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파이널판타지14' 소켄 마사요시 사운드 디렉터 "게임사운드, 그래픽만큼 중요"

등록일 2018년05월30일 0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파이널판타지14(이하 FF14)'의 사운드 디렉터이자 공식 밴드인 '더 프라이멀즈'를 이끌고 있는 소켄 마사요시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맡은 일본 게임 음악의 거장 우에마츠 노부오의 바톤을 이어받은 소켄 마사요시 사운드 디렉터는 나나시의 게임 시리즈, 로드 오브 버밀리온 시리즈, 카마이타치의 밤 2 감옥섬의 동요, 마리오 스포츠 MIX, 오토메 브레이크!, 성검전설4 등 다양한 게임들에 참여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우에마츠 노부오의 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선보이면서 늘 높은 완성도의 음악으로 유저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소켄 마사요시는 최근 기타 및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더 프라이멀즈' 밴드 내한공연으로 팬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게임포커스가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소켄 마사요시와 만나, 그 동안의 근황과 그가 생각하는 게임 음악에 대한 견해를 직접 들어봤다.

 



 

팬페스티벌에서도 그랬지만 일요일(27일)에 국내에서 공연을 선보였었는데 소감이 어땠나

한국은 정말 굉장하다.(웃음) 정확히는 유저 분들이 대단하다고 말해야 할 듯 하다. 공연을 할 때 연주하면서 필요한 소리를 전용 이어폰으로 듣는데, 외부 소리를 차단할 수 있는 이어폰인데도 불구하고 함성이 이어폰 너머로 들릴 정도였다. 한국 유저들의 열정이 굉장하다고 생각해서 정말 놀랐다.

 

나중에 한국에서 또 다시 공연을 진행할 계획도 있나
아직은 처음 계획했던 투어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계획에는 없다. 다만 올해 전 세계 3개국에서 팬페스티벌이 열리는데 피아노 콘서트나 라이브 공연 등의 반응에 따라 공연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27일 내한공연과 함께 '더 프라이멀즈'의 앨범이 국내에도 정식 발매 됐는데, 다른 앨범도 만나볼 수 있을까
한국은 음악을 들을 때 CD보다는 데이터를 사용해 다운 받아 듣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이번 앨범 발매는 CD를 발매했을 때 한국 유저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시도 해보는 것이기도 했다. 결과는 예상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다. 앞으로 글로벌 사운드 트랙이나 블루레이도 적극적으로 한국에 출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물론 다운로드 판매도 지원할 것이다.

 

지난해 팬페스티벌 당시에 어떤 팬이 '아마존'에서 앨범을 샀다고 하더라. '우리 회사는 왜 한국에서 앨범을 제대로 판매를 안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웃음) 팬페스티벌 이후에 진지하게 논의가 되었고, 한국에도 공식 판매 루트와 물량을 확보했다. 그 결과가 이번 정식 발매다. '더 프라이멀즈' 앨범이 발매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한국 유저 분들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 여담으로 앨범 자켓이 다른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FF14'의 OST가 상당히 수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많은 곡을 직접 담당한 소켄 마사요시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퀄리티에 만족하는 편인가

일반적으로 '퀄리티'라는 것에 대해 두 가지로 접근을 한다. 하나는 사운드 자체만을 놓고 평가하는 것, 그리고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속에서 체험하는 경우 두 가지다. 기본적으로 나는 게임 개발자이기 때문에 음악만 평가하는 것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후자, 즉 게임을 즐기면서 음악이 더 좋게 들린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기쁘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경우 단순히 음악뿐만 아니라 환경음, 음성 등이 같이 수록된다. 'FF14'를 플레이하면서 이러한 모든 부분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끼신다면 게임 사운드 제작자로서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게임을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추가하고 제작하고 싶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지, 그리고 만들 때 가장 힘들었던 곡은 무엇이었는지 소개해달라
좋아하는 곡을 굳이 꼽자면 어제 공연을 했으니 'Rise'라고 대답하겠다. (웃음) 가장 힘들었던 곡이라면 'Heavensward'였던 것 같다. 완성된 영상에 음악을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10일이었다. 심지어 풀 오케스트라 5.1 채널에 라이브 연주를 녹음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야 했다. 작업 장소도 찾기 힘들었고, 연주자 모집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코러스나 가사, 멜로디도 없는 상황이었고, 풀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에 100명이 보는 악보도 모두 만들어야 했다.

