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아현정보고 오지혜 선생님 "체계적 게임수업, 학생들의 집중도도 더 높다"

등록일 2017년10월25일 14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미국, 일본 등 게임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시작된 한국의 게임산업은 인터넷과 PC방, 모바일 하드웨어 등 발달된 인프라를 토대로 짧은 시간동안 급속한 발전을 해왔다. 특히,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임시장 중 하나로 성장했으며, 한국 게임은 이미 영화와 음악을 넘어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수출 상품이다.

이렇게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한 국내 게임산업이지만 여전히 한국의 게임은 일부에게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춰진다. 여전히 게임을 도박과 음주와 같은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게임산업을 규제하려는 정부와 막연히 게임을 나쁜 것으로만 판단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부정적 시간이 게임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가장 유망한 산업이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발전된 게임산업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이를 교육할만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의 게임산업을 위해 학생들의 올바른 게임교육에 매진하며 열정을 다하는 이들이 있다. 그 중의 한 곳이 바로 아현산업정보학교다.

게임포커스는 창간 7주년을 맞아 미래의 게임 꿈나무를 키우는 아현산업정보학교(이하 아현정보고)를 찾았다. 3번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창간 특집인터뷰 두 번째 시간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오지혜 선생님을 만나 게임 교육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업 관계상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오지혜 선생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현고등학교 게임학과 오지혜 선생님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아현정보고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는 오지혜라고 한다. 아현정보고 전에는 특성화 고등학교나 마이스터고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게임제작 1반의 담임선생님이자 프로게이머 동아리 담당이다. 12명의 프로게이머 지망생들과 그들의 연습을 도와주시는 코치, 감독님과 함께 수업진행을 하고 있다.

 

아현정보고의 게임 교육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게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월요일에는 각 학생들이 원래 소속되어 있는 소속본교에서 수업을 받으며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게임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프로그래밍, 기획, 그래픽 등 업체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이론과 실습 교육을 한다.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에게는 협력교사로 실제 프로게임단 코치와 감독님이 직접 연습을 시켜주신다. 어떤 포지션이 적합한지 상담도 해주고 진로 설정도 해주신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든 수업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수업이 아니라 대학교처럼 학생들이 수업을 지정해서 필요한 과목을 배울 수 있다.

 

참여형 수업을 진행한다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에서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아현정보고의 수업 프로그램은 기존 학교들에 비해 무엇이 다르며 또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가 어떤지 궁금하다
특성화고 같은 경우에는 과목이 다양하다. 과는 게임제작이지만 컴퓨터쪽의 특성화 고등학교는 전사회계나 멀티미디어 실무 등 폭넓은 교육을 진행하는데 아현정보고의 교육 프로그램은 기획이나, 프로그래밍 등 게임 제작에 특화된 교과만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수업도 블록 수업형태로 한 과목에 3~4시간을 연속해서 가르치기 때문에 실무나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는 인문계 학생들이 아현정보고에서 수업을 배우지만 특성화고와 크게 다른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수업 집중도의 경우 상당하다. 학생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수업이냐 아니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이 원해서 수업을 듣는 것이니 만큼 전반적인 수업집중도는 상당히 높은편이다. 아무래도 특성화고가 컴퓨터실/교실로 구분되어 있는 것과 달리 여기는 교실 자체에 컴퓨터가 있다 보니 쉬는 시간에도 분석이나 연구 등 수업 시간에서 배우는 내용 말고도 다른 것을 시도해보는 학생들이 많다.

 

교과목으로는 전례가 없던 과목인 만큼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그래픽 수업에서는 포토샵 일러스트 과목을 가르치는데 아무래도 지금 여기에 있는 학생들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인문고에서 올라온 학생들이다보니 게임하는 것 빼고는 컴퓨터를 활용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 단계적으로 스텝을 밟는 특성화고 학생들보다는 조금 더딘 부분이 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3년이라는 시간동안 체계적으로 배우는 특성화고 학생들과는 달리 짧은 시간에 비슷한 수준으로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다소 힘든 부분이다.

