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개발자 아오누마 PD가 직접 말하는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2'

등록일 2014년06월25일 10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닌텐도, 나아가 일본 게임을 대표하는 개발자 중 한 사람인 아오누마 에이지 프로듀서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 개발자 중 하나인 아오누마 에이지 프로듀서가 서울을 찾았다. 3년 전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 발매에 맞춰 방한한 이후 두번째 한국 방문이다.

닌텐도에서 젤다 시리즈 개발을 지휘해 온 아오누마 프로듀서는 젤다 시리즈 최신작 '신들의 트라이포스2' 한글판 발매에 맞춰 서울 국제전자센터를 찾아 한국 팬들을 만났다. 국제전자센터에는 그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한국팬들 500여명이 몰렸지만, 선착순 300명에게만 사인을 해 주어 많은 게이머가 아오누마 프로듀서를 보고 그의 말을 들었다는 것에 만족하고 돌아가야 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젤다 팬들. 오른쪽 끝이 1호 대기자 이홍균씨

이날 사인회에서 가장 먼저 사인을 받은 충남 공주에서 온 이홍균씨는 "젤다 시리즈의 팬으로서 존경하는 아오누마 프로듀서의 사인을 받기 위해 공주에서 어제 서울로 올라왔다"며 "행사장 앞에서 밤을 샜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고, 가장 먼저 사인을 받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열렬 닌텐도 팬들이 국제전자센터에 집결했다 오프라인 유저 행사 참석 경험이 적은 아오누마 프로듀서는 한국 팬들의 사진을 찍어가기도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아오누마 프로듀서는 머리에 백발이 섞여 3년 전보다 관록이 더 느껴졌다. 하지만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에 대한 농담을 포함한 구수한 입담을 선보이는 등 특유의 장난기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함을 과시했다.

게임포커스는 아오누마 에이지 프로듀서에게 젤다 시리즈와 신작 신들의 트라이포스2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그는 "닌텐도에서 젤다 시리즈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아오누마입니다. 한국에는 3년 만에 방문했고 두번째"라며 "신들의 트라이포스2를 한국에서도 많이 팔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농담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Q: 젤다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 나오는 넘버링 속편이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앞으로 다른 작품들의 속편도 나올 수 있는 건가?
아오누마 프로듀서: 일본에는 '하이랄 히스토리아'라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설정을 담은 책이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 시리즈로 매번 전작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식해서 만들어 왔습니다.

이번에 나온 신들의 트라이포스2가 넘버링 속편이라고 해도 특별한 의미를 담아 그렇게 한 것은 아닙니다. 전작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세계를 그대로 입체적으로 다시 만들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 보자고 생각해 넘버링 타이틀을 만든 것이죠. 정식 넘버링이라는 점을 특별히 의식한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영문판에서는 넘버링이 안 될 것입니다. 영문판은 전작도 다른 부제로 발매되었고, 이번 작품 역시 별도의 부제가 붙을 겁니다.

Q: 대부분의 한국 3DS 유저들은 전작을 플레이한 경험이 없을 것이다. 전작을 해야하는지 걱정하는 유저도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 전작과는 어떻게 이어지는 건가?
아오누마 프로듀서: 신들의 트라이포스를 한 후에 이번 작품을 플레이 해야 하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넘버링 타이틀로 내놓긴 했지만 전작을 몰라도 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작품이니까요. 사실 그런 의미에서 넘버링 타이틀로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던 게 사실입니다. '전작과 같은 세계라니 재미없다'고 생각할 유저도 있을 거라 봤고요.

결과적으로는 같은 세계를 그렸으니 넘버링을 하기로 한 것으로 게임 내용 면에서는 전혀 상관 없는 신작이니 '꼭!'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부분은 중요한 부분이니 젤다 시리즈의 팬 여러분께 강조해주시기 바랍니다.(웃음)

어떤 의미에서는 2편을 1편의 리메이크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작의 세계를 3D로 재구축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붙인 작품이니까요. 1에 흥미를 가져 주시는 것도 좋지만 2로 그 세계를 알고 1을 하셔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는 아오누마 프로듀서

Q: 이번 시리즈의 특징은 벽화 속으로 들어가 사건을 해결하는 참신한 요소인데 영감을 얻은 것이 있다면?
아오누마 프로듀서: 시간의 오카리나에 그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적 팬텀가논이 나오죠. 그걸 3D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다른 형태로 표현할 수 없을까 하다가 이번에 트라이포스2 스탭이 가져온 아이디어가 그것과 일치하길래 '이걸로 가자!'고 정했습니다. 트라이포스의 세계를 그대로 구축하면서 벽화에 들어간다는 건 그 세계가 확장된다는 의미입니다.

