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버스' 세계 정상 노리는 'SilentSlayer' 오병민 선수를 만나다

등록일 2017년12월15일 18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섀도우버스' 세계 최강을 가리는 'RAGE Shadowverse World Grand Prix'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3일, 24일 이틀간 일본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각국을 대표해 최고 수준 선수들이 집결해 하나뿐인 정상의 자리를 놓고 겨룰 예정이다.

한국 대표로는 'chopin' 김동환 선수와 'SilentSlayer' 오병민 선수가 출전한다. 두 선수는 지난 9월 열린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 결승전에 진출하며 세계대회 진출권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를 제패한 건 오병민 선수였다. 한국 최고 자리에 선 데 이어 세계 정상을 노리게 된 오병민 선수를 만나 '섀도우버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세계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섀도우버스, 실력으로 승부하는 카드게임
이혁진 기자: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오병민 선수: 투네이션(Toonation) 후원으로 활동중인 카드게이머, 'SilentSlayer' 오병민입니다. 이번에 한국 대표로 세계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섀도우버스는 언제부터 플레이했나,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하고 있었나
오병민 선수: 한국에 나오기 전인 2016년부터 일본의 카드게임 유저들이 하는 것을 보고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플레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 초 한국에 정식 출시된다는 소식 듣고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본 선수들에게 게임에 대해 물어보고 사용하는 덱도 확인하며 준비해 차근차근 준비했고, 1년 가까이 플레이하며 국가대표까지 되어 기쁩니다.

섀도우버스 전에는 어떤 게임을 즐겼나
오병민 선수: 카드게임을 꾸준히 즐겼습니다. '하스스톤'도 대회에도 나가고 열심히 플레이했고요.


다른 카드게임을 하다가 섀도우버스로 넘어온 이유는 뭔가
오병민 선수: 사이게임즈가 e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고 대회도 정말 큰 규모로 여는 것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 아는 선수들이 있어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일본에서 게이머로 활동하다 지금은 해설자로 활약중인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니 게임이 괜찮고 전망이 좋다고 추천해 주셔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섀도우버스라는 게임에 대해 어떻게 느꼈나
오병민 선수: 게임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운 요소가 비교적 많이 작용하지 않는 게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사실 카드게임에 운 요소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섀도우버스는 그런 요소가 비교적 크지 않아 연구를 하고 게임을 잘 플레이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한동안 섀도우버스를 계속 플레이하게될 것 같습니다.

섀도우버스에서 운과 실력의 비중이 어느 정도라고 보는 건가
오병민 선수: 카드게임이 카드를 뽑아 뭐가 나오냐에 따라 달라지는 면이 있다보니 운에 기대는 부분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섀도우버스에는 랜덤 변수보다는 컨트롤 가능한 변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화도 원할 때 할 수 있고, 섀도우버스 경기를 많이 해 보면 정교하지 못한 게임을 하면 대개 지게 됩니다. 예상 불가능한 변수가 그렇게까지 크지 않아 실수를 하면 지게 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실력 비중이 8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나머지 2가 운일 텐데 운에 2를 준 것은 선공과 후공에 따라 승률이 크게 바뀌는 덱이 있다는 점과 카드 뽑기라는 기본적인 면을 고려한 것입니다. 게임 운영뿐만 아니라 덱 짜기 등을 모두 포함해서 실력에 8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운영에 만족, 지금처럼만 계속 운영해 주길
섀도우버스에도 시즌제가 도입되는데, 그에 대한 느낌을 듣고 싶다
오병민 선수: 언젠가는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도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서비스되는 카드게임에서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라 시즌제에 대한 불만은 없고, 그보다는 시즌제가 진행되고 내년이 되면 어떤 덱과 직업이 좋아질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즌제가 되면 로테이션과 언리미티드를 즐기는 유저가 좀 갈릴 것 같은데...
오병민 선수: 시즌제에서 어느 정도는 유저층이 나뉠 거라 예상하긴 합니다. 운영 측에서 양쪽을 모두 잘 살려가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데, 대회가 양쪽 다 열린다면 저를 비롯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양쪽 다 플레이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대회가 많으면 결국 플레이하게 된다고 봅니다.

'매직 더 개더링'도 오랫동안 다양한 버전이 나왔지만 각각의 버전 별로 대회가 열리다보니 프로 선수들도 전반적으로 모두 이해할 필요가 있어서 시즌이 지나도 플레이를 하고 감을 유지하려고 하죠. 사이게임즈도 그런 방향을 시도하는 것 같은데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곧 업데이트 예정인 7탄 카드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오병민 선수: 직업이 추가되고 카드들도 추가가 되는데 발표된 카드들을 보니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공개된 카드들의 내용이 재미있고 덱을 짜면 랭크전에서도 활약할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연구를 좀 해봐야 할 텐데 비숍 카드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7탄 카드팩이 추가되면 컨트롤 덱도 빛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연초 키무라 상무를 만나 물어보니 한국 유저들이 엘프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하던데, 현재 상황은 좀 어떤가
오병민 선수: 저도 엘프덱을 좋아해서 하긴 하는데, 저같은 경우 특별한 덱을 한다기보다 왠만한 직업은 다 하는 편입니다. 최근엔 위치를 좀 많이 플레이한 것 같고요. 초월위치가 강세였던 시기가 있었죠. 이제는 너프를 먹어서 균형이 좀 맞춰진 것 같고 어떤 게 좋을지 찾고 있는 중입니다.

