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면 살찐다? MBC뉴스데스크 '오해와 진실'

게임포커스 실험 결과 원본 입수, 내용 분석

등록일 2014년02월11일 17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사진출처 : mbc뉴스데스크 캡쳐

정확히 3년 전 이맘때다. 누리꾼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뉴스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바로 MBC 뉴스데스크의 ‘잔인한 게임, 난폭해진 아이들… 실제 폭력 부른다’라는 보도다.

해당 방송에서는 PC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PC방의 전원을 갑자기 차단해 게임을 즐기고 있던 청소년들에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게임을 하지 않는 이들도 의문을 가질만한 실험 방식은 곧바로 논란의 중심이 됐으며 결국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객관성, 인권침해의 제한, 폭력묘사 위반 이유로 경고 조치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어처구니 없는 실험과 보도였지만 워낙 게임업계에 많은 일이 일어나다 보니 이제는 일부러 떠올리려고 하지 않으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사건이다. 그런데 최근 MBC 뉴스데스크가 또 한번 납득하기 어려운 뉴스를 내보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집중취재 ‘폭력게임 살찌고 혈압 오르고’ 코너를 통해 대학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폭력적인 게임을 즐길수록 식욕이 상승해 장시간 게임에 몰두할 경우 비만의 위험과 함께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지 않은 채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보도였다. '진짜 과연 폭력적인 게임을 할 수록 살이 찔까?' 의학상식이 해박한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와 식욕의 관계에 대한 논문을 접해본 적이 있었던 만큼, 게임업계 종사자가 아닌 한 사람의 호기심 많은 시민으로서 보도에 활용된 발표 자료를 검색해 봤다.

해당 실험결과는 유럽 임상영양학 저널(EJCN,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지난해 10월 게재된 ‘폭력적인 게임이 보통 체중 젊은 남성들의 혈압과 식욕인지에 보이는 급성영향(Acute effects of violent video-game playing on blood pressure and appetite perception in normal-weight young me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 등장한 것으로 앉아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습관인 TV시청과 비디오게임 플레이를 통해 혈압과 식욕인지, 음식 선호도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실험이다. 게임의 경우 폭력적인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으로 나누어 게임 장르와 형태의 의한 차이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조사됐다.

실험에 사용된 게임은 'GTA: SA(PS2)'와 'FIFA 2008(PS2)'. 폭력적인 게임으로는 'GTA: SA'이, 비폭력/경쟁적인 비디오게임으로는 ‘FIFA 2008'이 선정됐다. 또한 비폭력적인 TV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제작된 인기 드라마 ’프렌즈‘가 선정됐으며 실험은 18세에서 30세까지의 보통체중, 비흡연 남성 48명을 3그룹으로 나누어 1시간 동안 진행했다. 


실험결과에서는 비디오게임 그룹 전부가 TV 시청 그룹에 비해 더 높은 행동 및 감정적 반응(스트레스)를 보였으며 배고픔과 음식에 대한 욕구에 대해선 각 그룹이 유의의(有意義)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플레이의 경우 포만감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심확장기 혈압증가 수치가 높게 나왔다. 또한 실험에 참가한 피험자들이 게임 중 단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는데 음식 선호도의 경우 그룹간의 차이는 피험자 간의 차이로 인해 유의의하지 않았다. 해당 실험에서는 소금기가 있는 음식, 짭짤한 음식, 기름진 음식에 대한 관찰은 하지 않았다.

특히, 폭력적인 게임 플레이는 신체 활동이 적은 상태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통해 더 높은 심혈관 부담을 유발했으며 비폭력적인 게임플레이 역시 TV시청 그룹보다 높은 심혈관 부담을 유발했다. 다만 폭력적인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피로를 덜 느끼고 생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실험 논문은 결론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가 관찰되긴 했지만 조사를 위한 개입이 한 세션 밖에 없었고 수 일, 혹은 수 주일 동안 계속 일관되게 측정을 해 혈압과 체중에 대해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피험자들이 이미 폭력적인 게임에 익숙하기 때문에 한계치가 아닌 결과를 강조한 실험이었던 만큼 연구결과에 한계가 있으며 보다 정확한 내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야 된다"고 나타난 결과를 단정짓기에 실험이 다소 부족했음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이번 MBC 보도는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는 왜곡은 하지 않았지만 아직은 확증되지 않은 다소 부족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폭력적인 게임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다소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방송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제한된 시간에 보다 많은 정보를 최대한 간결하고 쉽게 전달해야 하는 시스템적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전에 시청자가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시청자들을 위해 공영방송사인 MBC가 보여줘야할 책임과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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