전작의 세계를 다시 쓰면서 벽에 들어가는 아이디어를 붙인 게 아니라 오히려 벽에 들어간다는 아이디어가 있어서 전작 세계를 다시 쓰자고 생각했다고 해야겠네요.

저는 이런 식의 흥미로운 트릭을 좋아합니다. 탑뷰 시점에서 벽은 게이머들이 의식하지 않는 존재이지만 벽에 들어가면 측면이 보이며 '아 이런 세계인가!'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트릭을 젤다에 넣고 싶었던 겁니다.

Q: 스카이워드 소드보다 먼저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중간에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안다.
아오누마 프로듀서: 사정이 있어서 1년 정도 인터벌을 두고 개발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 방침 상 Wii로 새로운 젤다를 먼저 내자는 결론이 나오게 되어 팀을 그쪽에 보태야 하니, 차라리 그걸 끝내고 다시 하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게임 개발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된 건 아니고 닌텐도라는 회사의 다음 작품은 뭘 만들자라는 흐름 속에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스탭들은 중간에 멈추고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긴 했지만 그게 어서 트라이포스2를 만들고 싶다로 이어져 쉴 틈 없이 개발을 진행하느라 힘들었습니다.

Q: 아오누마 프로듀서는 개발자 전에 게이머이기도 한데, 게이머 인생에 영향을 준, 인상에 남은 게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들려주기 바란다.
아오누마 프로듀서: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입니다.

Q: ...
아오누마 프로듀서: 진짜입니다! 홍보를 하려고 말한 게 아니에요.(웃음)

제가 닌텐도에 입사한 것은 슈퍼패미컴 시절, 신들의 트라이포스 만들던 때입니다. 저는 당시 패미컴 일을 했는데 완성된 트라이포스를 했을 때 게임이 이런 것도 되는구나!라는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야구 같은 스포츠게임들만 게임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다 보니,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험, 발견을 하는 게 즐겁다는 걸 신들의 트라이포스를 통해 알게 된 거죠. 게임이 이런 것이구나, 정말 즐거운 것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이런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젤다 시리즈에 관여하게 됐고. 그 뒤에는 쭉 젤다만 만들었네요.

Q: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늘 같은 주인공 '링크'의 모험을 그린다. 오랫동안 같은 주인공의 같은 시리즈를 만들면서 피로감도 생겼을 텐데 어디서 영감을 얻고 있나?
아오누마 프로듀서: 물론 지치는 면도 있지만 젤다 시리즈는 저에게 잘 맞는 일입니다. 아마 이제는 저에게 다른 게임을 만들라고 해도 어떤 걸 만들어야 할지 감이 안 올 거에요. 무엇보다 새로운 걸 생각해 내서 게임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으면 그걸 젤다에 넣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이상한 아이디어를 게임에 넣으면 이상해지는 게 보통이겠지만 젤다는 그런 것을 다 흡수해서 세계가 되는 시리즈입니다. 아이디어가 세계로 구현화되고 유니크한 경험을 만드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힘들지만 즐겁게 하고 있고, 지금 기자 여러분과 이렇게 가까이서 대화하는 건 처음인데 이것도 재미있어서 젤다 시리즈에 넣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 참입니다.(웃음)


Q: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던전에서 도구를 얻어 퍼즐을 푸는 게 전통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도구를 상점에서 사거나 대여해서 원하는 던전으로 가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아오누마 프로듀서: 같은 방식을 쓰는 것에 좀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이템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리해 보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할까를 생각하게 하는 것으로 게이머와 게임 속 세계와의 관계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변화를 준 것이죠.

고생 고생해서 아이템을 얻는 것도 즐겁지만 처음부터 아이템이 있고 어떻게 쓸까를 고민하는 것도 즐거움을 줄 거라 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즐기게 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를 줘 갈 생각이고요.

사실 제 개인적 취미가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즐기는 건데, 가격이 꽤 높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도구를 쓰는 취미에 몰입할 때 바로 살 수는 없으니 빌려서 해보니 정말 재미있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나도 갖고싶다!'고 생각했죠. 이런 경험에서 도구가 뭔지도 모르고, 쓰는 방법도 모르는데 빌려서 써 보니 이런 거구나라고 느끼게 한다면 도구에 대한 애착이 생겨날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제까지의 젤다에는 없었던 요소를 넣어보자는 생각도 있었고요.

