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오토, 북한 해커부대가 제작?

검찰, 북한 해커부대 관여 혐의 잡고 수사 중

등록일 2011년05월06일 12시08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최장수 온라인게임이자 대표적인 MMORPG 중 하나인 리니지에 사용되는 오토프로그램을 북한의 해커들이 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일보는 6일, 국내 네티즌이 조선족 브로커를 통해 북한 해커부대가 제작한 온라인게임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해 사용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이 수사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국내 대표 MMORPG인 '리니지' 이용자 임모(49)씨가 작년 8월 조선족 브로커인 김모씨를 통해 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해커부대에 거액을 제공하고 일명 '오토'로 불리는 해킹 프로그램 개발을 부탁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임씨가 개발을 의뢰한 프로그램은 리니지에서 이용자의 조작 없이도 자동 사냥을 가능하게 해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모으는 '오토(auto)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는 사용이 금지 된 불법 프로그램이다.

조선일보는 검찰이 최근 임씨의 이메일 등을 압수수색해 임씨가 브로커 김씨로부터 실제로 이 오토프로그램을 건네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임씨가 오토프로그램을 가동해 게임머니를 끌어모은 뒤 환전해 상당한 불법 이익을 얻은 단서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임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기사를 접한 많은 네티즌들과 게이머들은 검찰의 수사와 조선일보의 보도에 커다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북한 해커부대가 할 일이 없어 고작 리니지 오토 프로그램이나 만들고 있겠냐"면서 "국내 리니지 이용자가 리니지 오토 프로그램을 중국 조선족으로부터 구입했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북한 해커부대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야 말로 소설"이라며, 검찰과 함께 해당 기사를 '단독'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아 보도한 조선일보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농협 해킹과 무작위적인 디도스 공격에서 명확한 증거도 없이 북한 배후설을 주장했던 검찰이 이제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게임 오토프로그램 개발 배후까지 북한을 지목하자 기존 검찰의 발표를 더더욱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게임전문가들도 실제로 국내 온라인게임들에 사용되는 오토 프로그램들이 중국쪽에서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유입됐다는 사실만 가지고 오토 프로그램을 북한 해커부대가 제작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오토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유입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대규모 작업장들이 중국에 위치한 경우가 많으며 이들 작업장에서 제작한 오토 프로그램을 비교적 싼 가격에 국내 게이머들이 구매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 실태를 제대로 알고 있지도 못한 상황에서 너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리니지의 개발 및 서비스사인 엔씨소프트는 6일 언론 배포자료를 통해 "조선일보 보도와 달리 리니지 오토 프로그램은 해킹 프로그램이 아닌 단순 불법 프로그램"이라며, "회사의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에 무단 침입 혹은 침투를 하지 않고 단순히 게임 프로그램을 역공학(reverse engineering, 逆工學)적으로 분석해서 게임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의 보도처럼 리니지 일부 이용자들이 해킹을 했다는 내용도 전혀 사실이 아니며, 리니지는 네트워크 침입/침투 등의 해킹을 당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장수 온라인게임이자 최고 인기 온라인게임 중 하나인 '리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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