시: 월드 투어, 풋볼매니저 27), 코에이테크모(인왕 3, 와룡 2: 윙스 오브 엠버, 카리아의 아틀리에), CDPR(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리마스터, DLC '송즈 오브 더 패스트', 사이버펑크 2077) 넷이즈게임즈(연운, 원스 휴먼) 등의 게임사들이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E04 부스의 참여 게임사는 캡콤인 것으로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캡콤은 '몬스터헌터 와일즈: 어센던스'와 '록맨: 듀얼 오버라이드' 등 미출시 신작들의 시연과 함께 올해 출시돼 호평을 이끌어낸 SF 액션 어드벤처 게임 '프래그마타'도 함께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아니라 올해에는 '스팀'과의 연계를 통해 온라인 글로벌 프로모션도 전개한다. 역대 참가사 및 인디 타이틀을 중심으로 '스팀'에 특별 프로모션 페이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같은 해외 게임사의 참가 확대, 특히 미출시 신작의 시연대 마련은 단순히 전시 라인업의 국적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 게임쇼나 개별 시연 행사, 비공개 테스트에 참여하지 않고도 현장에서 새로운 작품을 접할 수 있고, 국내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해외 개발사와 이용자 사이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해외 게임사의 참가와 미출시 신작 시연만으로 '지스타 위기론'이 해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참가 작품의 숫자보다 이용자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의 질과 다양성이 지난해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해외 신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지스타'를 이전보다 더욱 방문할 의미가 있는 게임 전시회로 인식하고, 실제로 유의미한 관람 경험으로 이어질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디 게임 소개 공간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GALAXY', 단순 전시 넘어 입체적 프로그램으로 구성
인디 게임 전시 역시 올해 '지스타'가 힘을 준 인하우스 콘텐츠다.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GALAXY'는 인디 게임을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개발과 퍼블리싱, 플랫폼, 개발자들을 연결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제2전시장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는 디볼버 디지털, 디스코드, 스팀덱, 유니티 등 관련 기업과 플랫폼들과 여러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참여한다.

 

인디 게임은 대형 게임사의 신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발견하는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과 소규모 개발사의 창작물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는 새로운 취향과 게임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며, 인디 게임 개발사에는 잠재적인 이용자와 업계 관계자에게 작품을 알리는 창구이자 피드백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실제 계약 등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디 게임 전시가 지속적인 이용자 유입이나 퍼블리싱 계약, 투자 유치 등으로 이어지려면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개발사와 관련 기업을 연결하는 후속 과정도 중요하다. 올해 이러한 연결이 얼마나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게임 넘어 다른 분야의 내러티브 방법론과 관점 살핀다… 역대급 라인업 'G-CON'
게임 전시회의 역할은 일반 관람객에게 신작을 소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개발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본질을 탐구하며, 다른 이들과의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것 역시 게임쇼가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러한 측면에서 'G-CON 2026'은 올해 또 한 번 고점을 경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G-CON은 '내러티브'를 핵심 주제로 내세워, 게임뿐 아니라 영화와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창작자와 개발자, 크리에이터들을 연사로 초청했다. 게임의 서사와 캐릭터, 세계관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서로 다른 콘텐츠 분야와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특히 올해의 연사 라인업은 지난해보다 더 화려하다는 평이 나온다. 먼저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AI 시대 대체 불가능한 '말맛과 맥락'을 주제로 창작자가 지켜야 할 서사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 ▲'파이널 판타지 VII' 디렉터 키타세 요시노리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시리즈 디렉터 하마구치 나오키 ▲CDPR 마르친 블라하 부사장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카와모리 쇼지 ▲'블루 아카이브'와 '파레이돌리아'의 넥슨게임즈 IO본부 김용하 본부장 ▲'하데스' 시리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렉 카사빈 ▲'프래그마타'의 디렉터 조용희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언바운드 미카미 신지 대표 등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연사들의 심도 있는 대화 및 라운드 테이블도 현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게임의 경쟁력이 그래픽이나 기술적 완성도에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세계관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서사,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구축하는 방식, 플레이 경험과 이야기의 관계를 설계하는 방법 등은 개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다.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이 사용하는 방법론과 제작 경험을 접하는 일은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게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창작 경험과 개발 지식을 공유하는 행사의 의미는 작지 않다. 해외 개발자와 창작자들의 사례를 접하고 국내 개발자들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얻는다면, G-CON은 단순한 컨퍼런스를 넘어 산업 내 지식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B2B 전시와 비즈니스 네트워킹 역시 같은 맥락에서 중요하다. 게임 전시회가 개발사와 퍼블리셔, 유통 플랫폼 등 서로 다른 주체들을 연결할 수 있다면, 일반 관람객 대상 전시와는 별개의 산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스타'가 이러한 접점을 얼마나 실질적인 협력으로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행사 전체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

 




 

게임 밖으로 넓어지는 무대… 핵심은 게임과의 연결
올해 '지스타'는 게임 외 콘텐츠와 기업의 참여도 확대한다.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을 운영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웹툰 '유미의 세포들'과 현대자동차 등 게임 이외의 분야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게임과 다른 콘텐츠 산업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는 새로운 관람객의 유입,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경험의 확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AI 기반 창작 기술은 게임 개발과 서사 구성의 미래를 논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웹툰과 자동차 등 다른 분야와의 협업은 게임을 즐기는 방식과 관련 콘텐츠의 범위를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외연 확장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스타'의 본질은 게임 전시회이며, 게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콘텐츠를 늘리는 것만으로 게임 전시회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게임의 창작과 체험, 산업적 교류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을 중심에 둔 채 다른 분야와의 접점을 넓히는 일이다. 게임 외 콘텐츠가 기존 게임 콘텐츠를 보완하고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면 외연 확장은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게임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면 전시회의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지스타 2026'에서 이루어지는 외연 확장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새로운 시도를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그 가능성 확인하는 '지스타 2026'
'지스타 2026'이 보여주는 변화는 국내 대형 게임사 중심의 전시 구조를 보완하고 콘텐츠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해외 신작 체험과 인디 게임 쇼케이스, 역대급 연사 라인업의 G-CON, 게임 외 콘텐츠와의 협업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지스타'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곧바로 전시회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불참은 여전히 '지스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기존 전시의 공백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도 확인해야 한다. 참가사와 관람객의 만족도, 개발사와 업계 관계자 사이의 실질적인 교류,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 등은 앞으로 '지스타'의 변화를 평가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즉 앞으로 '지스타'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단순히 더 많은, 더 큰 규모의 게임과 기업을 '지스타'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다. 관람객에게는 평소 접할 수 없었던 게임을 발견하고 즐기는 경험을, 개발사에는 작품을 알리고 협력 기회를 찾는 통로를, 업계와 개발자들에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지스타'가 시도하는 콘텐츠 다변화와 시도들은 이러한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시도가 실제 이용자 경험과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일이다. '지스타'가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관람 경험과 산업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올해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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