그래도 앞서 말했듯 수업에 대한 열망이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라서 어렵다고 불평하면서도 곧잘 수업에 따라오며 이해력이 높다. 수업 자체가 말로 하는 이론 수업보다는 실무 위주다보니 학생들의 집중도도 높다.

 

모든 수업을 반 친구들과 함께 실무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한다

 

학부모님이 아현정보고 게임 교육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학부모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다 똑같으신 것 같다. 학생의 진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대학도 어떻게 가야될지, 게임제작과로 보내야될지 아니면 e스포츠 관련 업체나 선수의 길을 걷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부모님들이 많다.

 

물론 게임제작과라고해서 게임 관련 업계에 취업을 희망하는 부모님만 계신 것은 아니다. 컴퓨터 공학이나 관련 학과의 진학이나 취업을 희망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시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학과지만 "대학안나오면 뭐해먹고 살래?"라고 아이에게 얘기한적도 있다. 게임제작에만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공학 등 관련 학과의 진학이나 회사의 취업을 원하는 부모님들도 있다. 어떻게 진로를 설정해야 하는지, 아이들도 고민이지만 부모님들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자로서 게임 교육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처음에는 조금 생소했다. 개인적으로 게임은 심심할 때 조금씩 즐기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아현정보고에 와서 게임 교육 과정을 경험해보니 게임에 대해서 정말로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프로게이머들도 TV에서 인터뷰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예전에 TV에서 보기만 했던 것과 실제로 와서 연습하는 학생들을 보면 상당히 많은 차이를 느낀다. 많은 훈련과 시간을 할애하고 사적인 시간도 없이 연습을 한다. 또 그렇게 연습을 한다고 해서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연습한 만큼 다른 학생들도 같이 연습하고 경쟁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요즘은 모든 것을 잘하기보다는 못하건 잘하건 간에 아마추어 대회라도 나가면 부담감 갖지 말고 하라고 얘기를 해준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과 거기서 생기는 높은 스트레스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수업을 가르치는 교사면서도 많은 것을 느낀다. 

 

게임과몰입이 학부모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가 될 때가 있다. 학생들과 업계는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해서 청소년들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반대하고 있고 학부모 및 청소년 보호 단체들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고 맞서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이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는가
셧다운제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 부모님에게 말해서 아이디를 얻어 사용하는 애들도 있지만 부모님 몰래 아이디를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게임을 밤새도록 게임을 하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 게임을 즐기다보니 건강상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셧다운제에 대해서 찬성 혹은 반대의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건강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들이 밤새 게임하고 수업을 받으려면 수업에도 지장이 생기고 몸 관리가 안되니 컨디션이 나빠져 작은 일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런 생활을 계속하면 친구나 사회관계 형성에도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전공하고 대학원도 다니고 있지만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컴퓨터나 모바일게임에 심취하면 말수가 적어진다. 지금은 학교라는 울타리와 친구들이 어느정도 그런 성향이 강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해주지만 행동이 개선되지 않은 채 사회, 회사, 대학에서 다른 친구들과 사람들과 어울릴 때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현정보고에서 볼 수 있는 프로게이머 지망생을 위한 PC방, 프로게임단 감독이 직접 멘토링을 해준다

 

혹시 아현정보고에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하고 싶은 말이라기 보다는 진학을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선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내 친구가 가니깐 따라서 진학한다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그러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들을 많이 봤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잘 생각하고 자신의 목표와 의지에 맞춰 선택했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러한 학생들이 갈등이나 힘든 일이 있어도 자신이 원해서 선택했기 때문에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물을 넘는 개인의 시간차는 존재하지만 결국 다 극복하더라(웃음).

 

아이들이 성격이 밝다. 잘 웃는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봐서 수업참여가 뚜렷하다. 수업을 받는 것들에 대해서 만족스럽다고 얘기한다. 개인적으로 여기 와서 깜짝 놀랜 것 중 하나가 교장 선생님과의 상담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교사인 나도 교장 선생님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는데 오히려 아현정보고의 교장 선생님은 부담 없이 편하게 대해주신다. 아이들이 고민거리가 있으면 담임선생님과 상담사와도 얘기를 하지만 교장 선생님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봤는데 많은 점에서 배울 것이 많은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게임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고 싶은 학생들이 아현정보고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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