Q: 신들의 트라이포스2에는 던전이 12개 등장한다. 전작들에 비해 좀 적은 숫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에 대한 생각과 함께 12개의 던전 중 가장 자신있는 던전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린다.
아오누마 프로듀서: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보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던전이 9개 등장하는 타이틀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던전의 숫자 면에서는 제대로 준비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할 만한 던전이라면, 얼음으로 구성된 스테이지가 생각나네요. 게이머들이 짜증나도록 스테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고소공포증이 살짝 있는데, 이 스테이지에서 높고 낮다는 느낌을 3D로 제대로 표현했으므로 떨어지는 게 무섭다는 감각을 제대로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

Q: 전작에 등장했던 던전과 보스 몬스터가 그대로 등장한 게 몇 있는데, 패턴이 바뀐 몬스터도 있고 과거의 패턴 그대로 나온 몬스터도 있더라. 이렇게 만든 이유는?
아오누마 프로듀서: 전작의 요소를 그대로 도입해 입체로 바꿨을 때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입체화되어 새로운 재미를 준다면 기존 패턴을 살리고, 입체화를 해도 전작과 별 차이가 없다면 패턴을 다르게 가져가기로 한 거죠. 아무래도 개발팀에 전작을 즐긴 개발자가 많다 보니 이렇게 하면 새로운 재미를 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런 의견들을 반영한 겁니다.

또 이 질문인가…

Q: 자주 듣는 질문일 텐데, 왜 제목이 링크의 전설이 아니라 젤다의 전설인가?
아오누마 프로듀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웃음)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가 최초의 젤다를 만들었는데 그는 성격이 장난을 좋아하고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좋아하는 아마노자쿠입니다.

* 아마노자쿠란 작은 귀신 같은 모습으로 인간의 마음과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는 즐거워하는, 심사가 뒤틀린 일본요괴.

사물을 비틀어 사람들을 살짝 속이는 걸 좋아하는 미야모토 전무가 링크의 전설은 너무 직관적이니 주인공은 링크지만 제목은 '젤다의 전설'로 한 것부터가 트릭인 셈입니다. 저도 그런 트릭을 좋아하고 그대로 전달하는 것보다 젤다의 전설로 가는 쪽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계승해서 만들어 온 겁니다.

Q: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계속되며 다양한 세계, 다양한 링크가 등장했다. 젤다를 젤다스럽게 만드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
아오누마 프로듀서: 일단 젤다의 전설에 젤다 공주가 안 나오면 답이 안 나오죠. 링크도 당연히 나와야 하고, 거기에 악당이 등장합니다. 이 셋이 기본이 됩니다. 악당이 균형을 깨뜨리고 용사 링크가 악당을 물리치고 젤다 공주를 구하는 게임이 젤다의 전설입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동화 세계에서 봐왔던 요소가 거기에 있으니, 이 기본을 바꿀 필요는 없지 않나 합니다. 젤다와 링크, 악당의 의도 등은 다르지만 3인의 관계로 이야기가 진전된다는 것은 젤다를 관통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또 한가지, 주인공이 성장해 나간다는 요소가 젤다를 젤다로 만드는 요소입니다. 링크가 성장하는 것에서 플레이어가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면 젤다가 아니죠. 그 성장감을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젤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개발 초기에 미야모토 전무가 싫은 소리도 좀 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완성 후 미야모토 전무나 이와타 사장의 반응은 어땠나?
아오누마 프로듀서: 개발 초기에 벽에 들어간다는 아이디어는 나와 있었지만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 아이디어만으론 게임을 만들 수 없으니까,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세계를 3D로 재구축하자는 아이디어와 합쳐져서야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 탓에 미야모토씨에게 "이건 완전 꽝이잖아!"같은 말도 들었죠. 하지만 트라이포스의 세계와 벽으로 들어간다는 아이디어를 합치니 "바로 이거지!"라고 손을 뒤집듯 말하더군요. 뭐 미야모토씨는 그렇게 바로 반응해주는 분이라 좋은 거지만 말이죠.