섀도우버스의 과금모델에 대해선 어떻게 느꼈나
오병민 선수: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주면 좋겠습니다. 게임에 필요한 것은 쉽게 구할 수 있고 나온 지 오래된 카드는 테마팩으로 필요한 전설카드를 쉽게 구할 수 있게 해 놨거든요.

앞으로도 테마팩이 자주 나오면 좋겠습니다. 팩의 가격도 적당하고 이벤트로 팩을 많이 주는 게임이라 초반에 덱을 갖출 때 말고는 과금을 많이 한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섀도우버스가 기본적으로 큰 과금부담 없이 좋은 덱을 만들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무과금 유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로그인 보상도 크고 골드도 잘 나오고. 특별히 불평할 구석이 없네요.

이 덱은 좀 과하게 강한 것 아닌가 싶은 덱은 없나
오병민 선수: 최근 진행된 밸런스 패치가 꽤 잘 되어서 현 시점에서 '말도 안 된다' 싶은 덱은 없습니다. 상대하기 좀 짜증나는 덱이 있다면 뱀파이어일 텐데, 뱀파이어 덱이 좀 강하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하지만 뱀파이어 덱이 어떻게 못 할 정도로 강한 건 아니에요. 선공을 잡았을 때의 강력함이 좀 심한 느낌이긴 한데 선공과 후공의 차이가 너무 커서 리스크를 안고 하는 덱이니까요. 선, 후공의 영향을 덜 받는 덱이 있고 많이 받는 덱이 있는데 특히 많이 받는 덱이 뱀파이어 덱인 것 뿐입니다. 특별히 이 카드를 너프해야 한다는 것도 없고 강하긴 한데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진지하게 승부할 때 주로 사용하는 덱과 재미있는 플레이를 위해 사용하는 덱을 하나씩 알려주기 바란다
진지하게 승부할 때에는 리노엘프(OTK엘프) 덱을 사용합니다. 어떤 덱을 상대해도 승리 플랜을 세울 수 있는 안정적인 덱입니다. 초반에 조금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런 단점을 커버하고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덱이라 생각합니다.

'예능덱'은 미드로얄 덱을 꼽아야겠네요. 방송이나 초청경기 등에서 미드로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드로얄 덱이 그렇게까지 약한 덱은 아닌데 다른 덱들이 좀 더 강한 느낌이긴 합니다.

1차 목표는 8강 진출, 2차 목표는 우승
대회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오병민 선수: 대학생이다 보니 기말시험과 팀과제를 준비하느라 최근까지 준비를 많이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경영학부라 팀과제가 많아 연습을 많이 못했는데 이제 학기가 끝나가며 여유가 생겨서 연구도 하고 고민도 하고 있는 상태고요. 세계대회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일본 선수들과 그 외 나라 선수들을 비교하면 실력차가 있는 편인가
오병민 선수: 일본에서 만든 게임이고 일본에 유저가 많고 교류도 잘 되는 상황이라 일본 유저들이 현 시점에선 비교적 잘 하는 것 같긴 합니다. 플레이도 깔끔하고 대회도 활발히 열리다보니 경험도 풍부한 것 같아요.

하지만 지역마다 나름 대회 시스템이 갖춰져서 성장하고 있고 한국 유저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일본 유저들의 실력이 좀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이지만 차이가 갈수록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대하게 될 해외 유저들에 대한 분석도 하고 있나
오병민 선수: 영상을 다 찾아보고 어떤 성향이고 어떤 덱을 쓰는지는 파악해 놨는데 그 중에는 어떤 덱이든 다 잘하는 선수들도 있어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으로 알려진 'HASU'라는 닉네임의 유저는 플레이가 대단하더라고요. 얼마 전 우승한 대회에서도 예선은 컨트롤 덱으로 뚫고 본선에서는 어그로로 압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대단했습니다.

그 선수의 우승소감을 들어보니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는 점과 어리지만 정말 노련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경계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경계하고 있습니다.

세계대회에 나가는 만큼 우승이 최종목표일 텐데, 구체적인 목표를 듣고싶다
오병민 선수: 한국을 대표해 나가는 것이기도 하고 욕심도 있으니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습니다. 이번 세계대회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데, 데이1에서 24명이 겨뤄 8명이 데이2 8강에 진출해 우승을 다투게 됩니다.

1차 목표는 데이2 진출, 2차 목표는 우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승상금 5만 달러의 주인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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