 

도쿄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이 곡을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프로듀서가 이 곡에 대한 인상적인 기억을 물었을 때 이 대답을 그대로 말하려고 했더니 “알았으니까 그만해!”라고 다그쳐서 그만했던 기억이 있다. (웃음)

 

공연에서 선보인 'Oblivion (Ver.Nerver Let it Go)' 편곡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 다른 곡들도 이렇게 편곡을 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아이디어는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 다만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웃음)

 


 

국내에 최근 업데이트된 '악기 연주'에 대한 반응이 좋은데, 직접 구상한 콘텐츠인가
플레이어 분들이 먼저 제안을 해준 콘텐츠였다. 지금 한국 버전에 들어있는 '악기 연주' 시스템은 굉장히 초기 단계다. '단체 자세' 기능과 비슷한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버전업을 통해 악기 연주 시스템 자체가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사운드 작업을 할 때 현실에서 녹음한 것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정말 많이 하고 있다. 잡동사니를 쳐서 타악기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초코보' 경주에서 나오는 BGM에서는 책상 옆 쓰레기통을 발로 차서 날리는 소리가 들어가 있는 식이다. (웃음) 들어보시면 쓰레기통을 차는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런 것이 굉장히 많다.

 

유료 탈 것 등에 존재하는 음악을 페이즈 별로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은 있을까
추가를 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탈 것의 BGM과 오케스트리온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은 밸런스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나 탈것을 타고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다. 다만 아주 시간이 오래 지나 옛날 콘텐츠가 된 탈 것의 경우에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존 시리즈에 나오는 음악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FF14'에서 어레인지 할 때 어떤 작업을 거쳤나
아주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 (웃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전부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다. 요점만 말씀 드리자면, 과거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 할뿐더러 너무 많이 바꾸면 당시 시리즈를 즐긴 팬들의 기억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 너무 많이 바꾸려 하지는 않았고, 'FF14'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편곡을 했다.

 

중요한 포인트는 당시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했을 때의 기억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었다. 당시 플레이를 해주신 유저들이 느낀 경험들은 어떻게 어레인지하고 바꾸어도 그 이상의 것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음악을 단시간 내에 작곡해내는 비결, 또는 영감을 받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의 작업 시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웃음) 다만 '마감만은 반드시 지킨다'는 주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의 OST보다 일러스트, 그래픽 등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들이 더 주목을 받곤 하는데, 이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나도 PC 부품을 교체할 때 가장 먼저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FF14'의 사운드에 흥미를 갖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기 때문에, 공연 등의 활동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사실 그래픽에 들이는 금액(그래픽카드)과 사운드에 들이는 금액(스피커, 헤드셋 등)을 비교해 보자면, 사운드 쪽이 금액이 크지 않음에도 몰입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를 읽는 독자분들이 사운드에 흥미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한 번 속았다 생각하시고. (웃음)

 

게임이 종합 예술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음악을 다루는 사운드 디렉터 입장에서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조금은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게임은 예술을 기술로 형상화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예술적인 면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게임은 재미의 유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가 없다면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게임도 예술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 하는 계기는 정말 다양하다. 그 게임의 요소에 자극을 받고 싶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그중 하나로 예술성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플레이해보고 싶은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른 업계에서의 음악과 게임 음악의 공통점 혹은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통점은 크게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인터랙티브'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소리를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니, 생각하는 관점이 다른 업계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MMORPG인 'FF14'에서는 플레이어가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서있고 친구가 오고 있다고 하자. 어느 방향에서 다가오는지, 장비는 무엇을 쓰고 있는지 등 모든 패턴에 대한 사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애니메이션은 보이는 것에 따라 음악을 만들면 되지만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차이점이 있다.

 

말씀드린 대로 패턴에 맞춰 사운드 소재를 준비한 다음, 어떤 타이밍인지, 어느 방향인지, 음량은 얼마나 크게 할지, 어떤 소재로 들려줘야 하는지 등을 소리가 나야 하는 타이밍 이전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플레이를 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의 사운드는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사운드는 특수한 만큼 만들 때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다.

 

혹시 한국의 게임 음악 관련 업체들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알고 있다면 함께 해보고 싶은 업체가 있나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게임 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일본에도 그런 곳이 몇 군데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함께 작업을 해볼 수도 있지만, 'FF14'의 경우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양도 방대하기 때문에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다.

 

특히 'FF14'의 경우 콘텐츠 자체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사운드로 차별화를 꾀하는 경우가 있다. 페이즈 별 음악이 이에 해당한다. 때문에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고, 외부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FF14'에 대한 애정이 있고 작업 속도가 빠르다면 함께 일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FF14' 유저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앞서도 질문에서 나왔지만, 대부분의 유저 분들이 그래픽이나 전투 콘텐츠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듯 하다. 사실 본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노트북 스피커가 아닌, 헤드셋 등을 이용해 사운드에 집중해 플레이 해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FF14'는 좋은 퀄리티의 음악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를 즐기면서 플레이 해주시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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