다 만들어서 마지막에 보여드리니 해 보고는 한동안 반응이 없기에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와타 사장에게 가서 게임이 좋더라고 했다는 겁니다. 우리에게 직접 말을 안 하고 이와타 사장을 통해 미야모토 전무가 그러더라고 전해 듣게 만든 겁니다. 미야모토씨는 그런 식으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므로 직접 칭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늘 다른 사람에게 전해듣게 되곤 하죠. 그래도 뭐, '뭐 그렇군', '좋지'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Wii U로 나올 젤다 시리즈 차기작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주셨으면 한다.
아오누마 프로듀서: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무래도 회사의 정책 문제이다 보니 뭐라 말하기 힘든 부분이죠.

사실 E3 2014에서 신작을 발표했지만 구체적 정보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해외 미디어에서 링크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보길래 아직 말할 수 없고 구상, 실험하는 도중이라 그 링크는 링크가 아니라고 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링크가 아니면 '여자? 젤다인가?'라고 소문이 퍼져 버리더군요. 그런 게 아니라 현재 개발팀이 링크와 게임 세계를 만드는 도중이라 어떻게든 변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지금 말한 것이 거짓말이 될 가능성도 있어 그렇게 답한 것이라는 걸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Wii U로 나올 신작 젤다의 전설은 어디를 가도 자유고 세계에 모험이 가득한 그런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것만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산이 있고 못 올라가는데, 그 너머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궁금해하며 세계를 찾아가고 세계에 관여하는 형태를 게임에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부분을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넓은 세계를 그리는 젤다가 될 것입니다.

내년 쯤에는 '아 이런 거였나'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형태를 갖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으니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최대한 새로운 젤다가 기존 젤다를 답습한 무난한 젤다가 되지 않도록, 참신한 젤다가 되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인터뷰 후 기자들도 줄을 섰다

Q: 젤다의 전설은 돈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시리즈다. 하고 싶은 걸 만들라고 하면 어떤 종류의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아오누마 프로듀서: 젤다는 사람도 돈도 많이 쓰는 게임이 맞습니다. 사실 회사에서도 그렇게 많이 투입하지 않고는 못 만드냐고 늘 혼나고 있습니다. 하고싶은 것, 즐거운 것, 뭘 하면 즐거울까를 생각하며 늘 새로운 것,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니 시간도 들고 사람도 필요할 수 밖에 없지요. 저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으면 기가 풀리지 않다보니 젤다가 이런 방향이 되었습니다. 가벼운 게임을 만들라고 한다면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과는 다른 방향이 될 테니 그런 일밖에 시키지 않겠다고 하면 생각해 보기는 하겠지만 별로 하고 싶진 않습니다.

최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제 나이도 50을 넘겼으니 슬슬 시니어들이 즐거워할 게임을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젤다처럼 콘텐츠를 가득 담은 세밀한 게임이 아니라 인생을 쌓아왔기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치밀한 게임이라기보다 어른들이 할 게임을, 아이디어가 생긴다면 만들어 볼지도 모르겠네요.

Q: 게이머들에게 젤다가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아오누마 프로듀서: 시간의 오카리나를 발매할 때 '게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모험이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었죠. 시간의 오카리나를 만들 때 우리가 추구한 게 바로 그것입니다. 트라이포스에서도 게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을 만들자, 게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모험을 살리자는 생각을 했고 계속해서 이런 방향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Q: 마스터소드가 진화하면 Lv1, 2, 3이라는 부제가 붙는데, 이런 방식이 아닌 고유의 멋진 이름을 각각 붙일 생각은 안 했나?
아오누마 프로듀서: 마스터소드는 궁극의 용기의 상징입니다. 이게 있으니 악과 싸울 수 있는, 용사로 바뀌는 증거이죠. 동화에서 주인공이 어떤 검을 얻고 거기에서 시작되는 형태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역시 궁극의 무기는 같은 이름으로 유지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뒤에 레벨이 붙는 건 별 생각이 없었네요. 마스터소드는 이게 있으면 나의 용기를 발휘할 수 있다는 상징적 무기로 남자아이들은 그런 걸 좋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 젤다 시리즈 팬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아오누마 프로듀서: 신들의 트라이포스2는 새로운 모험을 담은 게임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든 작품입니다. 벽에 들어간다는 아이디어와 입체감을 살려서 신들의 트라이포스를 전혀 다른 체험을 주는 게임으로 부활시킨 작품이고요. 그런 부분을 요즘 게이머들이 즐겨주시고, 젤다가 뭘 추구하고 지금까지 걸어왔는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해 갈 젤다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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